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 ‘에너지 솔루션 사업’, 한 고객의 원성 산 이유
  • SK텔레콤 과실에 솔루션커녕 막대한 매출 하락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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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입력시간 : 2019.02.01 09:31:02 | 수정시간 : 2019.02.08 16:53:03
    • SK텔레콤이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 효율화 솔루션 사업이 과거 설비공사 과정에서의 과실로 고객에 큰 피해를 끼쳤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연합)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SK텔레콤이 과거 치명적 과실로 에너지 효율화 솔루션 사업의 고객에 큰 피해를 끼쳤던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지난 2000년대 말부터 국내 기업들은 스마트 가전이나 태양광, 전력저장장치, 전기차 등 에너지 효율화를 지향한 기술 사업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당시 이 에너지 효율과 관련된 사업에는 IT 업체들이 경쟁하듯 뛰어들었는데, SK텔레콤이 선두 주자 중 한 곳이었다.

    SK텔레콤은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생산 공장을 지닌 기업을 중심으로 맞춤형 에너지 시스템을 제공하는 프로젝트인 ‘에너지 효율화 솔루션 사업’을 추진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1년 클라우드 빌딩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각 기업의 공장과 산업체 특성에 맞게 개발했다. 이어 2013년부터는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선보이며 석유화학, 식품, 전자제품 등을 취급하는 기업체들의 생산 공장에 해당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지난해 SK텔레콤은 현대자동차의 생산 공장에 에너지 효율화 솔루션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최태원 SK 회장이 미래 성장 동력확보를 위한 과제 중 하나로 에너지 신산업을 꼽았고, 그중 SK텔레콤의 에너지 관리 솔루션 사업 역시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도에서 호텔을 운영하던 A씨도 SK텔레콤의 에너지 효율화 솔루션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한 사람이었다. A씨는 지난 2015년 여름 자신이 운영하던 호텔에 SK텔레콤의 에너지 효율화 솔루션을 받기로 결정했다.

    해당 솔루션은 호텔의 기존 에너지 사용 시설을 에너지 절약 시설로 성능 개선, 개조, 대체, 보완하는 것을 목적으로, 호텔 내외부 설비에서 발생하는 각종 에너지의 사용 내역 등을 실시간으로 수집ㆍ분석해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는 등의 장점이 있었다. A씨는 이런 장점들에 계약 체결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A씨와 SK텔레콤은 솔루션 장비의 설치기간 및 사업기간을 계약 시점으로부터 각각 약 3달과 5년으로 협의했다. 이후 SK텔레콤은 A씨의 호텔에 설치돼 있던 기존 냉동기를 고효율 히트펌프로 그리고 빙축열 탱크를 수축열 탱크로 교체하는 등 고효율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냉난방 열원설비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했다.

    SK텔레콤은 그해 겨울 설비 설치공사를 마무리했는데, 곧바로 A씨에게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졌다.

    당시 호텔 식당과 로비 그 밖의 부대시설에서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한겨울에도 실내 온도가 10도 전후로 유지되는 일이 발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호텔 투숙객들의 빗발치는 항의를 받았을 수밖에 없었고, 심지어 일부 투숙객들로부터는 숙박비와 식대 등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태까지 생겼다.

    그는 호텔 고객 감소가 심각하게 우려되자 급히 대형 히터를 구입해 내부에 설치했다. SK텔레콤 측에서도 A씨가 문제를 제기하자 호텔에 냉난방기 및 에어컨을 추가로 설치했지만, 이후 겨울마다 실내 온도가 충분히 높아지지 않았고 고객들의 항의는 매년 계속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A씨는 SK텔레콤을 상대로 에너지 효율화 솔루션 사업 계약에 대한 사업금액 일부를 지급할 수 없으며, 솔루션 설비 설치공사 후 호텔의 수입이 대폭 감소한 만큼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구한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법원 “SK텔레콤의 채무 불이행으로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어”

    약 2년 반의 법정공방 끝에 법원은 지난달 말 이 사건 1심 선고에서 A씨 측의 청구 사항 대부분을 받아들이는 판단을 내렸다. 이 사건 재판에서 전문 감정인의 감정을 통해 밝혀진 사실이지만, SK텔레콤 측의 A씨 호텔 내에서의 설치공사 과정에는 심각한 과실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A씨 호텔에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원인은 SK텔레콤이 기존 설비와 맞지 않은 설비를 새롭게 설계 및 설치하면서 발생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SK텔레콤 측은 공사 중 새로운 냉난방 열원설비로 히트펌프와 수축열 탱크를 설치했다.

    • 법원은 SK텔레콤 측의 설비 설계 및 설치 과정에서의 과실로 A씨 호텔에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사진=연합)


    이들 설비에서 나온 온수는 호텔 내 기존에 설치돼 있었던 냉난방 실내기인 FCU(팬코일유니트)에 공급돼 난방 시설을 가동시킬 수 있었다. 이 FCU는 난방 시 입구 수온이 반드시 60℃ 이상으로 공급돼야 실내 온도를 높일 수 있도록 설정돼 있었다.

    그러나 SK텔레콤이 설치한 히트펌프와 수축열 탱크의 온수 출구 온도는 모두 약 45℃로 FCU의 난방을 발생시킬 수 있는 조건인 60℃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당연히 A씨 호텔에는 난방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시 말해 SK텔레콤은 기존 FCU의 입구 수온 조건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온수 출구 온도가 45℃에 불과한 열원설비를 설계 및 설치했고, 법원은 이것이 A씨 호텔에서 발생한 난방 불량의 원인이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이런 원인과 결과가 A씨와 SK텔레콤이 계약한 사업의 목적에 반하며, SK텔레콤의 계약상 채무 불이행으로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법원은 A씨의 SK텔레콤에 대한 에너지 효율화 솔루션 사업 계약의 일부 사업금액의 지급 의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물론, SK텔레콤은 자사 귀책으로 인한 A씨 호텔의 수입 감소에 대해 배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 측은 이 사건 재판 과정에서 A씨 호텔의 경우 단순 시공만 계약 내용에 포함시켰을 뿐, 일정한 냉난방 수준을 달성하기로 한 것은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이런 SK텔레콤 측의 입장을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실 A씨와 SK텔레콤이 맺었던 계약서에는 에너지 효율화 솔루션 사업이 단순 시공이 아닌, 앞서 언급했듯이 에너지 절약 시설로 성능 개선, 개조, 대체, 보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

    이 사건 재판부는 “에너지 절약 시설로 대체한다 함은 당연히 호텔 운영에 적합한 수준의 냉난방을 유지함을 전제로 에너지를 종전보다 절약하는 시설로 교체한다는 의미”라며 “적합한 냉난방을 제공할 수 있는 열원설비를 시공할 것을 전제로 하는 계약이 합리적이지, 어떤 설비든 무조건 교체 시공만 하면 족하다는 것이 계약 당사자의 의사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 측은 이 사건 재판에 불복해 현재 항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향후 SK텔레콤 측의 귀책이 없었다며 결과가 뒤바뀔 수 있겠지만, 현재 그룹사 오너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 솔루션 사업의 고객사와 심각한 갈등을 이어나가고 있는 점은 SK 측에 불편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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