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타이어가 근로자에게 갑질” VS “사실 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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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2.12 07:01:25 | 수정시간 : 2018.02.12 07:01:25
    文정부에서도 이어지는 직업병 논란

    한국타이어산재협 “사측이 근로자들 산재 신청 방해”

    청와대 “한국타이어 산재문제는 고용노동부 담당”

    한국타이어 “작업 안전성 향상시킬 것”

    정권이 바뀌었지만 한국타이어 직업병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타이어 직업병 문제를 널리 알리면서 한국타이어 사측과 맞서고 있는 한국타이어산재협의회는 한국타이어 직업병 문제를 문재인 정부가 빨리 조사해 주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산재문제는 고용노동부 담당”이란 입장이다.

    한국타이어산재협의회는 “현재까지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최소 139명이 사망했고 산재판정을 받은 사람은 단 4명(1997~2017년)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 사측은 “산재 승인의 경우, 근로복지공단에서 승인한다”며 “산재 승인에 대해서는 기업에서 관여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산재협의회와 한국타이어 사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한국타이어 직업병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타이어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나

    그동안 타이어를 생산하는 근로자들이 근무하는 환경이 좋지 않아서 근로자들의 건강이 악화되고 심지어 생명을 잃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었다.

    타이어는 고무를 녹여서 만든다. 타이어를 만들 때 화학물질이 사용되며, 고압·고온이 필요한 공정이 많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1998년부터 타이어 등 고무와 관련된 산업이 근로자의 암 발병 확률이 높은 산업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타이어에서 2006년부터 2007년까지 1년 동안 전ㆍ현직 직원 15명이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타이어 생산 근로자들의 건강 문제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한국타이어 직업병해결 공동행동(한국타이어 공동행동)’은 1월 11일 광화문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타이어 산재사건 해결에 시민사회단체의 동참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박응용 한국타이어 산재협의회 위원장은 “민주노총 신임 지도부는 오랫동안 해결되지 못하고 심각한 문제로 제기됐던 300만 중화학공업 종사 노동자들의 건강권, 생명권의 지표사업장인 한국타이어노조의 노동자 집단사망 사태 해결을 위해 힘을 모아 달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무소속 김종훈 국회의원(울산 동구)에게 낸 ‘한국타이어 사망자 현황’ 자료를 보면 2008년부터 2016년 1월까지 사망자가 총 46명이다. 2008년에는 4명, 2009년에는 6명, 2010년에는 6명, 2011년에는 8명, 2012년에는 6명, 2013년에는 7명 , 2014년에는 2명, 2015년에는 6명, 2016년에는 1명이다.

    이들의 사망 원인으로는 폐암, 폐섬유증, 간경화, 비인두암, 뇌종양, 급성 심근경색, 다발성골수종, 신경섬유종, 급성 림프구백혈증, 혈구포식림프조직구증 등이 있었다.

    한국타이어 사측 VS 산재협의회

    한국타이어산재협의회에서는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최소 139명이 사망했고 산재판정을 받은 사람은 단 4명(1997~2017년)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한 해 동안 15명이 산재승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 사측의 입장을 묻자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산재 승인의 경우, 근로복지공단에서 승인을 한다”며 “산재 승인에 대해서는 기업에서 관여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또 산재협의회는 “한국타이어는 산재신청을 한다고 하면 바로 해고될 각오를 해야 하고 노동자들을 성향까지 분류하여 조직적으로 관리하고 감시한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에 언론에도 알려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한국타이어 근로자가 산재신청을 하기 어렵고 사측의 감시를 받는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또 한국타이어산재협의회는 타이어 제조공정에서 유기용제 HV-250이 사용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물질이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1급 발암물질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지난 2001년부터 사용중인 HV-250은 무벤젠 솔벤트로 1급 발암물질인 벤젠, 톨루엔, 자일렌(크실렌) 등이 포함되지 않은 개선형 솔벤트”라고 반박했다.

    한국타이어산재협의회는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심장돌연사 문제로 인해 실시된 노동부 특별근로감독결과 산업안전보건법 1394건 위반이라는 경악할 위법사실이 확인됐고, 노동부는 이에 따른 산업안전보건공단 역학조사를 의뢰했다”며 “2007년 12월 고용노동부 대전지방노동청 특별근로감독결과 보고서에는 한국타이어 솔벤트 월 사용량과 사용공정, 성분이 명시돼 있는데, 대량으로 사용되고 있는 복합유기용제 HV-250 구성 성분 안에 톨루엔, 자일렌(크실렌)이 들어 있다”고 재반론했다.

    산재신청 조사과정 중에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었다. 한국타이어에서 산재 피해를 당한 A씨는 6년 동안 산재 인정을 받았다. 그는 한국타이어 사측이 협박과 회유를 했다고 주장했고 역학조사를 받으면서 몹쓸 짓도 당했다고 증언했다.

    A씨의 주장에 대해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사실 무근”이라고 말했다.

    산재협의회는 “A씨의 산재신청 역학조사 과정에서 복합유기용제(솔벤트, HV-250)의 유해성 확인을 위하여 각종 검사를 진행했다”며 “심지어는 성기능저하문제 규명을 위하여 수치심을 감수하고 온갖 검사를 받아야 했으며, 동시에 회사의 협박과 압력에 시달려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 산재인정을 받은 뒤, 근로능력을 영구히 상실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재 요양기간이 종료돼 생계조차 막막한 지경이 됐다”며 “이것을 약점 잡아 민형사상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각서까지 쓰고 입막음을 약속 받은 후에 몇 푼 보상금을 던져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재협의회는 한국타이어는 사람이 산재를 당하면 복도에 세워놓고 조롱을 한다고 주장하고 몸이 아픈 것을 사측이 알면 권고사직을 강요한다고 지적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이런 지적에 대해서도 “사실 무근”이라고 답했다.

    산재협의회는 한국타이어의 사실무근이란 주장에 대해 “1994년 이후 박응용 한국타이어 산재협의회 위원장이 직접 겪은 사실이며 목격한 것”이라며 “한국타이어 노동자 누구나 당하는 일로 이뿐만이 아니라, 사내 현장에서 관리자들에 의한 노동자들의 폭행과 폭언은 일상이고 다반사였다”고 증언했다.

    한국타이어 공장 악취도 문제

    한편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인근에 있는 금강엑슬루타워 아파트 주민들은 한국타이어 공장 악취 때문에 구청에 많은 민원을 넣었다.

    고통받고 있는 아파트 주민들에 대한 보상대책은 없느냐는 질문에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금강엑슬루타워 일부 주민들이 특정기간 동안 해당 구청에 집중적으로 민원을 제기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회사는 해당 아파트 주민들을 포함한 동그라미상생협의체를 구성해 해당 주민과 정기적,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근로환경과 관련해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해 각종 안전장치를 마련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는 앞으로 수년 동안 단계적으로 과감한 투자를 해서 작업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곽호성 기자 luc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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