• 주간한국 : "웃음도 전염"… 길거리로 간 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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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01.09 13:18:28 | 수정시간 : 2007.01.09 13:18:28
  • "웃음도 전염"… 길거리로 간 개그




    개그가 활발한 현실과 교류를 시도하고 있다.

    개그 프로그램들이 현실과 소통을 꾀하며 관객 또는 시청자와 함께 호흡하는 웃음 제조에 힘을 쏟고 있다. 지상파 3사의 개그 프로그램 코너들이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고 객석과 거리로 진출하며 쌍방향 개그를 추구하고 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관객 및 시청자와 함께 웃음을 만들어가고 그 반응을 통해 개그맨 자신도 웃음을 즐기는 새로운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KBS 2TV <개그 콘서트>의 간판 코너 ‘골목대장 마빡이’다. ‘마빡이’ 정종철, ‘얼빡이’ 김시덕, ‘대빡이’ 김대범, ‘갈빡이’ 박준형이 등장하는 ‘골목대장 마빡이’는 관객과 대화를 통해 웃음을 만드는 코너다. 마치 자학하는 듯한 동작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가운데 지친 기색으로 관객을 향해 던지는 말들로 웃음을 유발한다. 대본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틀만 갖출 뿐 한마디 한마디는 지극히 즉흥적인 애드리브로 구성된다. 등장 인물들은 웃고 있는 관객을 향해 “코너가 길어지니까 웃지마!”라고 발칙하게 외치기도 한다.

    스스로 너무 웃는 바람에 대사를 잊어 버리기도 한다. 코너 전반에 걸쳐 일관된 내용이 전혀 없다. 그저 몸을 던질 뿐이다. 그 와중에 방송 사고로 여겨질 뻔한 상황도 속출하지만 오히려 웃음을 증폭시키는 소재로 사용된다. 시청자들이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려준 추천 동작으로 새로운 웃음을 창조하기도 한다. 서울 명동 거리로 직접 나가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과 함께 하며 코너와 관련된 이벤트를 벌이기도 한다.

    <개그 콘서트>의 또 다른 코너인 ‘패션 7080’의 오지헌박휘순은 웃음의 소재를 거리에서 찾는다. 몸매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빨간 내복을 입고 서울 압구정동의 거리, 서울 동대문 의류상가, 지하철 안, 결혼식장 등 관객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간다.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거리의 팬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카메라로 포착해 웃음을 주는 주요 소재로 활용한다. 심지어 해외로 나가 외국의 거리에서 한국의 빨간 내복 패션을 선보이는 기상천외한 웃음도 추구한다. 카메라에 포착된 거리의 시민들의 황당해 하는 반응은 코너의 웃음을 더욱 강조하는 요소가 된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보이스 포 맨 II’와 MBC <개그야>의 ‘크레이지’도 적극적으로 현실과 소통을 추구하고 있다. ‘보이스 포맨 II’에서 김기욱, 박상철, 윤진영, 김필수 4명의 등장 인물은 기타 치고 노래 부르며 자신들의 일방적인 웃음이 아닌 객석에 앉아있는 여성 관객들과 함께 웃음을 만들어낸다. 성희롱급 말장난도 서슴지 않는다. 여성 관객은 민망한 표정을 짓기도 하지만 그 점이 관객과 시청자를 더욱 즐겁게 한다. 물론 이들은 여성 관객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하지만 즉흥적인 대사와 노랫말은 아슬아슬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MBC <개그야>의 ‘크레이지’도 이와 유사하다. 코너 초반 고전하던 ‘크레이지’는 관객들과 소통을 시도하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해 지금은 간판 코너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관객들과 시청자들은 관객 혹은 현실과 소통하는 개그를 보면서 마치 자신이 그 코너의 주인공인 듯한 대리만족의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개그도 이젠 ‘쌍방향’이 대세로 여겨진다. 최근 관객 혹은 현실과 소통하는 개그 프로그램의 간판 코너는 마치 소극장에서 벌이는 개그쇼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개그맨과 관객이 한 장소에서 호흡하는 상황을 안방극장으로 무대를 넓힌 것이다. 지난 1999년 <개그 콘서트>가 본격적으로 안방극장으로 끌어 들인 콘서트형 무대 개그가 <웃음을 찾는 사람들>, <개그야> 등으로 이어지면서 개그의 대세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것이다.

    개그맨들은 방송에 출연하지 않을 때도 대학로, 홍익대 등의 소극장에서 관객들과 함께 하는 개그를 통해 웃음 감각을 익히고 이를 방송 프로그램으로 고스란히 옮겨낸다. 신인 개그맨도 소극장 콘서트에서 실력을 갈고 닦은 뒤 방송으로 진출하곤 한다. 최근 방송사 공채 개그맨들 중엔 소극장에서 수년씩 경력을 쌓은 이들이 대다수다. 결국 관객과 소통하는 쌍방향 개그를 현장에서 익힌 개그맨들이 개그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개그 콘서트>의 아이디어 뱅크인 개그맨 박준형은 “소극장 무대에서 관객들의 평가를 거쳐 ‘개그 콘서트’에 선보이곤 한다. 관객의 눈이 가장 중요한 시험 요소다.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개그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관객과 시청자의 참여는 개그를 발전시킨다. 관객과 시청자의 도움으로 새로운 개그를 통해 만들어가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쌍방향 개그의 인기는 새로운 스타 개그맨의 탄생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대빡이’ 김대범은 ‘골목대장 마빡이’에서 시청자들에게 한 약속을 철저하게 지키며 스타로 도약했다. 김대범은 수능 수험생 합격 기원 ‘3,000빡’, 야외 냉수 목욕, 프리 허그 운동 등의 약속을 지킨 뒤 이를 캠코더로 촬영해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려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적극적으로 현실로 뛰어들어 인기를 모으는 대표적인 사례다.


    입력시간 : 2007/01/09 13:18




    이동현 스포츠한국 연예부 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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