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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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8.12 07:01:25 | 수정시간 : 2017.08.12 07:01:25
  • 사면초가 빠진 박삼구, 그룹 재건 난망

    박 회장 측 요구 수용하며 매각 서두르는 채권단

    매각 반대 명분 사라진 박 회장…소송으로 시간 벌기?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로 공정위 조사…악재 터지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상표권’ 요율을 금호산업 이사회가 요청한 원안대로 수용키로 함에 따라 더블스타로의 금호타이어 매각을 거부할 명분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금호그룹 재건의 마지막 카드인 금호타이어를 품에서 떠나보낼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실상 지주회사인 금호홀딩스에 대한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의 부당지원 혐의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6월 경제개혁연대는 공정위에 공문으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016년 금호산업 인수 과정에서 금호홀딩스와 계열사 간 자금거래를 하면서 부당지원, 이사회 결의 및 공시의무 위반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며 조사를 요청했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 1일 경제개혁연대에 공문을 보내 “금호홀딩스 관련 조사요청을 제보체계에 등록했다”는 뜻을 전달했다. 경제개혁연대와 같이 사건의 직접 이해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공정위에 조사를 요청할 경우 제보시스템에 먼저 등록한 뒤 처리방향을 정한다. 이번 사안에 대해 공정위는 조사 착수를 결정했다.

    금호타이어 매각을 두고 채권단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박삼구 회장으로서는 공정위 조사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금호타이어도 잃고 공정위의 강도 높은 조사까지 받는, 사면초가에 빠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매각 서두르는 채권단…박 회장 소송 나서나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중국업체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조건에 대해 사용요율 0.2%, 5년 의무사용 및 15년 선택 사용 조건으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그러나 금호타이어 상표권을 소유하고 있는 금호산업은 사용요율 0.5%, 사용기간 20년을 고수하면서 협상은 난항에 빠졌다. 이 과정에서 채권단은 사용요율 차액(847억 원)을 채권단이 지급하겠다는 단서를 달아 금호산업이 제시한 사용요율 0.5%를 수용하고, 사용기간은 12년6개월로 축소시키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금호산업 측은 지난달 18일 채권단의 수정안을 받아들이되 사용료 지급방식에 대해 사용자로부터 직접 받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채권단이 차액을 보전해주는 방안을 거부한 것이다. 이에 채권단은 최근 매출액 0.5%, 사용기간 20년 등에 대한 금호 상표권 사용조건안에 대해 채권기관이 75% 이상 찬성한 공문을 금호산업 측에 보냈다. 박 회장 측이 원래 제시한 사용기간 20년을 받아들인 것이다.

    채권단은 상표권 사용조건 관련 의사결정을 내릴 때마다 금호산업에 공문을 보내 박 회장 측의 의사를 확인했지만 이번 결정을 내린 후엔 박 회장 측에 수용 여부를 묻지 않았다. 오는 30일을 상표권 사용계약 체결 시점으로 못 박은 상황에서 사실상 채권단의 최후통첩으로 볼 수 있다. 채권단은 채권 만기 연장, 정부 인허가 등 매각종결을 위한 선결요건 처리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 측 의사와 상관없이 더블스타로의 매각절차를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채권단이 박 회장 측 원안을 전격적으로 수용하면서 계약체결을 거부할 명분이 사라진 상황에서 박 회장 측이 꺼낼 카드는 많지 않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박 회장이 그룹 재건의 마지막 관문인 금호타이어를 순순히 내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채권단이 경영정상화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을 놓고 더블스타에 추가 부담을 없애주는 것이라며 박 회장이 ‘가격 조정’을 주장하며 소송을 걸 가능성이 있다. 절차적 하자를 문제 삼겠다는 것이다. 앞서 박 회장 측은 더블스타 매각 과정이 불합리하게 진행될 경우 소송 등의 조치도 불사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에 최대 2700억 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매각대금이 9550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큰 금액이다. 채권단은 더블스타가 채권단에 9550억 원을 주고 금호타이어를 사들인 뒤 이뤄지는 일로 매각 가격 조정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채권단은 박 회장 측이 최종 결정을 거부할 경우 금호타이어 경영진 교체 및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에 대한 경영권 박탈은 물론 2009년 사재 출연을 대가로 받은 우선매수청구권 박탈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과 더블스타와의 매각 협상은 오는 9월23일까지다. 이때까지 협상을 완료하지 않으면 더블스타와 체결한 금호타이어 주식매매계약(SPA)은 무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 측이 계약체결 시점을 최대한 미루면서 매각이 불발될 경우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더블스타 매각과정에서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공정위,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조사 착수…사면초가 빠지나

    공정위가 경제개혁연대의 금호아시아나그룹 조사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박 회장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일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부당지원 혐의를 놓고 공정위 조사와 관련해 “경제개혁연대 소장을 맡을 때부터 제기했던 사안이라 이해충돌의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보고하지 말고 부위원장 선에서 전결로 처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관여는 하지 않지만 공정위의 조사 착수를 공식적으로 밝힌 셈이다.

    지난 5월 경제개혁연대는 “금호그룹은 금호산업 인수 이후 금호타이어 및 금호고속 인수를 통해 금호그룹 재건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계열사들간의 자금거래 및 계열회사에 대한 지분 매각 등 계열사와의 거래가 매우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금호홀딩스는 박 회장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오너 일가가 지분의 50.83%를 보유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다. 금호홀딩스는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해 2015년 10월 설립한 금호기업을 모태로 한다. 금호기업은 2015년 12월29일 금호산업을 인수했고 2016년 4월29일 금호터미널을 인수했다. 그 뒤 금호터미널은 금호기업을 흡수합병하고 2016년 8월12일 금호홀딩스로 이름을 바꿨다.

    금호홀딩스는 2015년 12월 금호산업을 인수한 뒤 2016년 4분기에 금호산업과 아시아나IDT, 아시아나개발,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세이버,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7개 계열사로부터 966억 원을 차입했다. 금호홀딩스는 자금을 빌리면서 외부금융회사의 이자율이나 다른 계열사들 사이 돈을 빌릴 경우보다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았다.

    경제개혁연대는 이 과정을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에 해당한다며 공정위의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 경제개혁연대는 금호그룹이 공시의무 등을 회피하기 위해 금호홀딩스에 금액을 나눠 대여하는 편법을 사용했고, 자금을 대여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이를 하지 않은 점 등 총 5개의 공정거래법, 상법 위반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공정위 조사를 계기로 정부의 재벌개혁 기조에 발맞춰 박 회장 등을 놓고 검찰수사가 진행될 경우 그룹 재건에 박차를 가하던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서는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아직 공식적으로 공정위로부터 전해진 얘기는 없다”며 “경제개혁연대의 지적에 대해 이미 해명했고 조사가 시작된다면 성실히 받겠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허인회 기자 hmhs18@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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