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예> ‘미스터 션샤인’ 김은숙 vs ‘라이프’ 이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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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9.03 07:01:22 | 수정시간 : 2018.09.03 07:01:22
    두 드라마 작가 ‘열정과 냉정 사이’

    뜨거운 마력의 김은숙 작가 ‘미스터 션샤인’서 매 장면이 명대사

    이수연 작가 ‘라이프’서 선도 악도 분명치 않은 냉철한 현실 감각

    ‘열정과 냉정 사이’ 2018년 하반기 대한민국 드라마 업계를 쥐락펴락하고 있는 두 드라마 작가의 행보를 표현해주고 있는 단어다. tvN ‘미스터 션샤인’의 김은숙 작가와 JTBC ‘라이프’를 집필한 이수연 작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전혀 다른 스타일과 호흡을 지닌 두 작가는 역시나 결이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키며 매주 토요일부터 화요일까지의 시간을 ‘매직타임’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미스터 션샤인’ 매 장면이 명대사… 뜨거운 ‘말의 힘’을 가장 잘 아는 김은숙 작가의 마력

    ‘내 안에 너 있다’(SBS ‘파리의 연인’) ‘나 너 좋아하냐?’(SBS ‘상속자들’) 등 주로 로맨스 장면에서 포텐을 터트린 김은숙 작가의 언어유희가 섞인 명대사는 ‘미스터 션샤인’에서는 거의 매 장면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미스터 션샤인’은 구한말을 배경으로 미국 군인 신분으로 조국에 돌아온 유진 초이(이병헌)와 명망 높은 양반가의 애기씨 고애신(김태리)을 중심으로 당시 시대적 갈등 속에 로맨스를 녹여낸 작품이다. 로맨스에 능한 김은숙 작가의 장점을 십분 살리면서도 한반도를 둘러싼 역사적 소용돌이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로맨스와 코미디, 역사극다운 진중함과 드라마 본연의 가벼움과 재미를 줄다리기하듯 자유자재로 오가면서도 이야기의 무게감을 잃지 않고 있다.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눈깔사탕처럼 포장은 달달하지만 그 안의 메시지는 가볍지 않은 균형미를 갖추고 있는 것. 그러한 점은 때로 시구의 운율 같은 리듬감 넘치는 대사 속에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다. ‘귀하가 구하는 조선에는 누가 사는 거요? 백정은 살 수 있소? 노비는 살 수 있소?’(극중 고애신을 향한 유진 초이의 말) 같은 대사는 당시 비참했던 민중의 삶을 보여주는 동시에 의병활동을 하면서도 자신보다 신분이 낮은 이들에 대한 생각에는 미치지 못했던 고애신을 일깨워주는 장면이다.

    그러면서도 주특기인 로맨스 장면도 잊지 않는다. 영어를 막 배우기 시작한 애신을 대상으로 언어유희가 펼쳐지는 장면은 압권이다. ‘러브가 무엇이오.…벼슬보다 좋은 거라 하더이다. /…헌데 혼자는 못 하오. 함께 할 상대가 있어야 해서./그럼 같이 하지 않겠소? /총 쏘는 거보다 더 어렵고 그보다 더 위험하고 그보다 더 뜨거워야 하오.’ (극중 애신과 유진초이의 대화 중) 같은 대사는 능수능란하게 언어를 다루는 김 작가의 내공을 가늠케 해 준다. 이처럼 ‘미스터 션샤인’은 드라마의 모든 재미 요소를 다양하게 오가면서 시청자들에게 마치 종합선물세트를 받는 듯한 기분을 안겨 주고 있다.

    ‘라이프’ 선도 악도 분명치 않은 냉철한 현실 감각

    ‘라이프’는 퇴근 후 소파에 누워 편안함을 즐기며 쉽게 볼 만한 드라마는 아니다. 사람들이 말하기 불편해 하는 것, 그렇기에 진실에 가까운 한국 사회 여러 폐부를 가감없이 보여주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데뷔작인 tvN ‘비밀의 숲’ 단 한편으로 드라마 업계에 큰 충격을 안기며 등장한 이수연 작가는 두 번째 작품에서도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았다. 전작에서 검사 사회와 재벌과 정치권력 등 한국 사회 기득권의 모습을 소름끼칠 만큼 사실적이면서도 구멍 하나 없는 완벽한 대본으로 완성시킨 그는 이번에는 의료업계로 눈길을 돌렸다.

    종반부로 향하고 있는 ‘라이프’는 의료사고, 의료보험 수가, 환자를 대상으로 한 병원의 영리 추구 행위 등 논쟁을 촉발시킬 만한 현실 사회의 실제 이슈들을 다루며 드라마의 외피를 쓴 시사고발 프로그램 같은 독특한 존재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라이프’는 대학병원을 배경으로 지키려는 자와 바꾸려는 자의 신념이 병원 안 여러 군상 속에서 충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기업의 대학병원 인수 이후 벌어지는 여러 사건이 작품의 핵심 줄거리다. 얼핏 보면 정의와 거대자본의 싸움 같지만 ‘라이프’ 속 인물들은 결코 절대 선이거나 절대 악이 아니다. 자본에 의학의 가치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의사 오세화(문소리)는 한편으로는 자신의 기준에 실력이 미치지 못하는 이들은 가차없이 내치는 엘리트주의로 무장한 인물이다.

    반면 병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표로 부임한 구승효(조승우) 사장은 효율성이 아닌 인간의 기본권을 위해 병원이 해야 할 일에 조금씩 마음이 흔들린다. 이렇듯 입체적인 인물 표현과 더불어 현실감 넘치면서도 완벽한 짜임새로 직조된 ‘라이프’는 냉철하면서도 새로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이끌고 있다.

    장서윤 스포츠한국 기자 ciel@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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