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만 큰 교체·발령… KBS 아나운서의 난
  • 중견들 업무 무관한 곳 배치… 일방적 MC교체 뒷말 나와
    퇴사자 출연 제안 반발 불러 프리랜서 선언 아나운서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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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지기자 jay@hankooki.com
입력시간 : 2014.04.21 11:41:25 | 수정시간 : 2014.04.21 11:41:25
    • 아나운서 피켓 시위에 나선 KBS 새노조
    노현정과 강수정. 2000년대 중반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린 간판 아나운서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과거 KBS 소속이었으며, 현재 활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한때 스타 아나운서들을 줄줄이 배출했던 KBS가 최근 내홍을 겪고 있다.

    한석준 아나운서는 부친상으로 자리를 비운 황정민 아나운서 대신 15일 KBS 라디오 '황정민의 FM대진행'를 진행했다. 한 아나운서는 이날 위재천 KBS 기자와 '간추린 모닝뉴스' 코너를 진행하던 중 국정원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급히 수습에 나섰지만, 그에 대한 비난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결국 엄지인 아나운서에게 바통을 넘겨줘야 했다.

    한 아나운서의 사건은 일종의 해프닝처럼 마무리됐지만, 최근 KBS 아나운서들을 둘러싼 일련의 상황들과 종합하면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최근 잇따른 프리랜서 선언으로 인재가 유출되고, 각종 잡음으로 뒤숭숭한 KBS 아나운서들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달 초 중견 아나운서 5명이 기존 업무와 상관없는 부서로 배치되며 논란이 됐다. 그동안 스포츠 중계를 도맡아온 서기철 조건진 전인석 아나운서는 각각 인재개발원과 시청자 본부 총무국 수원센터운영부과 편성본부 편성국 2TV 편성부로 발령 받았다. 박영주 아나운서는 글로벌 한류센터 KBS 월드사업부로, 김관동 아나운서는 정책기획본부 기획국으로 발령 받았다.

    비슷한 시기 KBS 1TV '6시 내고향' MC가 급작스럽게 바뀌었다. 그 동안 진행을 맡아온 가애란 아나운서가 갑자기 하차하고, 김솔희 아나운서가 투입된 것. 제작진은 MC 교체 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됐다며 사측에 일방적인 인사 방침에 항의했다. 지난해 가을 개편 당시 발생한 KBS 1TV 'TV쇼 진품명품' 사태와 유사한 상황이다.

    • 조우종
    KBS는 해명에 나섰다. KBS는 "아나운서 5명에 대한 인사는 시니어 인력 효율화를 위해 이뤄졌다. 상위직급의 비효율화를 막기 위해 적정 인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인사다"라면서 "'6시 내고향' MC 교체는 봄 개편과 함께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MC 교체와 선정과정에서 CP와 팀장들과의 협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속내를 들어다 보면 얽히고설킨 이해관계들이 드러난다. 복수 노조를 허용하는 KBS에서는 새 노조 2012년 출범했다. 당시 가입 아나운서는 20명이 되지 않았다. 현재 새 노조 조합원 중 아나운서는 총 32명이다. 지난해 벌어진 'TV쇼 진품명품' 사태가 일종의 쇼크로 작용한 것이다. 고급인력인 아나운서를 언제나 '대체 가능한' 인력으로 대한 사측의 태도가 그들을 움직이게 했다. 또한 전현무 영입 시도가 이들을 또 한번 흔들었다.

    퇴사자인 전현무는 KBS로부터 2014 브라질월드컵 캐스터 제안을 받았다. KBS는 프리랜서 선언을 한 아나운서에 대해 3년간 자사 프로그램 출연을 제한하고 있다. 2012년 KBS 떠난 전현무가 3년을 채우지 않았음에도,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는 사실은 KBS 아나운서들의 반발을 일으켰다. 노조를 불문하고 말이다. 이후 전현무는 이미 고사한 사안이었다고 알렸지만, 사태는 일파만파 커졌다. 그는 결국 다른 프로그램 기자간담회에서 "워낙 많은 일들이 친정(KBS)에서 벌어지고 있어 마음이 불편하다"고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아쉬운 것은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에 KBS를 떠나는 아나운서들이다.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들어 이들을 양성한 KBS로서는 손해가 막심한 일이다. 그럼에도 지난 달 이지애 이지연 아나운서가 퇴사 소식을 알렸다. KBS를 떠나 현재 프리랜서로 활발한 활동 중인 전현무 박지윤 김경란 최송현 등도 최근 몇 년 사이 KBS를 떠난 간판 아나운서들이다.

    그로 인한 인력 부족도 심각하다. 6월 월드컵을 앞두고 MBC는 자사 출신 김성주를, SBS는 배성재 아나운서를 주력 캐스터로 내세우고 있다. KBS가 선택한 조우종 아나운서는 이들에 비해 경험이 부족한 편이다. 젊은 아나운서를 육성하는 일은 권장할만하지만, 캐스터는 지식만큼이나 연륜이 요구되기에 KBS로서는 불안한 선택이다. 월드컵은 방송사가 막대한 광고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MBC가 자사 아나운서 대신 퇴사자 김성주를 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 왼쪽부터 박지윤 전현무
    KBS의 올해 목표는 숙원사업인 '수신료 현실화'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집안 내부를 먼저 정리하는 일이 우선으로 보인다고 방송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 왼쪽부터 강수정 노현정
    • 전인석
    • 서기철
    • 가애란
    • 박은영
    • 김경란
    • 한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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