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호타이어 매각, 다시 원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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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9.09 07:18:45 | 수정시간 : 2017.09.09 07:18:45
    금호타이어, 박삼구 회장 품으로 돌아오나…현안들 ‘산 넘어 산’

    중국 더블스타, 금호타이어 인수 포기…원점으로 돌아와

    채권단 “박 회장, 12일까지 자구안 제출해라” 요구…미흡시 박 회장 해임

    박삼구-김광두-백운규 삼각 연결고리, 박 회장 금호타이어 재인수 탄력?

    금호타이어 매각협상이 무산되는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다. 지난 5일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실무책임자 회의를 열어 “우선협상 대상자인 더블스타가 추가 가격조정 등 채권단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함에 따라 협상이 결렬됐으며, 채권단은 주식매매계약(SPA) 해제 합의서를 더블스타에 송부하는 안건을 결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계 더블스타가 2분기 경영실적 악화를 이유로 9550억 원이던 인수대금을 1550억 원 인하할 것을 요구한 데 이어 3분기에 추가로 실적이 악화할 경우 800억 원을 더 깎아주거나 매매계약을 해제할 권리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더블스타가 채권단이 8일께 보낼 주식매매계약 해제 합의서에 서명하거나 협상 만료기한인 23일까지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매각은 무산된다.

    박 회장, 방해? 채권단 ,속도전 매각? 매각 무산 책임론 대두

    금호타이어 매각 협상이 결렬될 위기에 처하자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에 12일까지 경영위기를 극복할 자구계획을 요구했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가 실효성 있는 계획을 내놓지 못할 경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경영진을 해임하며 경영권 박탈을 추진하기로 했다. 매각 무산 위기의 책임을 박 회장에게 돌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 소지를 없애겠다는 포석이다. 매각 협상에서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상반기 실적을 문제 삼아 매각 가격 인하를 요구했던 것이 결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중국사업 경영악화 상황 조기해결, 광주·곡성 등 노후화된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 지속, 경쟁사 대비 원가경쟁력 확보 등 금호타이어의 근본적 경쟁력을 회복하고 정상화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판단했지만 실적악화 등으로 매각이 무산될 위기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금호타이어의 상반기 누적 실적은 영업손실이 507억 원에 달해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1조3815억 원으로 같은 기간 4.7% 감소했다. 실적 부진과 이자부담으로 악화된 재무구조는 물론 유동성도 부족한 상황이다. 금호타이어는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한 여신 1조3000억 원을 비롯해 모두 2조2000억 원 규모의 채무를 상환해야 한다. 중국 현지 금융기관 차입금도 수천억 원이다.

    이를 의식한 듯 매각 무산 다음날인 지난 6일 박 회장은 “(회사 정상화를 위해) 중국 사업 매각까지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중국 법인은 난징 등 3곳의 타이어 공장을 소유하고 있는데 이를 매각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박 회장은 “회사 경영이 안 좋아진 것은 내 책임”이라면서 “내가 금호타이어 매각을 무산시킨 것은 아니다”라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산은 등 채권단의 무리한 매각 시도를 비판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내부에서는 “금호타이어 매각 관련 이슈가 부각된 이후 해외 신규 계약은 물론이고, 기존 계약 물량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올 초 매각설이 퍼진 뒤 판매가 급감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고 영업이익이 2015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는 것이 금호타이어 측 주장이다. 특히 중국업체인 더블스타와 매각 협상에 대해 거래상들은 “더블스타로 매각될 경우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해외 시장에서 금호타이어 제품을 외면당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또한 금호타이어의 방산기술 유출 논란에도 무리하게 중국 업체에 매각을 추진했다는 점에서 감사원 감사 등 후속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매각이 최종적으로 무산될 경우 향후 채권단과 박 회장 등 경영진이 책임론을 비롯해 매각 적절성 등 공방이 펼쳐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회장 재인수 의지…해결할 사안 산 넘어 산

    지난 3월, 박 회장은 제3자 자금을 모아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호타이어 인수에 나섰다. 하지만 채권단이 컨소시엄 방식을 인정하지 않아 무산된 바 있다.

    더블스타와의 매각결렬 후 박 회장은 재인수 의지를 드러냈지만 더블스타 측이 추가 협상안을 제시하면 다시 재협상에 돌입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박 회장에 대한 우선매수권 부활 및 컨소시엄 구성 등이 허용돼 더블스타와 경쟁 상태로 매각협상에 참여해야 한다. 하지만 채권단은 금호아시아나 계열사에 부담되는 자금 조달안은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박 회장의 전략적 투자자(SI) 모집이 관건이다.

    하지만 당장 1조3000억 원의 만기 채권을 갚아야 하는 박 회장에게 컨소시엄을 구성한 자금 여력이 있는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원했던 상황으로 흘러가는 모습”이라며 “지속적으로 재인수 의사를 밝혀온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꺼내지 않은 카드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삼구-김광두-백운규 삼각 연결고리, 박 회장 물밑지원 받나

    금호타이어 매각 무산 전날인 지난 4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박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해 미묘한 파장이 일었다. 이날 자동차업계 간담회에 참석한 백 장관이 “중국 더블스타에서 가격 할인을 요청하면서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청구권이 생겼다”며 “그 쪽(박 회장)에서 컨소시엄을 형성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간 산업부가 금호타이어 매각에 원론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발언이라는 평가다. 전투기용 타이어를 공급하는 금호타이어는 방산기업으로 지정된 상태다. 외국 기업이 국내 방산기업을 인수하려면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산업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

    매각이 진행 중인 사안에 정부가 개입하려는 메시지로 읽히면서 산업부는 “발언의 진의는 금호타이어 매각과정의 절차적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서 특정 인수 주체에 대한 선호를 밝힌 것이 아니다”라고 곧바로 진화에 나섰다.

    그러면서 “백 장관 발언 진의는 금호타이어 매각과정 절차적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특정 인수주체에 대한 선호를 밝히지 않았다”며 “향후 인수가격 조정과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 등을 거쳐 매입주체가 확정되면 산업부는 매매승인 여부를 관련 법령에 근거해 공평하고 투명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백 장관이 산업부 장관 후보에 오르자 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 매각이 박 회장 쪽으로 기우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백 장관이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주관해 온 ‘새로운 대한민국위원회’에서 에너지 분야 정책을 자문한 이력 때문이다. 백 장관은 지난 4월 당시 신재생 청정에너지 전문가로 문재인 후보 캠프에 합류해 대선 공약 입안 작업에 합류했다. 당시 문 후보 에너지 분야 대표 공약인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 20% 달성’이 그의 작품이다.

    백 장관이 속해 있던 ‘새로운 대한민국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김 부의장은 박삼구 회장과 광주제일고등학교 1년 선후배 사이다. 김 부의장은 12년 동안 금호석유화학 사외이사를 지냈으며

    박 회장과의 친분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일각에서는 ‘박삼구-김광두-백운규’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로 백 장관이 금호타이어 매각에 채권단보다 박 회장 측에 우호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바 있다. 이후 백 장관이 “매각이 최선이 아닐 수도 있다”고 발언한 데 이어 ‘박 회장 컨소시엄’을 언급하자 이 같은 예상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허인회 기자 underdog@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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