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희건설, 하자-소송으로 얼룩졌던 골프장 조성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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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4.13 16:16:22 | 수정시간 : 2018.04.13 16:20:00
  • 어떻게 공사했길래, 완공 후 첫 장마에 법면이 ‘와르르’

    서희건설, 2009년 완공한 골프장 공사

    하자보수 등 문제로 발주처와 최근까지 법정공방

    법면부 유실 & 배수관로 파손…

    “우리 책임으로만 볼 수 있나” 책임 공유하려 했던 서희건설
    • 당시의 골프장 공사 관련 사건 이후, 서희건설 측 골프장 조성 공사 소식은 들려오고 있지 않은 상태다. (사진=한민철 기자)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서희건설(대표 곽선기)이 과거 시공했던 골프장의 하자보수 문제를 둘러싸고 발주처과 올해 초까지 치열한 법정소송을 겪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서희건설이 시공했던 골프장 내 일부분에서 심각한 하자가 발생, 발주처는 추가 비용을 들여 서희건설이 아닌 다른 업체를 고용해 그 하자를 보수했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하자가 발생한 부분이 자신들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도 시공에 참여했기 때문에, 하자의 원인이 반드시 자사 탓이라고 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법원은 이런 서희건설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서희건설의 태도는 다소 ‘책임회피’로까지 보일 소지마저 있었다.

    10대 건설사 중 한 곳인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지난 2014년 한 외제차 그룹의 드라이빙센터를 성공적으로 신축했고, 다음해인 2015년에는 국내 최초의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을 완공했다.

    또 88서울올림픽 당시 잠실올림픽 경기장을 건설한 것으로 유명한 대림산업은 최근 막을 내린 평창 동계올림픽의 슬라이딩센터 시공을 맡아, 대회의 성공적 개최에 일조했다.

    주택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는 건설사들에게 사업영역 자체가 다른 체육시설 시공은 도전적 시도 중 하나다.

    현대산업개발과 대림산업의 경우처럼 이를 성공적으로 이루다 보면, 기업의 이미지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사업의 다각화까지 모색할 수 있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주택·건축 분야 위주의 건설사들에게 체육시설이란 다소 이질적 영역이다.

    특히 골프장 조성의 경우 시공사 입장에서는 복잡한 사업 중 하나다. 골프장 조성은 일반 건설사들에게 익숙한 토목 및 건축물 공사뿐만 아니라,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조경과 도로 조성 심지어 옥외전기 공사까지 챙겨야 한다.

    또 시공이 이뤄지는 장소 역시 산지 주변이 많아 울퉁불퉁한 지반을 평평한 골프 필드로 만들어야 한다.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노하우가 확보되지 않았거나 시공 과정에서의 철저함이 결여되는 회사가 골프장 조성 공사를 맡는다면, 오히려 심각한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롯데건설과 KCC건설 등 골프장 조성 이력이 있고, 나름대로 좋은 노하우를 갖춘 건설사들은 골프장 시공에 관해 우수한 결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체육시설 시공 이력이 그렇게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무턱대고 골프장 시공을 맡았다가 앞서 언급한 역효과 중 하나인 ‘하자보수 폭탄’을 맞을 수 있다.

    학교와 종교시설, 주택 시공 부분에서 경쟁력을 키워왔던 서희건설의 경우가 그랬다.

    서희건설은 지난 2007년 경상도에 위치한 한 골프장 조성 공사의 시공사로 참여해 2009년 여름 18홀 규모의 공사를 완료했다.

    당시 서희건설이 이 골프장 공사에 참여해 받게 된 공사대금만 하더라도 수백억원의 규모로, 회사 측 입장에서는 중요한 공사 중 하나임이 분명했다.

    이 골프장은 일대 50여만 평의 넓은 지역에 걸쳐 시공이 이뤄졌고, 외국 유명 건축가 겸 골프 코스 디자이너가 코스 디자인을 맡아 현재는 골프 마니아들로부터 방문 선호도가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현재의 이런 평가가 있기까지 이 골프장 공사의 발주처와 서희건설 측은 하자보수 등을 둘러싸고 올해 초까지 법정공방으로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었다.

    완공 후 첫 장마… 법면유실-배수관로 파손 문제 발생

    문제는 하자보수를 둘러싸고 불거졌다. 서희건설의 골프장 공사가 완료된 다음해, 이 골프장이 처음 맞이한 장마철 기간 동안 골프장 내 법면은 폭우를 이기지 못하고 수차례 유실됐다.

    장맛비가 법면을 유실시켰고 배수관로 마저 파손시켰다. 이어 지표수가 법면을 자극하면서 토사유식이 발생했다.

    심지어 빗물이 토지 안으로 침투해 토층이 흘러내리는 붕괴 토사유식 그리고 지표수가 맨홀로 유입되지 않고, 그 주변에 유출돼 침하 현상을 악화시켜 침수하자를 불러일으켰다.
    • 서희건설이 시공한 곳에서 법면유실과 배수관로 파손 등의 하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기사 속 골프장과 관련 없음. (사진=연합)
    아무리 장마철이라고 하지만 다른 유명 골프장에서는 이를 감안해 법면과 배수관로를 보다 튼튼하게 시공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다. 반면 당시 서희건설이 시공한 이 골프장의 법면유실과 배수관로 파손에 따른 피해로, 이에 대한 하자보수를 위해 상당한 비용이 나갈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발주처는 하자가 발생하자 서희건설이 아닌 다른 하자보수 전문 업체에 의뢰했다. 이 업체로부터 골프장 법면부 유실 등에 대한 하자보수를 받아 10억원 이상의 비용을 지급했다.

