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과 사람이 함께 숨 쉬어 온 연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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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철 미술전문기자 dckewon5131
입력시간 : 2017.11.08 09:10:48 | 수정시간 : 2017.11.08 12:00:35
    서양화가 권용택…‘새벽의 몸짓’기획초대전, 내년2월4일까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참으로 오랜 세월 뒤에 속초로도 해남으로도 가지 않고 평창에 가 비오는 평창에서 산채백반을 놓고 감자술을 마신다.…술과 쌀밥과 산채를 놓고 밖에는 전생이 된 이승에 비만 내리고 상 밑에까지 쌓이지 않고 흘러가버리고 마는 야산의 자갈물은 흙탕으로 강으로 아내의 가슴속에서 내게는 뒤섞여오고 있었다.”<고형렬 詩 감자술을 놓고, 사진리 대설, 창작과비평사 刊>

    만추로 넘어가는 시절이다. 봉우리에 서서 서쪽하늘 저편 굽이굽이 흐르는 겨울채비에 분주한 강물의 이마를 식혀주는 물안개를 바라보네. 두고 온 고향을, 불현듯 한줄기 바람이 되어 저 물살 위 두둥실 흘러가는 고엽에 단문의 심경을 적으면 그것이 곧 귀향에 가 닿을 듯한데….

    화면은 사람과 함께 영겁을 숨 쉬고 달려온 강원도 평창과 정선에 걸쳐서 있는 태백산맥지붕 가리왕산(加里旺山)이다. 고고한 울림의 주목나무군락 등 원시림이 평창동계올림픽 활강스키장공사로 심하게 훼손된 환경문제의 아픔을 담고 있다. 그 산 위를 미국공군장거리전략폭격기B-1B의 비행그림자가 분단현실을 녹여내고 하단엔 새의 날개를 펼쳐놓았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는 새는 수묵기법으로 표현하여 수묵화를 캔버스위에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오대산에서 발원해 한강수와 연결되는 오대천(五臺川)이다. 파란 하늘과 고목의 등짝 같은 거무티티한 백두대간의 겨울산맥을 이어주는 생명력의 상징으로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멸종위기야생생물I급인 수달을 초승낮달과 함께 배치해 황홀한 환상을 펼쳐 보인다.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화의리, 백석산(白石山) 아래서 살고 있다. 새벽 일찍 깨어나 여명을 바라볼 때 많은 영감이 떠오른다. 자연에서 자고 눈뜨고 그림 그리고 그런 느낌들 이를테면 나의 마음이, 내 눈에 보이는 현재가 화폭에 스미어 있다.”

    생각ㆍ말ㆍ행동이 함께 담겨야

    권용택 작가는 중앙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다. 1974년 수원문화원에서 첫 개인전을 가졌고 88년도에 신세계백화점에서 초현실기법을 운용한 작품발표를 끝으로 89년도 수원 선화랑 전시부터 94년까지 그림마당 민, 나무화랑 등에서 현실참여 작품을 발표하였다.

    “나는 민중미술작가이려고 노력했었다. 그림 하나의 소재가 되는 것에 최선을 다해 현장에서 체감하고 기록하고 느낀 것을 그렸다.” 이후 98년 강원도 평창으로 작업실을 마련하여 오늘까지 자연과 역사, 인간의 이야기에 천착하고 있다.

    이번 열네 번째 개인전 ‘새벽의 몸짓’기획초대전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SIMA) 1층 제3전시장에서 10월24일 오픈해 2018년 2월4일까지 열리고 있다. 79년 프랑스 ‘르 살롱’ 금상수상작 ‘폐철’, 청석위에 그린 ‘한계령12’, 겸재 정선, 단원 김홍도의 발자취와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산천을 배경으로 작업한 ‘청심대’ 등을 비롯해 20년 동안 강원도에서 작업한 것 중 100호 이상 대작위주로 4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장에서 인터뷰한 화업45년의 화백에게 화가의 길에 대한 고견을 청했다. “내가 살아 온 인생이 그림에 투영된다. 화가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함께 그림에 담겼을 때만이 진정성을 담아내게 되고 보는 이들에게도 소통이 가능해진다. 긴 호흡으로 강원도에서 작품에 전념하게 되면서 이런 말을 수시로 나 자신에게 ‘너는 그렇게 그리고 있느냐’하고 되묻는다.”

    권동철 @hankooki.com

    #작품 및 인물캡션

    -산위를 걷다 날다, 97×195㎝ Ink, Oil on Canvas, 2017

    -오대천의 수달, 162×130㎝ Acrylic on Canvas, 2011

    -권용택(權容澤,ARTIST KWON YONG TAEK)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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