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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2 11:47:54 | 수정시간 : 2003.10.02 11:47:54
  • [스포츠 프리즘] 골프 女帝 소렌스탐의 도전
    PGA 무대서 펼쳐지는 세기의 성대결





    “나는 정말 알고 싶다. 내 자신이 과연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도 경쟁력이 있는지…." 지난 1월 이렇게 외치며 출사표를 던졌던 골프여왕 아니카 소렌스탐(33·스웨덴)에게 결전의 날이 다가왔다. 무대는 22∼25일 텍사스주 콜로니얼CC에서 열리는 미프로골프(PGA)투어 콜로니얼대회.



    지난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1승(통산 43승)의 대기록을 세운 소렌스탐이 이번에는 남자마저도 꺾을 수 있을 것인가. 전세계 골프계의 이목은 1945년 LA오픈에 출전했던 데이브 자하리아스 이후 58년만에 PGA무대에서 펼쳐지는 성대결에 쏠려 있다.






    PGA무대 58년만의 성대결





    PGA무대 58년만의 성대결 관심이 얼마나 대단한지 성전(性戰)이 시작되기 전부터 장외 설전이 후끈 달아올랐다.



    남자 세계랭킹 7위 비제이 싱(피지)은 13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소렌스탐과 한조가 되면 경기를 포기하겠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소렌스탐 때문에 남자 출전자 한 명이 줄었다. 소렌스탐이 예선 탈락하기를 바란다”고도 주장했다.



    싱은 또 1998년 ‘여자 존 댈리’ 로 불리는 로라 데이비스(영국)가 출전한 비공식 남녀대회인 슈퍼투어 결과를 거론, “당시 데이비스는 나보다 39타나 뒤졌다. 소렌스탐도 마찬가지일 것이 뻔하다”고 단언했다.



    싱은 다음달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지만 소렌스탐 출전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선수는 그 뿐이 아니다. 닉 프라이스(짐바브웨)는 “소렌스탐의 PGA출전은 상업적인 냄새가 난다”고 지적했고, 스카트 호크(미국)는 “PGA와 LPGA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비꼬았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나는 출전하지 않는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하지만 이에 기죽을 소렌스탐이 아니다. 오히려 “우승할 수 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렌스탐은 15일 미국LPGA투어 숍라이트클래식 홍보를 위한 인터뷰에서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으므로 신경쓰지 않겠다. 누구에게도 감정이 없다. 관심이 이렇게 클 줄 예상하지 못한 내가 순진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술 더 떠 “내가 남자대회에서 정상에 오를 수도 있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어쨌든 지금 상황에서 관심의 초점은 하나다. 소렌스탐이 정말 잘할 수 있을까. LPGA에서는 천하무적이이지만 그렇다고 남자의 상대가 될 수 있을까.



    물론 의견이 분분한 것은 당연하다. 우선 대회 코스를 들어 해볼만하다는 견해가 있다. 콜로니얼CC(파70)는 총 길이가 7,080야드로 PGA투어대회 코스 중 결코 짧지 않은 곳. 그러나 도그레그 홀이 많아 컴퓨터 아이언 샷을 구사하는 소렌스탐에게 매우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소렌스탐은 지난해 그린적중률 79.7%로 남자 1위인 타이거 우즈(74.0%)를 능가한다.



    또 그린 앞에는 벙커가 거의 없어 볼을 굴려서 온그린시킬 수 있는 점도 남자 프로들에 비해 비거리가 짧은 소렌스탐에게는 어드벤티지가 될 수 있다. 소렌스탐에 우호적인 필 미켈슨은 “20위 이내에는 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 선수 중 최장타자로 꼽히는 로라 데이비스는 "소렌스탐은 당연히 컷 오프를 통과할 것이다. 또 우승하지 않으면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의 경쟁력을 높이 샀다.






    전문가들 “예선통과면 성공”





    그러나 대부분의 골프 전문가들은 고개를 내젓는다. “예선만 통과해도 성공”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대다수다. 가장 큰 이유는 짧은 비거리 때문이다.



    비록 올들어 10야드 정도 늘었다고는 하지만 소렌스탐의 지난해 드라이버 샷 평균 비거리가 265야드로, 남자로 치면 랭킹 196위에 불과하다. 남자 랭킹 60위 선수와 비교해도 거리가 30야드 이상 차이가 난다.



    특히 그린이 단단하고 빠른 PGA투어대회 코스 특성상 남자들이 7,8번 아이언을 잡을 때 5번 아이언이나 7번 우드를 빼들어야 하는 소렌스탐으로서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골프칼럼니스트인 멜러니 하우저는 “소렌스탐이 1년에 단 한번 US여자오픈에서나 경험하는 딱딱하고 빠른 그린이 바로 PGA투어의 평균 그린”이라며 “예선통과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타이거 우즈는 “대회 코스가 어렵기 때문에 컷만 통과해도 대단한 일”이라며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명예에 해가 될 수 있다”고 痔浩杉?



    또 소렌스탐이 심리적 부담을 떨쳐낼 수 있을 지도 관건이 된다. 골프가 멘탈게임임을 감안할 때 대중과 언론의 엄청난 관심 속에서 과연 자기 페이스를 잃지 않고 제기량을 발휘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우승도 가능하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소렌스탐도 쉽지 않은 승부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2월부터 체력 훈련과 대회 코스답사를 통해 철저한 준비를 해왔다. 3월에는 대회 장소인 콜로니얼CC에서 1997년 이 대회 우승자인 데이비드 프로스트(남아공)와 동반 라운드를 하며 ‘코스공략법’을 전수 받았다.



    바로 그 전 주에는 타이거 우즈와 18홀을 돌며 적응 훈련을 하기도 했다.






    2년전부터 적응훈련





    2년 전부터 강도높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왔던 그는 올 동계훈련에서는 달리기와 자전거타기 에어로빅 킥복싱 등 다양한 방법으로 근력과 함께 유연성을 키웠다. 하루 수 백번씩 윗몸 일으키기와 아령 들기, 역기 운동을 통해 남성못지 않은 탄탄한 몸매를 가꿨다.



    “나에게는 분명 모험이다. 하지만 남자들과도 충분히 어깨를 겨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만약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너무 기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실망하지는 않겠다. 생애 길이 남을 최고의 경험인 만큼 콜로니얼로의 여행을 즐기겠다.” 소렌스탐의 기개있는 다짐이다.



    그의 역사적인 도전이 성공할 것인가. 아니면 참담한 패배로 끝날 것인가. 22일부터 시작되는 콜로니얼 대회에서 천부적인 한 여자골퍼의 치열한 도전과 그 결과를 우리 모두 지켜보자.



    박진용기자 hub@hk.co.kr


    입력시간 : 2003-10-0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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