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삐따기의 영화보기] 혹독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재현한 유럽 영화인들의 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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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12.04 07:00:14 | 수정시간 : 2017.12.04 07:00:14
    혹독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재현한 유럽 영화인들의 분투기

    50. 시적 리얼리즘(Poetic Realism)

    ‘1930년대 프랑스에서 시작된 영화 운동 a film movement in France of the 1930s’.

    액션 모험 영화에 치중하고 있는 할리우드와 차별성을 앞세운 프랑스 영화인들은 ‘현실에 기반을 두고 벌어지는 다양한 문제 및 예술적 가치를 중시하는 제작 태도’를 취하면서 유럽 각국 영화계에 큰 감화를 제공한다.

    미술계에서 먼저 유행했던 ‘프랑스 인상주의 French Impressionism’ 및 ‘구 소련 몽타쥬 Soviet Montage’ 스타일에서 힌트를 얻었다.

    영화 학자들은 ‘리얼리즘의 재탄생 recreated realism’ 혹은 ‘사회적 리얼리즘 다큐멘터리의 접근 approaching the "socio-realism of the documentary’ 등으로 규정해 주고 있다.

    장 르노와르(Jean Renoir), 장 그레밀롱(Jean Grémillon), 장 비고(Jean Vigo), 자크 ㅍ이더(Jacques Feyder), 자크 프레베르(Jacques Prévert), 삐에르 체널(Pierre Chenal), 마르셀 카르네(Marcel Carné) 감독 등이 주도한다.

    ‘시적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영화들은 * 가난한 노동자, 범죄인, 실직자 등 사회 비주류 인생들이 펼쳐 놓는 일상 * 사랑에 빠지지만 배신 당하고 * 죽음에 대한 환멸 * 서민들의 고충 및 생활상에 대한 세밀한 묘사 * 역경에 처한 주인공들이 의지력을 앞세워 난관을 극복 * 소시민들의 애정 풍속도 * 사회 제도의 불합리성에 유머를 가미 시킨 풍자와 고발 * 공허한 이론적 논리에 대한 이성적인 비판 * 세상 풍경을 시종 동정적 시선으로 조망 * 무참히 허물어져 버린 희망 등을 단골로 채택해 공감을 넓혀 나간다.

    르네 클레어 감독의 <파리의 지붕 밑 Under The Roofs Of Paris / Sous Les Toits De Paris>(1930).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 청년의 일화를 다룬 작품.

    알베르역을 맡은 알베르 프레장(Albert Préjean)은 ‘20살 무렵이 되면 봄이 꽃피네, 헛되지 않게 사랑을 해야지, 공기는 맑고 하늘은 푸르네, 그녀는 안돼요하면서 몸을 맡기네, 파리의 하늘 밑에서 승리자가 되는 것은 사랑 뿐’이라고 동명 주제곡을 열창해 주어 ‘시적 리얼리즘’ 영화의 출발을 선언한다.

    이어 감독, 작가, 배우로 활약했던 장 르노와르(Jean Renoir)는 ‘시적 리얼리즘’ 사조(思潮)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구해 훗날 이태리 네오리얼리즘(Italian neorealism), 프랑스 뉴 웨이브(French New Wave) 영화 운동이 발아(發芽)되는 단초를 제공하게 된다.

    유명한 인상주의 화가(the famous Impressionist painter) 피에르 어거스트(Pierre Auguste)의 아들로 태어나 예술적 감수성을 갖추게 된 르노와르 감독은 시나리오 작가로 영화계에 입문해 배우, 감독으로 한 시대를 풍미하게 된다.

    후작 부인, 젊은 비행사, 아버지 친구, 하녀 및 하인 등 신분을 떠난 여러 남녀의 치정극을 묘사한 <게임의 규칙 La Regle Du Jeu>(1939) 및 <하녀의 일기 The Diary Of A Chambermaid>(1946) <해변의 여인 The Woman On The Beach>(1947) 등을 통해 이해 관계에 얽혀 있는 인간 풍속도를 그림 같은 미장센을 배경으로 펼쳐 주어 ‘시적 리얼리즘’의 대표작으로 등극 시킨다.

    장 비고 감독의 <라딸랑뜨 L'Atalante>(1934)는 다혈질의 젊은 선장이 갓 결혼한 신부를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배려하는 진실된 사랑의 가치를 일깨워 간다는 사연을 담아 공감을 얻어낸다.

    연기자 중에는 장 가방(Jean Gabin), 미쉘 시몽(Michel Simon), 시몬 시뇨레(Simone Signoret), 미쉘 모르간(Michèle Morgan) 등이 스타덤에 오른다.

    탈영병 장과 우연히 만난 넬리에게 연정을 느낀다.

    그때 넬리는 양아버지 자벨과 건달 뤼시엥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었던 상황.

    장은 자벨을 죽이고 선박을 예약해 넬리와 도피를 시도하지만 이들 커플에게는 확실하지 않은 암울한 미래가 대기하고 있을 뿐이다.

    이같은 사연을 담은 작품이 마르셀 카르네 감독, 장 가방 주연의 <안개 낀 부두 Port of Shadows / Le Quai Des Brumes>(1938). ‘시적 리얼리즘’을 언급할 때 늘상 거론되는 수작이다.

    ‘시적 리얼리즘’의 전성기는 약 10여년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이 영화 사조는 ‘지난 시절에 대한 향수와 삶의 고통 nostalgia and bitterness’에 천착한 스타일을 비롯해 강한척 하지만 소심하고 상처 받는 반영웅적 남성 주인공, 행복과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나서지만 사회 제도 및 주변 환경 등에 막혀 불행한 종말을 맞는 스토리 등을 숱한 감독들에게 영향을 끼친다.

    이태리의 루키노 비스콘티(Luchino Visconti)를 필두로 해서 로베르 브레송, 자크 드미, 아녜스 바르다, 아톰 에고이안,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 등이 이 영화 사조의 저력을 이어갔거나 진행 중인 연출가들로 공인 받고 있다.

    이경기(영화칼럼니스트) www.dailyo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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