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음식평론가 황광해 <식사食史-고전에서 길어 올린 한식 이야기>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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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9.11 08:45:30 | 수정시간 : 2017.09.11 08:45:30
    한식에 대한 이해, 가치를 일깨우다

    역사 속에서 찾아낸 우리 먹거리의 뿌리, 정확한 음식 유래 밝혀

    음식평론가 황광해 씨가 우리음식의 역사에 관한 신간 <식사食史-고전에서 길어 올린 한식 이야기>를 발표했다. 제목 그대로 고전에서 한식에 관한 내용들을 발췌, 꼼꼼하게 정리한 책이다. 숱한 자료에서 음식에 관한 이야기만을 추렸고, 단문 위주의 문장으로, 읽기도 편하다. 황 평론가는 본지에 ‘이야기가 있는 맛집’을 6년째 연재 중이다.

    - 제목이 상당히 길다. ‘식사食史_고전에서 길어 올린 한식 이야기’. ‘식사’라는 제목이 ‘음식의 역사’라는 뜻인가?

    “그렇다. 우리는 한식을 ‘지금 한국 사람들이 먹는 음식’이라고 정의한다. 지금 우리가 먹는 음식이라면 양식도 있고 일본, 중국 음식도 있고, 상당히 범위가 넓어진다. 하지만 우리가 먹는다고 해서 모두 한식이라고 할 수는 없고. 우리가 먹고 있고, 또 우리 문화에 맞는 음식, 한국 사람들의 특질에 맞는 음식이라야 한식이라고 할 수 있다.”

    - 예전 음식에 대한 자료는 주로 어디서 본 건가?

    “제일 자주 본 것이 ‘조선왕조실록’이다. 방대한 양이다. 조선시대 어떤 국왕도 보지 못한 거다. 자신들은 보지도 못할 걸 몇 부씩 인쇄해서 각 사고(史庫)에 보관했다. ‘우리 시대에 보라고 만든 책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 그 외에도 ‘승정원일기’ ‘일성록’, 각 지방 행정책임자들이 중앙에 보고한 문서 등 공식적인 기록들이 많다. 군데군데 음식, 식재료에 관한 기록들이 남아 있다.

    - 민간의 자료들도 있나?

    “그렇다. 대표적인 것이 ‘음식디미방’ ‘규합총서’ ‘산림경제’ ‘시의전서’ ‘오주연문장전산고’ ‘동국세시기’ ‘서경잡절’ ‘도문대작’ ‘수운잡방’ 등이다. 개인의 문집도 음식, 식재료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남겼다. 다산 정약용의 경우 ‘다산시문집’에서 닭고기와 두부로 끓인 ‘연포탕’이나 ‘천렵’ ‘농어’ 등에 대해서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고려 말의 유학자 목은 이색이나 조선 중기 시골에서 살았던 왕족 옥담 이응희도 문집에서 음식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응희는 ‘옥담사집’에서 각종 생선, 나물 등을 시로 상세히 설명했다. 우리가 지금 하찮게 보는 밴댕이나 위어 등을 세밀히 그리고 있다. ‘옥담사집’에는 생선과 밥을 상추 위에 얹은 상추쌈 이야기도 있다.

    -방송에서 ‘먹방’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음식디미방’ ‘오주연문장전산고’ 등의 자료를 보고 글을 쓴다는 게 얼마쯤은 생경스러워 보인다. 인터넷과 고전이 뭔가 어울리지 않는 느낌도 드는데.

    “예전 자료를 정리하고 갈무리하는 것도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다. 사실은 인터넷 덕분에 많은 자료를 쉽게 볼 수 있었다. ‘먹방’이나 방송을 보고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도 오래되지 않은 현상이다. 맛집이나 ‘먹방’ 문화도 초기인 셈이다. ‘곶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있다. 먹고 살만해야 ‘먹방’도 있고, 맛집도 있는 것이다. 한식에 대한 인식도 이제 시작이다. 엉터리 같은 이야기도 많고, 엉뚱한 스토리텔링도 많다. 엉뚱한 이야기는 처음부터 바로 잡아야한다. 처음 음식점, 맛집을 다녔던 1980년대 중반에는 교통, 통신 등이 지금과는 달랐다. 주변의 미식가들도 한정적인 정보 밖에 몰랐다. 요즘은 20∼30대들이 맛집을 찾고, 먹방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식의 뿌리가 뭔지, 정확한 음식의 유래가 어떤 건지를 밝혀야 할 때다.”

    - 예전 기록이나 자료를 본 당사자로 실제 우리 음식의 우수성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누군가 ‘외국에도 모두 발효음식, 발효 식재료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 한식의 특장점을 발효음식이라고 하는 것은 모순이다’라고 쓴 글을 봤다. 한 부분만 본 것이다. 한식의 특질, 특장점은 폭 넓고 깊은 발효음식이다. 유럽은 우유, 고기 발효식품을 먹는다. 동남아는 생선 발효식품을 먹고, 중국이나 일본의 경우 콩 발효식품과 생선 발효식품을 동시에 섭취한다. 한반도는 특이하다. 동시에 밥상 위에, 생선 발효식품인 젓갈과 콩 발효식품인 된장, 간장, 고추장 그리고 채소를 발효, 숙성 시킨 각종 김치, 나물 반찬이 오른다. 이렇게 다양하게 발효식품을 만들고 섭취하는 경우는 없다.”

    - 책을 보니, 한식이 망가졌다, 바로 세워야 한다는 표현이 있던데, 이 부분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한다.

    “1903년 지금의 동아일보 자리에 안순환이라는 자가 ‘명월관’이라는 술집을 차린다. 그리고 국왕이 먹던 음식이라고 ‘궁중요리’를 내놓는다. 그리고 국왕이 데리고 놀던 여자라고 기생을 데려다 놓는다. 엉터리다. 장사를 위해 조선왕조를 팔아먹은 것이다. 안순환이 대령숙수였다고 하고, 궁중의 음식을 통해 한식을 전승했다고 한다. 전부 엉터리다. 안순환은 음식을 만든 적도 없고 친일파로 궁중의 음식 관련부서에서 일한 게 전부다. 한일병합 열흘 전에 정3품으로 승진한다. 일제, 친일파의 낙하산이다. 친일파 잔재라고 이야기하는데 안순환이야 말로 친일파 잔재로 한식을 왜곡했다. 안순환에 대한 기록부터 바로 잡아야 한식을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다.”

    황광해 평론가는, 조상들은 방대한 자료를 남겼는데, 이걸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라며 이제 자료를 직접 보고 우리 음식에 대해 새롭게 공부하고 정리할 때라고 덧붙였다.

    황 평론가는 연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경향신문사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년간의 기자생활 중 한때는 매년 전국을 한 바퀴씩 돌았고, 2008년부터 음식 공부에 매달리고 있다.‘생생정보통’ ‘찾아라맛있는TV’ ‘착한식당’ 등에 출연했으며, <한국맛집579> <줄서는맛집> <오래된 맛집> 등의 저서가 있다.

    네이버카페 ‘포크와젓가락’(cafe.naver.com/foodk) 매니저이며, ‘장지초마을’(storefarm.naver.com/jjcmall) 운영 중이다.

    박종진 기자 jjpark@hankooki.com

    *사진 설명

    -황광해 음식평론가

    -신간 <식사食史-고전에서 길어 올린 한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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