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삐따기의 영화보기] 배우 외모에 걸맞는 배역을 맡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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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9.18 07:00:18 | 수정시간 : 2017.09.18 07:00:18
    40. 타이프캐스팅(Typecasting, acting)

    TV, 영화 혹은 연극 등에서 특정 배우에게 강한 개성을 바탕으로 특별한 배역 연기를 맡기는 과정(typecasting is the process by which a particular actor becomes strongly identified with a specific character).

    ‘그 타이프에는 그가 어울려!’라는 확신을 받고 있는 배우는 대타를 구할 수 없을 만큼 독자적인 연기 영역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

    ‘타이프캐스팅’은 ‘특정한 역할을 떠올려 관객들에게 친숙함을 확대 시킬 수 있어 자연스런 흥행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언급되고 있다.

    ‘코미디’ ‘서부극’ ‘범죄 형사물’ ‘공포’ 등은 타이프캐스팅이 가장 빈번하게 진행되고 있는 장르이다.

    이와는 반대로 감독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순종적 이미지로 각인된 여배우에게 독기 서린 악역을 맡긴다거나 정극 배우에게 코믹 연기, 혹은 품위를 발산해 왔던 중년 남자 배우를 비열하고 파렴치한 배역을 맡겨 고정된 캐릭터에서 탈피하도록 과감한 시도를 펼치는 것은 ‘어게인스트 타이프 against type’라고 한다.

    메릴 스트립, 007 제임스 본드 피어스 브로스넌이 <맘마 미아! Mamma Mia!-The Movie>(2008)를 통해 발군의 가창력을 발산한다든지 오드리 헵번이 <티파니에서 아침을 Breakfast at Tiffany's>(1961)에서 기타를 치며 주제곡 ‘Moonriver’를 불러주었던 것도 바로 ‘어게인스트 타이프’의 일종으로 풀이 되고 있다.

    주연급 배우들의 경우는 해당 연기자의 배역에 맡은 역할을 찾아서 적재적소에 맡기는 ‘캐스팅 디렉터 a casting director’가 존재하고 있다.

    반면 소규모 프러덕션이나 집단으로 출연 시킬 경우에는 연기자들을 공급하는 ‘캐스팅 에이전시 casting agencies’가 나서고 있다.

    1920-40년대 스튜디오 시스템이 전성기를 구가할 때는 대형 영화사들은 다수의 연기자들을 전속으로 묶어 둔 뒤 제작되는 영화에 출연하도록 의무화 시켰다.

    이런 배역 낙점에 대해서는 ‘센트럴 캐스팅 central casting’이라고 지칭했다.

    ‘센트럴 캐스팅’은 ‘전속 배우들이 가장 자신 있는 배역에 즉각 출연할 수 있어 제작비를 절감 시킬 수 있고 * 연기자 관리가 용이 * 관객들이 출연 배우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감 등을 제공한다는 잇점을 갖고 있었다.

    연기자가 전작을 히트 시켜 시리즈가 제작됐을 경우 자연스럽게 그 배역에 다시 출연 시키는 과정도 포함된다.

    ‘타이프 캐스팅 Typecasting’은 연기자에게 부족한 점이나 혹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재능을 발산하게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1966년부터 방영되기 시작해 최근에는 장편 극영화로도 각색되면서 40여년 이상 장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타 트렉 Star Trek>은 가장 성공적인 타이프 캐스팅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제임스 T. 커크 선장역의 윌리암 샤트너(William Shatner)를 필두로 해서 소포크 사령관역의 레오나드 니모이(Leonard Nimoy), 닥터 레오나드역의 디포레스트 켈리(DeForest Kelley), 몽고메리 스코티 스코트역의 제임스 두한(James Doohan), 니요타 우라역의 니셀레 니콜스(Nichelle Nichols) 등은 최적의 배역을 맡아 <스타 트렉>이 한 세대를 뛰어 넘어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주역이 된다.

    TV 드라마에서 아담 웨스트(Adam West)는 배트맨(Batman)역, 클레이튼 무어(Clayton Moore)와 조지 리브스(George Reeves)는 각각 론 레인저(the Lone Ranger), 슈퍼맨(Superman)역으로 각인돼 ‘브라운관 황금 시대 the Golden Age of Television’를 개척해 나간다.

