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방송·연예가 핫라인] 스타 권력의 방송 사유화 "심하다 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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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05.15 16:44:12 | 수정시간 : 2007.05.15 16:44:12
  • [방송·연예가 핫라인] 스타 권력의 방송 사유화 "심하다 심해"
    연예 스타 홍보 자체 목적… TV 통제력을 상실



    TV가 연예인들의 개인적인 홍보의 장으로 전락하며 통제력을 상실하고 있다.

    일부 지각없는 연예계 스타들이 방송을 마치 사유물인 양 여기고 개인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고, 이를 걸러내고 통제해야 할 방송사는 뒷짐만 진 채 방관하고 있다.

    개그맨이 공개 녹화 프로그램을 통해 연인에게 프러포즈하는 장면이 버젓이 TV 화면을 통해 소개되는가 하면, 인기 가수가 출연한 자동차 광고를 방불케 하는 노래 홍보 영상이 장장 2시간에 걸쳐 ‘뮤직 드라마’라는 이름으로 방송되기도 했다.

    개봉을 앞둔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해 프로그램의 기획 취지와는 전혀 상관없는 영화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은 이제는 매우 익숙한 풍경이 됐다.

    최근 들어 TV의 연예인 사유물화에 대한 우려를 남기는 사건이 연이어 벌어졌다. 지난 6일 방송된 SBS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는 개그맨 김민수가 연인인 레이싱 모델 오민혁에게 공개 프러포즈를 하는 장면을 그대로 내보내 논란을 빚었다. 두 사람의 키스 장면과 공개 구혼 장면을 상당 시간 동안 여과 없이 내보냈다.

    시청자들로부터 “방송을 사적인 용도로 남용한 것 아니냐”는 질타를 받았다. <웃음을 찾는 사람들> 제작진과 김민수는 이에 대해 사과했지만 비난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인기 가수 이효리는 ‘뮤직 드라마’라는 명목으로 TV를 통해 앨범을 홍보했다가 방송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지난 3월 23일 SBS를 통해 방송된 뮤직 드라마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은 이효리가 출연한 자동차 CF의 홍보 영상을 방불케 한다는 비난과 방송을 개인의 음반 홍보에 너무 심하게 활용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방송위원회는 지난 2일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에 대해 ‘해당 프로그램의 중지’와 ‘시청자에 대한 사과’라는 전에 없는 중징계를 내렸다.

    연예 스타의 방송 사유화 사례 중에는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나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처럼 지적과 제재를 받지 않고 아무 일 없었던 듯이 넘어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새 앨범이 나오거나 자신이 출연한 영화가 개봉되기 전에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해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관례처럼 돼 있다. 심지어 TV가 연예인 개인의 사업 홍보나 결혼을 홍보하는 장으로 활용되는 사례도 수시로 등장하곤 한다.

    한동안은 이처럼 오락 프로그램을 통한 앨범이나 영화 홍보를 비교적 은근하게 하는 경향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노골적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오락 프로그램의 취지를 완전히 무시한 채 작품 내용이나 이름을 수 차례 반복해 프로그램의 재미를 반감시키기도 한다.

    경제나 건강, 요리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들도 실제로는 출연 연예인의 신변잡기 이야기가 주를 이루면서 개인 홍보용 프로그램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최근 들어서는 아예 연예 스타의 홍보 자체를 목적으로 한 프로그램이 속출하고 있어 ‘방송의 사유화’에 대한 우려를 한층 짙게 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스타 중심의 제작 시스템’이 자리잡아 가고 있는 점에 있다. 스타 MC와 연기자를 대거 보유한 연예기획사들이 강한 입김을 발휘하면서 방송사 제작진이 눈치를 보는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다. 또한 일부 대형 연예기획사들은 스타 MC의 파워를 앞세워 외주제작에까지 나서고 있다.

    통제 역할을 담당해야 할 방송사 측의 권한은 줄어드는 반면, 기획사의 권한이 커지는 관계의 역전 현상이 벌어지게 됐다.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이 거센 비난에 직면하고 방송위원회의 중징계를 받았을 때 SBS 드라마국 고위 관계자는 “미처 그럴 줄 몰랐다. 신뢰가 깨졌다”고 한탄을 하기만 할 뿐이었다.

    스타 권력의 남용과 방송사의 통제력 상실로 방송의 사유화 현상이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점에 대한 탄식이었다.

    스타 권력의 TV 사유화는 자칫 왜곡된 정보의 전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무차별적으로 시청자에게 전달되는 TV의 속성 때문에라도 반드시 피해야 하는 부분이다. 방송 제작 시스템상에서 사전 통제와 사후 관리 체계 확립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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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시간 : 2007/05/15 16:45




    이동현 연예부 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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