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삐따기의 영화보기> 영국 북부 노동자의 척박한 환경, 영화로 고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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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7.09 07:00:13 | 수정시간 : 2018.07.09 07:00:13
    80. 프리 시네마(Free Cinema)

    ‘프리 시네마 Free Cinema’는 1950년대 중반 영국에서 발원된 다큐멘터리 운동 a documentary film movement that emerged in England in the mid-1950s’.

    ‘다큐멘터리 정신 부활, 영국 노동자들의 일상을 가감 없이 묘사한다’는 것이 발원 주요 목적이었다.

    프랑스 누벨 바그 운동에 앞서 전개된 영국 다큐 영화계 혁신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1956년 2월 5일 런던 국립 극장(the National Film Theatre)에서 3편의 단편 영화를 상영하는 프로그램 ‘프리 시네마’에서 용어가 유래된다.

    당시 상영된 프로그램은 앤더슨의 <오, 꿈의 나라 O, Dreamland>(1953), 북 런던 우드 그린 재즈 클럽 일상을 담은 라이즈, 리차드슨의 <엄마는 허락하지 않아 Momma Don't Allow>(1956), 런던 이스트엔드의 부두 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농아자 데니스 혼의 작업 일지를 담은 혼과 마제티 공동 감독의 <함께 Together>(1956) 등이다.

    ‘프리 시네마’는 정치, 사회적 선전 메시지나 의도적인 상업성을 노린 시도는 하지 않는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용어로 알려진다.

    린제이 앤더슨(Lindsay Anderson), 카렐 라이즈(Karel Reisz), 토니 리차드슨(Tony Richardson), 로렌자 마제티(Lorenza Mazzetti) 등이 주도한다.

    태동 전후의 상황은 이러했다.

    -1930-40년대 영국 다큐멘터리 개척자 존 그리어슨(John Grierson), 프랑스 감독 장 비고(Jean Vigo) 등의 연출 방식에서 감화를 받았으며 비슷한 시기에 태동한 시네마 베리테(the cinéma vérité), 다이렉트 시네마 운동(Direct Cinema movements)와 유기적 협조 관계를 맺는다.

    -토니 리처드슨(Tony Richardson), 카렐 라이츠(Karel Reizs), 린지 앤더슨(Lindsay Anderson) 등은 16mm, 흑백, 휴대용 조명, 헨드-헬드 카메라, 사운드트랙 후시 녹음 등의 방식으로 영국의 소외된 청년 혹은 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단편 기록 영화를 꾸준히 제작해 온다.

    -선전 선동 의미에 방점을 두고 있었던 기존 영국 다큐 선전 영화에 반기를 들고 <오, 꿈의 나라 O, Dreamland〉(1955)를 공개하면서 영국 모던 시네마 운동이 발원됐음을 선포한다.

    -<오, 꿈의 나라>는 영국 마게이트 오락 공원(the Margate's amusement park)을 찾아온 수많은 관람객들의 모습을 통해 즐거움 선사하는 공간이 각자의 입장에 따라 여러 모습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냉소적 시각으로 묘사해 주고 있는 작품이다.

    -프리 시네마는 1956년 런던 연극 극장에서 공개된 런던 일반 주거 지역 실태를 담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타이틀이었다.

    -프리 시네마가 주창한 다큐멘터리 형식, 특징, 주제 의식을 선도한 작품은 카렐 라이츠의 〈램베스 소년 We Are the Lambeth Boys〉(1959)이다. 극중 록큰롤을 즐겨 듣고 무스바른 머리, 착 달라 붙는 바지, 깔끔한 상의 슈트 등을 즐겨 착용하는 일단의 젊은이들을 등장 시켜 ‘테디 보이 teddy boys’의 출현을 알린다.

    -프리 시네마는 기성 체재에 대한 반론을 제기했던 ‘분노한 젊은이들 The Angry Young Men’ 운동과 정서적 유대관계를 맺는 동시에 포드 자동차(Ford Motor Company)의 재정적 후원을 등에 업고 위세를 확산 시켜 나간다.

