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 조용병 회장, ‘2등 CEO’로 내려앉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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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8.26 07:01:53 | 수정시간 : 2017.08.26 07:01:53
  • 신한금융 리딩뱅크 위태…KB 선두 넘봐

    신한이 1등 자리 지키려면 과감한 개혁해야

    신한내 파벌, 조 회장 카리스마 경영에 걸림돌

    신한은행 RS직원들 불만... 치열한 경쟁에 직원들 스트레스 심해져

    올해 3월 23일 조용병 회장은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이후 5개월 정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조 회장은 상당한 부담을 받고 있다. 신한금융이 KB금융에게 거센 추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을 보면 신한금융의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9092억원이다. KB금융(1조8923억원)에 비해 169억원 많았다.

    올해 2분기에는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이겼다. KB금융은 2분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990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반면 신한금융은 이 기간 8920억원의 순익을 냈다.

    그동안 리딩뱅크는 신한은행이었고, 국내 금융의 대표주자는 신한금융이었다. 그렇지만 이제 그 위치를 KB금융이 위협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KB금융에게 국내 금융권 선두 자리를 내주면 조 회장은 ‘2등 CEO’로 전락하게 된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위기

    조 회장 취임 때부터 조 회장이 1등 CEO 자리를 지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와 있었다. KB의 윤종규 회장은 11월 연임이 걸려 있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안간힘을 다할 것이란 예상이 강했다.

    이런 예상대로 KB금융의 실적은 좋았고 KB금융은 현대증권과 KB손보를 인수해 세력이 훨씬 강해졌다. 반면 신한금융은 특별한 M&A가 없었다.

    은행과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한금융투자는 여전히 최상위권 증권사로 올라서지 못하고 있고 신한생명도 생보사 빅3의 위세에 눌려 존재감이 약한 형편이다. 신한은행을 빼면 오로지 신한카드만이 카드업계에서 1등을 달리고 있을 뿐이다.

    한때 금융권에선 조 회장이 손해보험업을 공부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돌았었다. 신한금융이 손보를 인수할 경우, 거의 모든 종류의 금융사를 다 갖고 있게 된다.

    그렇지만 신한금융이 손보업에 진출할 가능성은 낮은 상태다. 정부의 보험료 인하 압박 때문에 손보업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선 신한금융이 증권사를 강화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들이 많다. 전 세계 기업들을 상대로 여러 가지 서비스를 하는 금융사가 증권사이기 때문에 신한금융 발전에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맹추격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특징은 강력한 권력을 쥐고 있다는 점이다. 윤 회장이 KB국민은행 행장까지 겸직하면서 KB금융그룹 전체가 뛰도록 만들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와 있는 각 금융지주 및 시중은행 반기보고서를 보면 KB국민은행이 총자산 200조원 이상 6대 시중은행 가운데 건전성 및 수익성 지표가 제일 좋았다.

    국민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이 만든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이 16.53%였으며 총자산순이익률(ROA)이 0.78%로 각 부문 전부 1위였다.

    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 6대 시중은행 중 제일 많은 1조209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위성호 행장이 이끄는 신한은행은 ROA비율은 0.72%로 2위, BIS비율은 3위(16.1%)였다.

    카리스마 경영 힘든 신한금융

    그렇다면 신한은 ‘윤종규식(式) 카리스마 경영’을 할 수 없을까? 금융권 인사들은 신한금융에선 그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신한금융의 최대 약점은 ‘파벌’이다. 신한금융의 최고 주력계열사인 신한은행의 경우 여전히 라응찬 계와 반(反)라응찬 계의 경쟁구도가 존재한다.

    조 회장의 최대 강점 중 하나가 중립 성향이었다. 조 회장은 신한사태 당시 중립을 지켰다. 이렇게 중립을 지켰다는 것이 신한은행 행장이 되고, 신한지주 회장이 될 때까지는 유리하게 작용했지만 조직 전체를 이끌어 가야 하는 입장에선 꼭 긍정적일 수가 없는 것이다.

    신한금융이 번창하기 위해선 고비용 저효율 구조의 수술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조 회장이 각 파벌의 눈치를 봐야 한다면 대대적인 구조조정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것은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선택했던 윤종규 회장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윤 회장은 지난해 4분기 KB국민은행과 KB증권(KB투자증권+ 현대증권)에서 3000여명을 구조조정했다. 적시에 구조조정을 단행함에 따라 몸집이 가벼워진 KB금융은 최근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다급해진 신한금융

    윤 회장과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추격하고, 국내 은행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신한금융 내부에서도 동요가 나타나고 있다.

    한 금융사 직원은 “국내 모 은행이 엄청난 IRP 가입 실적을 올리면서 그 은행과 경쟁 중인 일부 은행들이 직원들에게 상당한 금액의 할당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은행원들의 영업 부담이 늘어남에 따라 신한은행 내부에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RS(리테일 서비스)직원들의 불만이 특히 크다. RS직원들은 그동안 은행 창구 등에서 비교적 단순한 업무를 해 온 직원들이다. 이들은 현재 신한은행 일반 직원들보다 낮은 급여를 받고 있다.

    신한은행 노동조합은 지난달 26일부터 14일까지 RS직원들과의 전국 순회 간담회를 가졌다. RS직원들은 △차별적 임금수준의 개선 △호봉제 개선 △정해진 직무의 엄정 준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이 신한은행 입장에선 쉽지는 않은 일이다. 금융권 인사들은 RS직원들의 문제가 신한은행에서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부정적인 사건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RS직원 문제와 관련해 “지역별로 간담회 실시해서 직원들의 의견들을 듣고 업무, 복지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적용방안을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요즘 신한은행은 기존 오프라인 점포와 직원들에게 신경을 쓰면서도 IT와 핀테크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한상일 한국기술교육대 산업경영학과 교수는 “신한은 최근 인공지능과 은행업 접목에 집중하고 있다”며 “반면 KB그룹은 전통시장에서 경쟁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향후 원가싸움으로 전개되면 이에 집중하는 은행이 시장을 장악하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조용병 회장 결단이 필요

    금융권에선 신한금융이 리딩금융사의 위치를 지키려면 조 회장이 과감하게 결단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은행들이 발전하기 위해선 △금융서비스의 양과 질을 개선하는 것 △고임금 구조를 깨는 것 △은행 수수료를 현실화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런 조언은 은행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국내 금융업 전체에 적용되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국내 은행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고임금 구조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단순 업무에는 낮은 급여를 줄 것 △전문 인력에게는 급여를 더욱 많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사들의 경쟁력이 약한 이유에는 인건비 부담 때문에 우수한 인력을 고용하지 못하는 것도 있다고 보고 있다. 단순업무 인력에게 돌아가는 인건비를 낮추고 그 돈으로 우수인력을 고용해야 국내 금융사들이 발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곽호성 기자 luc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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