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옥션, 전두환 일가 소장품 경매 새 역사 쓰나
  • 블루칩 작가 김홍주 '꽃 그림' 시리즈 등 소장 가치 높은 수작 많아
    대통령 일가 소장품 향후 가치 높아질 수
    100% 가까운 경매율 새로운 기록 세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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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기자 jjpark@hankooki.com
입력시간 : 2014.03.07 20:26:24 | 수정시간 : 2014.03.07 23:43:55
    2000전두환 전 대통령 미납추징금 환수를 위한 압류미술품의 마지막 경매가 열린다. 미술품 경매사 K옥션은 3월 12일 전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 시공사 대표가 소장해왔던 미술품에 대한 경매를 서울 신사동 사옥에서 개최한다.

    이에 앞서 K옥션은 지난해 12월 열린 첫 경매에서 100% 낙찰률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거둔 데 이어 지난 2월 온라인으로 진행한 '전재국 미술품 컬렉션' 경매에서도 낙찰률 100%를 보여 이번 마지막 경매를 통해 경매 역사가 새로 쓰여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블루칩 작가 김홍주 작품 망라

    이번 경매에는 중견작가 김홍주의 작품 25점을 비롯해 변종하의 '들꽃',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상'을 제작한 조각가 김영원과 조덕현ㆍ권여원ㆍ김창영 등 중진작가들의 수작, 전두환 전 대통령의 글씨 등 97점이 나온다.

    이번 경매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김홍주 작가의 '꽃 그림' 시리즈다.

    김홍주는 어떤 사조에도 편승하지 않고 오로지 회화에 대한 독특한 시각과 접근을 통해 회화의 본질적인 문제를 탐구해 온 작가로 1970년대 초부터 개념미술을 표방하는 전위예술단체 S.T(Space and Time) 그룹시절 개념미술에 관심을 가지며 미술을 시작했고, 80년대는 풍경 및 인물을 지도처럼 나열하는 글씨 그림을, 90년대 후반부터는 꽃 그림 연작에서 배경을 과감히 생략해 꽃잎 또는 나뭇잎 하나만을 화폭에 가득 채워넣은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그리기' 테크닉에 대한 탁월한 이해와 세련된 감각이 결합돼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으며, 금호미술관, 로댕갤러리(현 플라토 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등 국내 주요 갤러리와 미술관을 비롯해 후쿠오카 시립미술관(일본), 퀸즈 미술관(미국) 등 해외의 유수 미술관에서도 전시를 개최했다.

    이번 경매에는 1970년대부터 2000년까지 그의 주요작품 25점이 총망라돼 출품된다. K옥션 관계자는 "꽃 그림 연작이 경매에서 거래된 적이 거의 없고 이번이 마지막 경매이기에 되도록 작품을 모두 팔기 위해 추정가 폭을 크게 책정했다"며 "현재 꽃 그림 연작은 화랑 등 전시장에서 1억원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작가의 수작 출품돼

    이번 경매에는 한국적 이미지를 새롭게 탐구한 변종하의 '들꽃'이 출품된다. 이 작품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근현대회화 100선' 전시와 오는 4월부터 6월까지 부산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될 전시 출품작으로 변 작가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작가의 마음 속에 담긴 감수성을 한국적인 이미지와 결합해 아름다운 색채로 표현한 '들꽃'은 단순한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생명체로서 의미를 지닌다. 변종하 작품의 입체감은 표현하려는 소재를 두꺼운 판자로 오려 붙이거나 혹은 석고로 부조를 만들어 덧붙이거나 파낸 후에 표면 전체를 마대천으로 감싸 그 위에 물감을 칠하므로 드러나게 된다. 이러한 작업은 화면에 두꺼운 질감과 입체감을 부여함으로써 서정성과 회화성을 동시에 지내게 된다.

    또한 김영원, 이일호, 강관욱, 류인 등 실력있는 조각가들의 작품도 여럿 출품된다. 김영원 작가는 현재 홍익대 조소과 교수로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상'을 제작했으며 '인체'라는 일관된 테마로 독창적이면서도 밀도있는 작업을 해왔다. 1970년대 후반부터 실물크기의 남성 누드를 소재로 인간 내면의 모습을 형상화한 '중력, 무중력'시리즈를 선보여 왔다.

    같은 홍대 출신 조각가인 류인은 제 1회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제 1회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선정 우수창작상 등을 수상한 실력파 작가로 남성의 육체, 그 중에서도 인체의 특정 부위를 왜곡 변형한 표현주의 색채가 짙은 조각을 통해 현대인의 소외와 고독, 구원에 대한 의지를 담는데 주력해 평단의 주목을 받아 왔다.

    이일호는 단순하고 간결한 형태의 인간 형상과 에로티시즘 미학의 세계에 관심을 기울여 온 작가로 두 사람의 신체구조를 상하, 좌우의 위치로 연결시키면서 세우고 눕혀 놓는 등의 구성으로 고독한 존재인 인간 사이의 정신적, 육체적 사랑과 정서의 교감을 표현하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휘호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12월 K옥션 첫 경매에서 전 전 대통령의 서예 '고진감래(苦盡甘來)'가 추정가 100~200만원에 출품돼 1,1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이번 경매에는 '雪後始之松栢操 事難之后丈夫心(눈이 내린 후에야 송백의 푸르른 지조를 알고, 일이 어려워진 후에야 사람의 마음을 안다)' 등의 서예 작품이 추정가 150만~400만원에 출품된다.

    미술시장 활성화 계기 마련

    이번 경매는 전두환 전 대통령 미납추징금 환수를 위한 마지막 경매라는 데 의미가 있지만 침체된 미술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국내 미술시장은 2008년 이래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옥션은 지난해 12월 '전재국 미술품 컬렉션'첫 경매에서 낙찰률 100%라는 경이로운 실적을 거둔 데 이어 지난 2월 온라인 경매에서도 작품이 100% 판매됐다. 낙찰률 100%는 국내 경매는 물론, 해외 경매 역사에서도 찾기 어려운 결과다.

    미술계에서는 '전재국 미술품 컬렉션'경매가 오랜 미술시장의 침체에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옥션 관계자는 "경매 당시 최근 몇 년간 거래가 없던 고객에다 새 고객까지 포함해 평소의 두 배나 되는 인파가 몰렸다"고 말했다. K옥선 경매에서 작품을 구입한 한 컬렉터는 "현장 열기가 대단했다. 몇 년 만의 경험이었다"며 "그동안 얼어붙었던 미술시장에 변화가 오는 조짐을 느꼈다"고 말했다.

    미술시장 관계자들은 "외국에선 미술품의 '족보'를 중시한다"며 "이번 경매 작품이 전직 대통령 일가의 소장품이란 점에서 향후 가치가 높게 평가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경매를 위한 프리뷰 전시는 콜렉터와 관객들을 위해 10ㆍ11일 밤 9시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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