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이유미의 우리풀 우리나무] 금창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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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02.06 13:00:51 | 수정시간 : 2007.02.06 13:02:07
  • [이유미의 우리풀 우리나무] 금창초
    더 낮은 곳으로 향한 작은 '보랏빛 꿈'



    산에서 만나는 보라색 꽃은 특별히 아름답다. 알고 보면 보라색 꽃을 가진 식물들은 우리 주변에 제법 많다. 모양도 크기도 계절도 특별히 치우치지 않고 고루고루 피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봄에 피는 제비꽃부터 늦가을에 피는 용담까지, 구슬봉이처럼 연한 보라색에서 투구꽃처럼 진한 보라색까지, 그리고 불과 몇 cm도 못 자라는 금창초부터 잘 자라면 허리쯤까지 크는 숫잔대까지 다양하다.

    그중에 가장 작은 키를 가진 보라색 꽃을 고르라면 생각나는 식물이 금창초이다. 봄에 산에 오를 때면 그리 골이 깊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눈에 확 드러나지도 않는 야산 자락에, 땅을 덮으며 무리지어 자라는 자태가 참으로 예쁘다. 한번 눈길을 주기 시작하면 진보랏빛의 선명한 꽃잎이며 꿀풀과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는 입술을 벌리고 있는 듯한 모습, 바닥에 깔리듯이 붙어 달리는 잎새 등이 특이하고 여간 귀엽지 않다.

    내가 처음으로 이 꽃을 본 곳은 남해 금산이었다. 바위산을 오르다 만난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선연하다. 그밖에도 제주도, 울릉도, 전남이나 경남 등 주로 따뜻한 지방에서 자란다. 아주 귀한 식물이 아니지만 중부지방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흔하게 볼 수도 없는 그런 꽃이 금창초이다. 이웃나라 일본이나 중국에도 분포한다.

    꿀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인 금창초는 보통 잎이 날 때는 로젯트형으로 짧게 달린다. 잎의 길이는 작게는 손가락 한 마디에서 길게는 두 마디까지 달한다. 가장자리에는 둔하고 작은 톱니가 있으며 녹색바탕에 자줏빛이 많이 돈다. 꽃은 남쪽지방에서 4월에 피기 시작해 늦으면 6월까지도 볼 수 있어 개화기가 길다. 철쭉꽃 필 무렵 찾아가 보면 가장 쉽게 만난다. 꿀풀과이니 만큼 줄기는 네모지고 전체에 우단같은 털이 나 있다.

    금창초의 한자 표기는 金瘡草. 상처난 곳에 쓰이는 식물이어서 그런 이름을 붙인 듯하지만 확실한 기록이 없어 단언하기는 어렵다. 지방에 따라서는 금란초, 섬자란초라고도 불린다. 근골초(筋骨草), 산혈초(散血草), 백혈초(白血草) 등의 이름도 있는데 모두 약효와 관련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예쁜 꽃으로 인식되었던 것 같다.

    한방에서는 금창초를 백모하고초(白毛夏枯草)라고 하여 약으로 사용했다. 흰털이 나는 꿀풀 닮은 식물이라는 뜻이니 정확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기침을 멈추게 하고, 가래를 삭히며, 열을 내려주고, 해독 작용까지 해서 기침, 천식, 종기, 부스럼, 코피 같은 증상에 처방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특히 부스럼이나 종기가 난 데는 생풀을 직접 즙을 내어 붙인다. 어린 순은 살짝 데쳐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한다. 약간 쓴맛이 느껴지면 찬물에 한번 헹구면 된다.

    개화기가 길고 모습도 독특하여 야생화로도 인기가 높다. 건조한 곳에서 지면을 덮는 소재 또는 아주 작은 분에 소품을 만드는 소재로 적합하다.

    저마다 서로 잘 났다고 으시대는 우리 시대에 한껏 몸을 낮추어 자라는 금창초. 키는 작아도 내면이 아름다우면 당당할 수 있음을 가르쳐주는 그런 특별한 식물이다.


    입력시간 : 2007/02/06 13:01




    이유미 국립수목원 연구관 ymlee@fo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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