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락산 학림사, '천년 고찰' 설경에 젖다
  •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창건… 곳곳엔 폭포수
    '학이 알을 품은 산세'라고 학림이라 불려
    본당에 오르는 양 옆길 눈덮인 나무들 절경
    만세 부르는 원숭이 석상은 '해탈'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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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신성순 여행작가 sinsatgat@hanmail.net
입력시간 : 2013.12.31 07:01:01 | 수정시간 : 2014.01.03 17:41:26
    • 수락산 학림사라는 현판이 걸린 해탈문.
    서울특별시 노원구와 경기도 의정부시 및 남양주시에 걸쳐 수락산이 솟아 있다. 해발고도 638미터로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제법 덩치가 크고 우람하며 주로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암산이다. 북한산, 도봉산, 불암산과 더불어 서울 북부지역의 4대 명산으로 꼽히며 많은 등산객들의 사랑을 받는다. 불수도북이라고 하여 불암산-수락산-도봉산-북한산을 잇는 종주 산행을 즐기는 산악인들도 많다.

    조선 영조 때의 실학자 신경준이 정리한 <산경표>는 수락산을 "백두대간에서 뻗어 내린 한북정맥에 속하는 산"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또한 1530년(중종 25년) 편찬한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불암산 서북쪽에 있다"고 하였으며, 1757년(영조 33년)~1765년(영조 41년)에 펴낸 <여지도서>는 "포천 축석령에서 남쪽으로 뻗어 나온 산"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수락산(水落山)은 "물이 굴러 떨어진다"는 뜻으로 불리는 이름이다. 맑은 골짜기 곳곳에서 금류폭포, 은류폭포, 옥류폭포 등의 폭포수가 쏟아져 내려 그런 이름이 붙었다. 또는 산봉우리 형상이 흡사 목이 떨어져 나간 것 같다고 해서 수락(首落)이라고 일컬었다가 한자 표기가 달라진 것이라는 설도 있다.

    산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이 수락산은 여름철에 사랑받는다. 시원한 계곡과 폭포에서 더위를 씻기에 그만인 까닭이다. 하지만 겨울철의 수락산도 개성적인 매력을 간직하고 있다. 눈이 많이 내려 설경이 아름다운데다 이른 봄까지도 눈이 잘 녹지 않는 것이다.

    학이 알을 품고 있는 듯한 산세

    • 해탈에 이른 것을 상징하는 만세 부르는 석상.
    수락산 남쪽 자락에 천년고찰 학림사가 들어앉아 있다. 671년(신라 문무왕 11년) 원효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진 가람으로 고려 공민왕(재위 1351∼1374년) 때 나옹화상 혜근이 수도했다고 전해진다. 1597년(조선 선조 30년) 정유재란으로 소실된 것을 1624년(인조 2년) 무공이 중수했다. 이후 여러 차례의 중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며 지금은 나한신앙을 중심신앙으로 하는 도량으로 유명하다.

    절 이름인 학림(鶴林)은 주변의 산세가 마치 '학이 알을 품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 또한 불가에는 석가모니가 입적할 때 주변에 있던 두 그루의 나무, 즉 사라쌍수(娑羅雙樹)가 하얗게 말라 죽어 백학처럼 변해 그 숲을 '학림'이라고 일컫는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에 따라 학림은 불자들의 이상세계를 상징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수도권 전철 4호선 당고개역에서 내린 다음, 30분 남짓 걸으면 학림사에 다다른다. 완만한 오르막길 양 옆으로 늘어서 있는 키 큰 나무들이 흰 눈으로 덮여 있어 한결 정취를 더해준다. 학림사 본당에 이르기 전에 약사전을 만난다. 학림사 약사전은 여느 사찰의 약사전과는 달리 입구에 홀로 외롭게 떨어져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약사전 안에는 서울시 문화재자료 제32호인 석불좌상이 안치되어 있다. 중생들을 질병으로부터 보호하고 생명을 지속시킨다는 약사여래불이다. 조선시대 석불조각의 특징 그대로 네모난 얼굴에 감은 눈과 옅은 미소가 토속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학림사 약사전은 병을 치료하는 효험이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익살스러운 원숭이 석상들이 눈길 끌어

    • 수락산 일원은 겨울 설경이 일품이다.
    잠시 후 해탈문을 지나 학림사 경내로 들어선다. 여느 사찰의 일주문을 학림사에서는 해탈문이라고 부른다. 해탈문에서 청학루까지는 긴 층계가 드리우는데 그 사이에 놓인 익살스러운 원숭이 석상들이 눈길이 끈다. 귀와 눈, 입을 막은 석상을 지나 마지막에는 만세를 부르는 원숭이 석상과 만난다. 사악한 것은 듣지도 말고, 보지도 말 것이며, 말하지도 말라는 뜻이다. 만세 부르는 석상은 그 모든 것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내는 수행을 통해 해탈에 이른 것을 상징한다.

    층계 끝의 청학루를 통과하면 탑을 중심으로 여러 전각들이 둘러친 사찰 중심부로 들어선다. 앞으로는 대웅전, 뒤로는 청학루와 설법전, 오른쪽으로는 참선하는 공간인 선불장, 왼쪽으로는 오백나한전이 있다. 탑을 가운데에 놓고 동서남북으로 건물들이 배치된 경내 풍경이 안정적이다.

    학림사에서 산길로 약 30분 거리에 있는 용굴암도 둘러볼 만하다. 1882년(고종 19년) 시아버지인 대원군의 섭정에 밀려난 명성황후가 이곳 바위굴에서 7일 기도를 드리고 나서, 다시 집정하게 되자 그 공덕을 기리기 위해 법당을 지었다고 한다. 자연동굴인 용굴암에는 나한상이 안치되어 있다. 불암산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등, 전망이 일품인 이곳은 터는 그다지 넓지 않지만 명당자리임이 분명하다.

    ▲ 찾아가는 길

    동부간선도로-동일로 227길-상원초등학교-수락산로-수락산로 4길-수락산로 2길-상계로 37길-상계로 37나길을 거친다.

    • 학림사 주변으로 펼쳐진 설경.
    대중교통은 수도권 전철 4호선 당고개역 1번 출구로 나온 다음, 30분쯤 걷는다.

    ▲ 맛있는 집

    수락산역 인근, 상계동 우방아파트 앞에 있는 수원숯불갈비(02-934-1555, 3988)는 생갈비와 수원갈비, 이동갈비, 돼지갈비 등으로 이름난 맛집으로 특히 수원갈비가 인기 있다. 전통 수원갈비의 비법에 따라 소금으로 간을 하고 설탕, 참기름, 통깨, 후춧가루, 다진 파와 마늘, 생강, 물엿 등으로 양념하여 저온에 5~10일 정도 숙성시켜 숯불로 굽는다. 입안에서 녹듯이 부드럽고 깔끔하면서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비빔냉면과 회냉면으로 내는 함흥냉면도 수준급이며, 녹각과 인삼에 갈비를 듬뿍 넣은 갈비탕도 푸짐하니 입맛을 돋운다.

    • 학림사 입구에 홀로 떨어져 있는 약사전.
    • 학림사에서 용굴암으로 가는 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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