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북마리아나 로타(Rota), 태평양이 간직한 '수줍은 생태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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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10.02 07:00:37 | 수정시간 : 2017.10.02 07:00:37
    로타는 태평양 서쪽의 고독한 생태섬이다. 북마리아나 제도의 최남단에 위치한 낙원은 이름조차 낯설다. 사이판, 티니안이 속한 북마리아나 15개의 군도 중에 로타섬은 독특한 군상을 간직한 채 웅크려 있다.

    로타의 주요 관광지는 바람과 파도가 빚어낸 자연이 9할이다. 그 사이로 태양이 저물고 새들이 몸을 낮춘다. 군도 최남단에 위치한 섬은 하루 두 차례 사이판에서 경비행기가 오갈 뿐 외지와는 단절돼 있다. 사이판이 연중 관광객들로 북적거리고, 티니안 섬이 카지노로 불을 밝히는 것을 감안하면 로타는 북태평양의 속살을 간직한채 수줍게 숨어 있다.

    지치도록 푸른 바다의 배경에는 마리아나 해구가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다라는 사실을 담고 있다. 북마리아나 제도 동쪽의 마리아나 해구는 수심이 7000~8000m 깊이다. 가장 깊은 비티아즈 해연은 1만 1033m에 달한다. 육지로 치자면 에베레스트(8848m)를 품어내는 규모다.

    나홀로 비치와 송송 빌리지

    로타에서의 휴식은 해변 한곳을 독차지 하는 호사스러움에서 시작된다. 평일 한낮의 테테토 비치와 물이 솟는 기이한 지형의 스위밍홀 등은 로타를 대표하는 관광지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고요하다. 곳곳에 들어선 낚시 포인트는 로타의 오후를 풍성하게 채운다. 트롤낚시를 이용해 어른 키만한 삼치를 건져올리기도 한다. 그 생선을 송송빌리지의 단 하나뿐인 일식당에서 즉석 회로 맛볼수 있다.

    섬 사람들이 거주하는 유일한 번화가인 송송 빌리지에는 성 프란시스코 데 보르하 교회당과 묘지가 무채색으로 들어서 있다. 로타는 1600년대 초반부터 400년 가까이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고 마을 분위기 또한 스페인이나 남미의 작은 마을을 옮겨 온 듯 가지런하다. 송송 빌리지 끝단에는 ‘웨딩 케이크’를 닮은 타이핑코트 산이 무심하게 바다를 향해 뻗어 있다.

    바람과 파도가 빚어낸 절벽해안

    로타가 간직한 최대의 비경은 섬 동북쪽의 ‘아스 만모스’ 절벽이다. 이곳에서 거칠고 짙푸른 바다는 절벽을 깎고 아우성을 만들어낸다. 파도는 10m 절벽을 거슬러 올라 포말을 뿌려내며 인간의 접근을 거부한다.

    섬의 동남쪽 밀림에는 새들의 안식처인 '버드 생추어리'가 숨어 있다. 로타 주변에 서식하는 새들은 밤을 지내기 위해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못하는 절벽아래 숲으로 몰려든다. 제비갈매기, 가마우지, 군함새 등 이곳 새들의 종류는 수십여종에 달한다. 새들은 새벽이나 해질 무렵에만 벼랑 아래 둥지로 찾아들어 장관을 만들어낸다. 버드 생츄어리에서 바라보는 로타의 일몰은 커다란 감동으로 하루를 장식한다.

    태평양 전쟁때는 사이판처럼 이곳에 일본군이 주둔하기도 했다. 섬 남쪽의 일본인 대포 등은 주요 관광코스중 하나다. 예전 섬의 주요작물이었던 사탕수수를 날랐던 철로 등이 로타의 과거가 품은 소소한 유적들이다.

    로타는 자생의 섬으로 주민들은 밭과 바다에서 나는 먹거리들을 쓴다. 식수도 친환경 과정을 거쳐 자체 조달한다. 포구옆이라고 어시장이 들어서는 북적한 풍경을 만들어내는 것도 아니다. 오랜 단절은 때묻지 않은 생태의 섬을 세월 속에 잉태해 낸 셈이다.

    글ㆍ사진=서 진(여행칼럼니스트) tour0@naver.com

    여행메모

    ▲가는길=한국에서 로타까지 직항편은 없다. 아시아나 항공 등이 사이판까지 매일 운항중이며 국내선 터미널에서 로타까지 하루 2회 프리덤에어가 오간다.

    ▲숙소=섬 북단의 로타 리조트가 묵을 만하다. 거실과 함께 두 개의 침실을 갖추고 있어 가족 여행객이 머물기에 좋다. 리조트는 로타의 유일한 골프코스도 갖추고 있다.

    ▲기타정보=로타 입국때 별도의 비자는 필요 없으며 섬내에서는 영어와 달러가 통용된다, 시차는 한국보다 1시간 빠르다. 북마리아나관광청 홈페이지(mymarianas.co.kr)를 통해 다양한 현지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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