    하지만 ‘타이프캐스팅’으로 굳어진 이미지 때문에 연기 변신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있다.

    조지 리브스는 프레드 진네만 감독의 <지상에서 영원으로 From Here to Eternity>(1953)에서 메이론 스타크 상사(Sergeant Maylon Stark)역으로 출연했는데 관객들이 그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저기 슈퍼맨이다! There's Superman!’라고 소리 치는 바람에 최종판에서 삭제되는 불운을 겪는 일화를 남긴다.

    구 소련 배우 미하일 겔로바니(Soviet actor Mikheil Gelovani)는 <위대한 여명 The Great Dawn>(1938) <레닌 인 1918 Lenin in 1918>(1939) <맹세 The Vow>(1946) <베를린 함락 The Fall of Berlin>(1950) <잊을 수 없는 1919년 The Unforgettable Year 1919>(1952) 등에서 스탈린으로 출연했다.

    총 12편의 영화에서 독재자 요셉 스탈린(Joseph Stalin)역으로 출연해 ‘기네스 북 the The Guinness Book of Movie Facts and Feats’에 타이프캐스팅 분야의 신기록 보유자로 등재된다.

    몇몇 배우들은 자신을 가두고 있는 고정 역할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동안의 이미지와 상반되는 배역을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감독의 경우도 흔히 ‘파격적인 변신을 요구하면서 비이성적인 역할을 요구해 관객들에게 신선한 반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런 연기자들의 배역 변신 시도에 대해 업계에서는 ‘플레잉 어게인스트 타이프 playing against type’ 혹은 ‘캐스팅 어게인스트 타이프 casting against type’라고 칭하고 있다.

    ‘어게인스트 타이프 역할 Playing against type’로 인기몰이를 했던 대표적 사례는 다음과 같다.

    * 세르지오 레오네(Sergio Leone) 감독은 도덕적이고 모범적 영웅으로 각인됐던 헨리 폰다(Henry Fonda)를 돈 때문에 무고한 주민들을 무참히 죽이고 부하들을 위험에 빠트리는 새디스틱 악한(sadistic villain)으로 변신 시킨다.

    폰다가 무명 총잡이(찰스 브론슨)와 대적하는 악당 프랭크역으로 헨리 폰다를 내세워 히트작으로 만든 작품이 서부극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웨스트 Once Upon a Time in the West>(1968)이다.

    * 팀 버튼(Tim Burton) 감독이 마이클 키튼(Michael Keaton)을 브루스 웨인 혹은 배트맨으로 출연 시켜 어두운 액션 드라마로 만든 것이 <배트맨 Batman>(1989).

    키튼은 데뷔작 <뉴욕의 사랑 Night Shift>(1982)을 필두로 해서 <미스터 마마 Mr. Mom>(1983) <사랑의 탈출 Touch and Go>(1986) <위험한 트릭 The Squeeze>(1987) 등 주로 코미디물에서 재능을 발휘해 온 것에 비해 분노와 정의감에 사로 잡혀 있는 배역은 처음이었다.

    * 미남 배우 키퍼 서덜랜드(Kiefer Sutherland)는 테러리스트 진압 요원으로 출연한 <24>(2001)에 이어 출연한 폭스 TV 장수 시리즈 <터치 Touch>에서는 헌신적인 싱글 아버지이자 새디스트적 집착증을 갖고 있는 인물로 출연했다.

    * 감독 패티 제킨스(Patty Jenkins)는 생계를 위해 창녀로 일하다 변태 손님을 우발적으로 죽인 뒤 미국 최초 여성 연쇄살인범으로 전락한다는 에일린 우노스의 실화를 다룬 <몬스터 Monster>(2003)의 비극적 히로인역에 글래머 미녀 배우 샤를리즈 테론(Charlize Theron)을 캐스팅 2004년 아카데미 여우상을 따내도록 수완을 발휘한다.

