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김정미 5집 'NOW', 70년대 뭇남성들 애간장이 스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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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11.06 15:43:27 | 수정시간 : 2007.11.06 15:43:50
  • 김정미 5집 'NOW', 70년대 뭇남성들 애간장이 스르르…
    [우리시대의 명반·명곡] 1973년 11월, 성음사
    섹시한 창법과 춤사위… 한국 사이키델릭 음악의 정수



    1990년대부터 중고 LP가게들이 몰려있는 지역에서는 ‘일본사람들이 신중현 음반을 위시하여 한국의 60~70년대 록, 포크 음반을 가격 불문하며 싹쓸이하고 있다.

    그중 최고 인기는 섹시하게 노래하는 김정미 음반’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이에 ‘김정미가 누구야?’라는 호기심에 그녀의 음반은 가요음반 애호가들의 표적이 되었다. 이 뜨거운 관심은 ‘LP음반’을 70년대의 추억을 상징하는 문화키워드로 자리매김하는 위력을 발휘했다.

    김정미의 음반들은 이처럼 복고문화 부활에 일조한 일등공신이다. 또한 외국의 클래식, 팝 원판에 비해 천덕꾸러기로 대접받던 가요음반에 대한 대중의 인식까지 확실하게 변화시켰다.

    김정미 최고의 명반으로 평가 받는 5집 은 국내외 마니아들이 가장 선호하는 사이키델릭 음반이다. 또한 신중현의 전체 음반 중에서도 <에드훠> 첫 앨범과 <신중현과 엽전들> 초반과 더불어 3대 명반으로 꼽힌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빨간 코스모스와 김정미가 함께 어우러진 재킷은 너무도 강렬하다. 신중현이 직접 촬영한 사진으로 알려진 이 사진 속 코스모스는 ‘사이키델릭을 상징한다’고 알려져 있다.

    앨범 수록곡은 총 10곡. 수록된 <햇님> <봄> <바람> <아름다운 강산> <고독한 마음> <나도 몰래>는 한국전통음악과 록의 접목을 시도한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신중현과 더 맨’의 사이키델릭 걸작으로 인정하는 명곡들이다.

    5집 NOW음반 발매직전 소량으로 제작된 더욱 희귀한 음반이 있다. 싱글앨범 <햇님/봄. 성음. SEL-E-1004>이다. 이 음반들은 신중현의 최절정기의 음악이 담겨 있기에 공히 200만 원 이상을 호가하는 희귀음반들이다.

    활발한 성격에 시원한 이목구비를 갖춘 김정미는 164㎝의 당시로는 훤칠한 키에 볼륨감 넘치는 몸매 그리고 섹시하고 열정정인 춤과 가창력을 선보였던 슈퍼스타급 재목이었다. 그녀의 콧소리가 배인 보컬은 에로틱한 야릇한 느낌까지 안겨준다. 정돈되지 않은 듯 보였던 현란한 춤은 행위예술가의 그것처럼 진지했다.

    그녀의 71년 공식 데뷔무대는 악연일까 필연일까 김추자의 대역이었다.

    창법과 춤사위가 흡사해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이후 ‘제2의 김추자’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그래서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찾기 위해 사이키델릭 음악에 맞게 환각적이고 전위적인 독특한 율동을 개발했다. 그 결과,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한 김정미의 섹시한 노래는 70년대 남성들의 애간장을 녹이기에 충분했다.

    당시 언론들은 ‘김추자를 능가하는 대형가수’라며 김정미를 가요계 최대 기대주로 꼽았다. 김정미로 인해 음악적 실험욕구가 부글부글 끓어올랐던 신중현은 “김추자에 비해 성량은 다소 떨어졌지만 음폭은 오히려 넓었던 김정미 만큼 사이키델릭 사운드를 이해하고 소화해낸 가수는 없었다’고 기억한다.

    소위 가요정화운동으로 불리어지는 75년 ‘긴급조치9호’로 빚어진 금지곡 사태는 그녀에게도 불운의 시작이었다. 그가 부른 모든 곡들은 신중현의 곡이었기에 창법저속, 퇴폐라는 명목으로 금지족쇄가 채워졌다.

    최근 김정미는 젊은 록 애호층으로부터 신중현사단 최고의 사이키델릭 여성 록커로 재평가 받고 있다. 인터넷에 팬 카페가 생겨난 지도 오래다. 하지만 7080음악의 거센 부활열기 속에서도 여전히 오리무중인 여성가수다. 그래서 그녀의 이름 석 자와 얼굴은 세월만큼이나 대중의 기억 저편에서 가물거린다.

    그의 음반들은 가요 마니아라면 누구나 소장하고 싶은 대중가요 명반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김추자의 음반들조차 그녀의 음반들에 비해 왠지 왜소해 보이는 것은 오리지널 음반을 실물로 상봉하는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깝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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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시간 : 2007/11/06 15:43




    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oopld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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