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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철 미술전문기자 dckewon5131
입력시간 : 2018.05.23 07:58:07 | 수정시간 : 2018.05.23 11:00:02
  • 멀티미디어아티스트 최정화…숲-성북구립미술관 거리갤러리, 4월10일부터 1년간

    • 숲, 소쿠리 및 파이프 가변설치 3~9m, 2018
    “인간의 열망은 창조력과 꿈, 과잉, 자기희생, 건설하고 파괴하려는 충동의 원재료이다. 인간의 영혼은 마치 구멍이 난 것처럼 뚫려있고, 열망은 그곳을 통과할 때마다 구체적인 대상으로 바뀐다. 한 개의 열망이 흘러 나가면 다른 열망의 흐름에도 영향을 준다.”<영혼의 연금술, 에릭 호퍼(Eric Hoffer)지음, 정지호 옮김, 이다미디어 刊>

    서울 성북구립미술관입구서부터 약100m 길을 따라 조성된 열린 공간 거리갤러리 설치작품 ‘숲’이다. 콘크리트와도 잘 어울리는 플라스틱 소쿠리를 3~9m 높이로 탑처럼 쌓아 올렸다. 인공물질에 인위성이 부여됐지만 자라나는 나무라는 자연의 본원적 원리와 시각적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자연과 인공의 경계를 허문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과 그러한 사물들 속에 숨겨진 가치를 상징적으로 발견해낸 최정화 설치미술가 특유의 번득이는 역발상조형미가 싱그럽다. 이와 함께 할머니 할아버지와 아이들 등 지역민 300여명이 염주와 구슬을 꿰듯 저마다 자신의 스타일대로 만든 작품도 시선을 끈다.

    집안의 컵이나 물병, 그릇 등이 재료의 중심이 되어 예술작품이 되는 체험이다. 그 플라스틱나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작은 숲을 이뤄 이채롭다. 성북동마을은 간송미술관, 최순우옛집, 수연산방, 심우장 등 발길 닿는 곳곳마다 역사와 삶을 느낄 수 있는 명소들이 자리하고 있다.

    “지역 특유의 형태와 그곳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이야기들이 어우러지는 작품화에 초점을 맞춘다”는 작가 역시 이 지역에서 10년 넘게 살았었다. 그래서인지 이곳만의 문화예술맥락이 체화된 감성을 잘 녹여냈다. 과거의 공간과 지형의 흔적들을 그대로 지닌 채 펼쳐지는 친화적 풍경의 연출이 그러하다.

    “관람자 모두가 둥근 소쿠리가 이뤄낸 숲이라는 자연세계 속에 공존한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어 관계망 구축 온라인에 올리면 이야기에서 또 다른 이야기로 연결된다. 그런 면에서 작가는 소통의 역할자이다.”

    • (위)주민참여 작품이미지. (아래)플라스틱 등 흔한 재료를 가지고 각자 개성대로 나무를 만들어가는 ‘나도 예술가프로젝트’에 참여 한 성북초등학교 아이들. 작품과정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는 미술가 최정화(崔正化).
    주민참여 공공미술 프로젝트

    최정화 아트디렉터는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다. 2018평창동계패럴림픽 개ㆍ폐막식 미술감독으로 참여하였고 오는 9월 ‘MMCA현대차시리즈’전시를 앞두고 있다.

    이번 성북구립미술관 거리갤러리 개관기념프로젝트 ‘숲’은 ‘성북동주민과 함께 만들다’라는 슬로건으로 기획됐다. 쌍다리지구 내 일상에서 흔히 마주하는 오브제로 세운 인공의 숲은 지난 4월 10일 오픈해 2019년 4월 7일까지 1년 동안 이어진다.

    “아이들이 이곳에서 자유롭게 다양한 활동으로 미술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1년 후엔 생태적 자연공간과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공간을 포함하는 ‘자연의 숲’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어울림의 공간으로 자리매김 되는 퍼블릭 아트(public art)프로젝트인데 그 과정 역시 주민참여의견을 수렴하게 될 것이다.”

    설치작품전시현장에서 최정화 작가와 인터뷰 했다. ‘아티스트의 길’에 대한 생각을 들어 보았다. “그래픽디자인부터 건축, 영화미술감독, 무대연출, 조경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했다. 전방위적인 작업 때문에 나는 미술만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양한 경험들이 하나에 녹아드는 것이 나의 작품세계가 아닐까 하는데, 물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억과 기록을 남기고 정신을 빚는 것이라 여긴다.”

    권동철 @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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