    * 커트 러셀(Kurt Russell)은 1960-70년대 디즈니사 제작 가족 코미디 영화에 단골로 출연하면서 연기 경력을 구축한 배우. 존 카펜터(John Carpenter) 감독의 <뉴욕 탈출 Escape from New York>(1981). 미국 대통령 전용기가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된다. 정보부는 연방 은행을 털다 종신형을 선고 받은 범죄자를 사면 조건으로 급파한다. 특수부대 출신이지만 범죄자로 전락한 스네이크가 테러리스트를 진압해 한때의 전과를 털어 낸다. 이 배역에 커트 러셀이 캐스팅돼 카리스마 연기자로 변신하는 디딤돌이 된다.

    * 마이클 만(Michael Mann) 감독은 <콜래트럴 Collateral>(2004)에서 꽃미남 스타 탐 크루즈를 냉혹한 청부 킬러 빈센트역으로 기용해 연기 변신을 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한다. 탐 크루즈는 코믹 재능꾼 벤 스틸러가 주연 겸 메가폰을 잡은 <트로픽 썬더 Tropic Thunder>(2008)에서는 제작비를 탕진한 감독을 혹독하게 추궁하는 자린고비 제작자로 출연해 웃음을 선사한다.

    * 장난스런 후덕한 외모 덕분에 코믹 드라마 단골 출연자인 탐 행크스(Tom Hanks). 샘 멘데스 감독의 <로드 투 퍼디션 Road to Perdition>(2002)에서는 마피아 보스의 양아들이자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아 죽음의 천사라는 악명을 듣고 있는 프로 킬러 마이클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 엠마 왓슨(Emma Watson)은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Harry Potter and the Sorcerer's Stone>(2001)에서 해리 포터와 절친 관계를 맺는 호그와트 마법학교 입학 동기 헤르미온느역을 맡아 청춘 스타로 부상한다.

    그녀는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블링 링 The Bling Ring>(2013)에서는 할리우드 탑 스타들의 명품을 전문적으로 터는 불량스런 절도범으로 출연해 10대 악녀들의 일탈 행각을 보여준다.

    * 짐 캐리(Jim Carrey)는 <에이스 벤츄라 Ace Ventura>(1994) <덤 앤 더머 Dumb & Dumber>(1994) <마스크 The Mask>(1994)) 등을 통해 과도한 얼굴 표정과 제스추어를 내세워 코믹 단골 배우로 각인된다.

    하지만 <트루먼 쇼 The Truman Show>(1998)에서는 일거수일투족을 TV 카메라 앞에 감시 당하는 샐러리맨 트루먼역,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2004))에서는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해 심적 고통을 당하는 소심한 남자 조엘역을 열연해 진중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임을 증명 시킨다.

    * 아담 샌들러(Adam Sandler)는 어리숙하고 주책스런 배역을 맡아 코미물의 잔재미를 선사한 배우. <펀티-드렁크 러브 Punch-Drunk Love>(2002)에서는 알콜 중독에 시달리는 의기소침한 남자, <레인 오버 미 Reign Over Me>(2007)에서는 2001년 9.11 테러로 아내와 어린 딸을 잃고 감정적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업가역을 맡아 심금을 울려주는 중후한 연기력을 발산한다.

    * 브루스 윌리스(Bruce Willis)는 코미디물 <문라이팅 Moonlighting>으로 스타덤에 오른 이후 <다이 하드 Die Hard>에서는 끈질긴 뉴욕 형사, <식스 센스 The Sixth Sense>에서는 죽은 사람을 보게 되는 어린 아이의 심리적 치료를 맡은 아동 전문 심리학자로 변신한다.

    변신을 시도하는 연기자들 틈바구니 속에서 성룡(Jackie Chan), 이연걸(Jet Li), 스티븐 시갈(Steven Segal), 장-클로드 반 담(Jean-Claude Van Damme) 등은 액션 전문 연기, 찰리 채플린(Charlie Chaplin)을 비롯해 크리스 터커(Chris Tucker), 크리스 락(Chris Rock) 등은 코미디 장르 단골 출연자로 각인된 이미지를 고수하면서 인기 영역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경기(영화칼럼니스트) www.dailyo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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