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한글 세계화의 첨병 '세종학당' 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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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02.01 14:32:01 | 수정시간 : 2007.02.01 14:33:09
  • 한글 세계화의 첨병 '세종학당' 발진
    올해 몽골 등에 1차로 18개교 문열어… 한류 재점화 기대도

    몽골 울란바타르 대학과 세종학당 운영을 위한 업무행정 체결식.




    우리말로 아시아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야심찬 프로젝트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그 선봉 역할은 한국어 세계화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세계 각국에 순차적으로 건립될 ‘세종학당’이 맡게 된다.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은 지난 1월 11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어 보급을 위해 해외 문화원과 현지 대학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세종학당을 설립해 나가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세종학당은 해외 현지의 일반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보급 기관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여타 한국어 보급 사업과는 차이가 있다. 그동안 교육인적자원부 등이 주관해온 해외 한국어 보급 사업은 주로 재외 국민과 동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외국인들 중에는 학문적으로 한국어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일부 보급 대상자였다.

    외국인 대상 우리말 본격 보급

    이런 까닭에 세종학당은 우리 겨레를 제외한 순수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본격적으로 전파하는 첫 교육기관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와 관련, 국립국어원 한국어진흥팀 이준석 학예연구관은 “교육부나 외교통상부 소관의 한국어 보급이 주로 재외국민, 동포에 맞춰져 있다면 세종학당 사업은 한국에 깊은 관심을 지닌 외국인들에게 대중적 한국어, 생활 한국어를 가르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분명한 차별성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문화관광부가 세종학당을 통해 한국어 보급에 발벗고 나선 데는 단지 우리말을 널리 알리자는 것 외에도 몇 가지 중요한 배경이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우선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열풍을 일으킨 ‘한류’(韓流)를 지속 성장시켜 나가기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적 판단이다.

    한남대 한국어학당의 외국인 학생들이 자신들이 쓴 한글을 들어보이고 있다. <한남대 제공>
    최근 들어 한류 위기론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대중스타를 앞세워 아시아를 휩쓴 한류 바람이 새로운 동력을 얻지 못하면서 기세가 꺾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한류의 거센 침투에 반발하는 반(反)한류, 혐(嫌)한류도 일본, 중국 등을 중심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이 때문에 한류가 말 그대로 ‘흘러가는 유행’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 한국어 보급은 한류 재점화를 위한 강력한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언어가 가진 ‘문화이해의 코드’라는 기능을 십분 살려 외국인들이 한국과 한국문화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도구로써 한국어를 전파하자는 것이다. 이는 미국적 가치와 미국산 제품이 영어를 통해 세계를 풍미하는 사실에서 쉽사리 유추할 수 있는 논리다.

    이에 대해 이 연구관은 “한국어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이해시키는 가장 유용한 수단이기 때문에 한국어를 전파함으로써 한국에 우호적인 계층의 저변을 넓힐 수 있다”며 “또한 한류의 영향력이 남아 있는 지금 한국어를 전파하는 게 긍정적인 국가 이미지를 유지하고 경제적 기회를 놓치지 않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한국어 보급에는 조만간 닥쳐올 우리 사회의 구조적 변동을 미리 대비하자는 유비무환의 뜻도 담겼다. 우리나라는 현재 산업현장의 외국인 노동자와 농촌지역 이주 여성의 급증 등으로 알게 모르게 ‘다인종 다민족 국가’로 변모해 가는 중이다. 여기에 저출산 고령화 추세가 정착되면서 향후 10~20년 뒤에는 노동력의 상당 부분을 외국인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사회 변동은 예기치 못한 여러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토종 한국인’과 ‘이주 한국인’의 잠재적 갈등은 심각한 사회불안 요인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같은 갈등은 결국 원만한 상호이해를 바탕으로 해소할 수밖에 없는데 바로 그 수단으로 언어의 공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종학당이 아시아권에 집중적으로 설립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국내 유입이 가장 활발한 아시아 국가 국민들에게 우선적으로 의사소통의 가교를 놓자는 것이다. 이는 또한 아시아 진출이 갈수록 늘어나는 국내 기업들의 현지 인력 고용에도 긍정적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까지 200개교 설립계획

    세종학당 설립 추진계획에 따르면 우선 1단계(2007~2011년)에는 중국 60개교, 몽골 25개교, 중앙아시아 15개교 등 100개교가 동북아 및 중앙아시아 벨트에 설립된다. 이어 2단계(2012~2016년)에는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3개국에 50개교, 그리고 인도, 파키스탄, 네팔 3개국에 50개교 등 100개교가 동남아 및 서남아 벨트에 자리를 잡게 된다.

    사업 원년인 올해에는 우선적으로 중국 10개교, 몽골 5개교, 중앙아시아 3개교 등 모두 18개의 세종학당이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2월 중에 몽골과 중국의 당국자들과 업무 협정이 차례로 맺어진다.

    앞으로 세종학당은 우리말의 자부심을 전파하는 새로운 한류의 기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우리 문화와 언어를 가르치는 방식은 피하고 교재 등에 현지인들의 문화와 자존심을 가급적 많이 반영한다는 게 문화관광부의 원칙이다. 문화상호주의 시대에는 상대를 배려하는 예의가 더 큰 감동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입력시간 : 2007/02/01 14:32




    김윤현 기자 uny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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