    -반항적인 젊은 세대, 성적 억압에서 벗어날려는 재기발랄한 여성, 중산층들의 가시적인 일상의 허점 등을 고발해 공감을 얻어낸다.

    -프리 시네마를 주도했던 영화인들은 당시 경제적으로 낙후됐던 북부 소외 지역을 주요 배경지로 택해 지역 사투리를 그대로 사용해 현실감을 증폭 시킨다.

    -미들랜즈(Midlands) 지역 자전거 공장 노동자 일상을 다룬 카렐 라이츠의 〈토요일 밤 일요일 아침 Saturday Night Sunday Morning〉(1960), 토니 리처드슨의 〈꿀맛 A Taste of Honey〉(1961) 등은 이런 장르 사조를 충실히 반영한 작품으로 인정 받는다.

    -노동자 계급을 늘상 괴롭혔던 빈곤 문제 및 개발 현장에서 소외됐던 소도시주민들의 문제는 프리 시네마의 단골 소재로 채택된다.

    -기성 영국 영화가 단란하고 품위 있는 중산층을 겨냥해 현실과 괴리된 내용을 고수한 것에 반발해 고단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노동자 계층의 고민을 담아내 공감의 폭을 넓혀 나간다.

    -품위가 돋보이는 런던 상류층, 남부 귀족층의 일화와는 전혀 다른 갖지 못한 자들의 절박한 실상을 추적하는데 앞장 섰던 카렐 라이츠는 ‘프롤레타리아트 영화 선동자’라는 따가운 질책도 듣는다.

    -나레이션 사용은 철저히 배척한다.

    -실험영화기금 수혜자였던 샐리 포터, 토니 스코트, 데릭 저먼, 피터 그리너웨이, 테렌스 데이비스 등은 훗날 상업 감독으로 각자 한 몫을 해낸다.

    -프리 시네마는 열약한 현실에 순응하고 있는 영국 서민들의 삶은 경제 위기와 정치적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고 주장해 런던 식자층의 불만을 초래한다. 이런 논조 때문에 일부 비평가들은 ‘부엌 싱크대 멜로드라마 Kitchen sink melodrama’라는 비난조의 용어를 붙어 준다.

    ‘프리 시네마’는 기성 영화 제작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소액 투자금과 소재 선택 등에서 자유로움을 보장 받는다.

    또한 ‘영국 실험 영화 기금 the British Film Institute's Experimental Film Fund’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창작 열의를 발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받게 된다.

    다큐에서 출범한 ‘프리 시네마’는 50년대 후반부터 사회 고발 성향의 극영화로 영역을 확산 시킨다.

    토니 리차드슨 감독은 대학 졸업 후 겪는 힘겨운 일상을 묘사한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Look Back in Anger>(1959)에 이어 <토요일 밤과 일요일 아침 Saturday Night and Sunday Morning>(1960) <장거리 주자의 고독 The Loneliness of the Long Distance Runner>(1962) 등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영국 정치, 사회에 분노감을 갖고 있는 젊은이들의 초상을 공개해 공감을 얻어낸다.

    대지주 올워디 가문의 양자로 입양된 톰 존스.

    여성 편력으로 방탕한 일상을 보내다 강도 누명을 받고 교수형 처벌을 받기 직전 올워디의 조카라는 것이 밝혀져 목숨을 건지게 된다는 <톰 존스 Tom Jones>(1963)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따내면서 영국이 유럽 영화 강국 입지를 얻게 된다.

    이어 린제이 앤더슨(Lindsay Anderson) 감독은 영국 사립 학교의 엄격한 규율에 반기를 들고 교직원들에게 테러를 가한다는 학생들의 발칙한 혁명 모의를 다룬 <이프 If>(1969)를 공개해, 프리 시네마의 정점을 보여 주었다는 칭송을 듣는다.

    ‘프리 시네마’가 내건 표어 ‘태도는 스타일은 의미한다. 스타일은 태도를 뜻한다 An attitude means a style. A style means an attitude’는 체코 뉴 웨이브, 뉴 저먼 시네마,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주도한 ‘도그마 95 선언’ 등이 발현되는 토대가 된다.

    이경기(영화칼럼니스트) www.dailyo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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