    그 중 서희건설 측이 시공한 1홀부터 18홀까지 그리고 홀외 공사 부분을 하자보수한 비용은 무려 약 7억 5000만원에 달했다. 총 하자보수 비용에서 8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 셈이었다.

    사실 주택의 경우 다수의 사람들이 매일 생활하는 곳인 만큼, 아무리 유명 건설사에서 제대로 짓는다고 하더라도 하자보수 요구가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입주자들이 초기 하자보수를 해놔야 자신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주택 시공사들은 하자보수 요구를 적어도 한 번 이상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골프장은 체육시설이자 기타 설비가 많지 않은 관계로, 완공 후 ‘관리’가 필요할 뿐 하자보수 공사를 하거나 이에 대한 추가 비용을 지급할 일이 그리 많지는 않다.

    물론 이 역시 시공사가 얼마나 제대로 공사를 했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다른 곳도 아닌 골프장 법면에 하자가 생겼다면 이는 시공상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다.

    이에 발주처는 서희건설 측이 시공한 부분에서의 하자로 생긴 보수비용에 대한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서희건설 측은 발주처가 하자보수 전문 업체로부터 보수 받은 부분은 자신들뿐만이 아닌, 다른 업체가 공사한 부분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발주처가 지적한 하자가 서희건설 자사가 시공한 부분에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는 명확한 근거가 있냐는 설명이었다.

    특히 발주처가 다른 회사를 통해서도 서희건설 측이 기존에 시공했던 부분에 관해 보완시공 내지 추가시공을 했기 때문에, 당시 하자가 서희건설의 부실시공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지적이었다.

    또 서희건설 측은 골프장 공사 과정에서 발주처 측이 다른 업체를 고용해 공사한 부분도 있었다는 점을 들어, 관련 하자가 자신들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서희건설 측의 이런 주장은 일리는 있었다. 다만 발주처 입장에서는 서희건설이 처음부터 완벽하게 시공했더라면, 타사에 보완시공 내지 추가시공을 할 필요는 없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사건 골프장에서 서희건설은 1홀부터 18홀까지 그리고 홀외 공사까지 했으므로, 법면에서 발생한 하자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도 지고 있었다.

    이 사건은 결국 법정공방으로까지 번졌고, 법원은 골프장 발주처가 두 하자보수 전문 업체에 의뢰해 실행한 하자보수 공사를 서희건설 측 시공상 하자로 인한 보수라고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바라봤다.

    다만 서희건설이 이 사건 골프장 조성 공사에서 토목공사와 건축공사, 조경공사 등 전반적 공사를 수급받아 진행한 것은 사실이었고, 법원은 이 부분에 주목했다.

    서희건설 측은 공사 과정에서 발주처가 자신들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들도 고용해 공사를 진행했기에 공사 과정에서 누가 하자에 실질적 기여를 했는지 알 수 없다는 취지였지만, 이 부분은 설득력이 떨어졌다.

    해당 업체들은 골프장에 잔디식재공사나 레이크공사, 전기케이블이나 조명탑을 설치하는 공사를 수행했을 뿐이었다.

    특히 법면유실과 맨홀주변 침하, 배수불량 등의 하자가 이들 나머지 업체들이 아닌, 서희건설 측이 주 시공을 맡았던 부분에서 발생했다.

    이에 법원은 “하자보수 내역과 공사 시행 위치나 공사 방법 및 공사 내역 등에 비춰볼 때 당시 하자가 서희건설이 아닌 나머지 업체가 시행한 부분에서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라고 판시했다.

    결국 법원은 이 부분 발주처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서희건설이 발주처에 일부 하자보수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주문을 내렸다.

    당시 서희건설의 태도는 자신들의 책임을 다른 업체들에게도 전가해 그 강조를 축소시키려는 의도로 보일 여지가 있었다.

    물론 서희건설 입장에서는 골프장 시공을 제대로 했고, 완공 후 하자 부분은 부득이한 천재지변과 골프장 측 관리 소홀 등의 문제로도 볼 수 있었다. 서희건설로서도 다소 억울한 부분을 찾아볼 수 있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법원으로부터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지만, 발주처는 서희건설을 상대로 한 당시 소송에 있어 골프장 공사대금을 부당하게 많이 받아갔다며 이에 대한 반환을 요구하기까지 했었다.
    •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사진=연합,서희건설)
    그만큼 해당 골프장 공사에서 발주처가 서희건설 측의 시공 결과에 대해 충분히 만족한 것은 아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다행히도 양측의 소송은 일부 승소 및 패소로 겨우 마무리될 수 있었고, 현재 해당 골프장은 지역 내 이용자들로부터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

    다만 처음부터 골프장에 있어 어떤 부분에 하자가 많이 생기고, 때문에 해당 부분에 보다 심혈을 기울여 시공을 했더라면 하자보수와 관련해 발주처와 얼굴 붉힐 일도 없었다는 지적이다.

    얄궂게도 서희건설은 이 사건 골프장 시공 이후 토목사업 중 골프장 조성 공사를 맡았다는 소식은 들려오고 있지 않은 상태다.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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