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영화 되돌리기] 언터처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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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1.20 16:05:17 | 수정시간 : 2003.11.20 16:05:17
  • [영화 되돌리기] 언터처블
    불가촉(不可觸)의 카리스마



    영화 속의 경찰은 흔히 법을 잘 지키지 않는다. 간혹 지나치게 양심적이고 안정적인 경찰은 오히려 일을 방해하는 천덕꾸러기가 될 뿐이다. 영화 속 경찰들의 이러한 실정법을 넘어선 무소불위함은 사실 관객들의 지원이 있기에 가능하다. 관객들은 영화에서만큼은 범죄자들이 법에 의한 형식적인 처벌보다는, 차라리 속 시원한 주먹 한방을 맞기를 바란다.

    노골적인 권선징악이라도 있어야 무전유죄, 유전무죄하는 갑갑한 이 사회의 현실을 벗어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로는 주인공이 범죄자 이상으로 또는 비슷하게 잔인해지기도 하는데, 그것마저 관객의 동의를 얻어내는 영화가 있다. 범죄자를 죽음으로 심판하기도 하면서 권선징악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며 관객에게 안도감을 선사하는 영화, 바로 ‘언터처블’이다.

    20세기 초 금주령이 내려진 미국. 영화는 알 카포네라는 전설적인 악당과 매수된 경찰들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네 사람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시작부터 마피아의 폭탄테러에 10세 소녀가 잔인하게 희생당할 만큼 영화 속 시카고는 악랄한 범죄조직에 속수무책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재무성에서 내려온 앨리엇 네스(캐빈 코스트너)는 알 카포네에 매수된 경찰들 사이에서 마피아조직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다. 순경이지만 어딘가 비범해 보이는 노(老)경찰 짐 말론(숀 코네리)과, 뛰어난 사격수 조지 스톤(앤디 가르시아), 회계사 월레스(찰스 마틴 스미스)와 함께 독자적인 팀을 이룬 네스는 이들과 함께 ‘언터처블(건드릴 수 없는 자들)’이라 불리우며 마피아 소탕에 놀라운 성과를 거둔다.

    하지만 네 명의 수사관들은 스티븐 시걸이나 브루스 윌리스처럼 주인공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죽지않는다는 영화 속 끌리세를 거부함으로써 관객들에게 팽팽한 긴장감을 전해준다. 특히 짐 말론이 죽어갈 때의 카메라의 시선에서 느껴지는 공포는 이 영화의 감독 브라이언 드 팔마가 과연 공포영화의 거장 히치콕의 적자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영화의 또 다른 재미는 바로 배우들이다. 알 카포네 역할을 로버트 드 니로가, 그것도 앞머리를 밀고서 맡았다는 것부터 예사롭지 않다. 방망이를 휘둘러 부하 조직원의 머리를 부숴버리는 모습은 드 니로의 팬이 아니라도 기억에 남을 것이다.

    뛰어난 연륜의 짐 말론 역은 ‘이보다 잘 어울릴 수 없는’ 숀 코네리가 맡았다. 너무 잘 어울려서 일까? 숀 코네리는 88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 조연상을 받았다. 가장 핵심적인 주인공 앨리엇 네스 역은 바로 케빈 코스트너이다. ‘늑대와 춤을’(1990) 이전의 케빈 코스트너라는 점은 꼭 기억하길 바란다.

    그리고 ‘판관 포청천’의 ‘전조’와 같은 역할의 명사수 조지 스톤은 바로 앤디 가르시아이다. 화려한 이 배우들의 16년 전 모습 역시 색다를 것이다.

    배우 뿐만 아니라, 음악은 엔니오 모리꼬네라는 거장이 맡았다. 특히 시카고 거리가 흘러가며 흐르는 배경음악은 관객을 흥분시키는 매력이 있다. 88년 아카데미 시상식에 음악상 후보에 오르기도 하였다. 또 마를린 반스 역시 의상 디자인 후보에 올랐는데, 흥미로운 사실은 조르지오 알마니가 영화 속 의상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를 더욱 즐겁게 즐기기 위해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은 말론과 월레스 그리고 증인을 잃은 네스가 새로운 증인을 찾기 위해, 스톤과 함께 찾아간 유니언 기차역에서의 총격씬이다.

    물론 “영화사의 교과서격인 ‘전함 포템킨’에서 차용한 장면으로…” 라고 얘기를 시작했다가는 “또 그 계단 장면 얘기야? ” 라며 짜증을 내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므로 넘어가기로 한다. 대신에 앨리엇 네스처럼 계속 시계를 보며 초조하게 그 장면을 즐기라고 권하고 싶다.



    정선영 자유기고가 startvideo@hotmail.com


    입력시간 : 2003-11-2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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