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얘들아, 이젠 아빠하고 놀자" Friend + Daddy= Frie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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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10.29 14:11:31 | 수정시간 : 2007.10.29 14:12:19
  • "얘들아, 이젠 아빠하고 놀자" Friend + Daddy= Friendy
    친구처럼 육아에 참여하는 프렌디족 크게 늘어
    아버지 모임도 급증… 자녀교육에 긍정적 영향

    회사원 이준원(41) 씨는 초등학생 아들 둘과 5살 딸을 둔 아버지다. 평균 밤 11시에 퇴근하는 그가 평일에 아이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은 거의 없는 셈. 하지만 주말에는 하루 종일 아이들과 붙어 다닌다.

    밀린 학교 이야기와 친구 이야기를 듣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준원 씨는 “매일 아이들에게 해주는 ‘허그(HUGㆍ애정을 담아 장시간 동안 포옹)’와 ‘축복기도’덕분에 오랜 시간 함께하지 않아도 아이들과 친밀도가 높다”고 자랑했다.

    김준식(48) 씨의 경우 회사에서 ‘별난 아빠’로 통한다. 매일 저녁 6시 ‘칼퇴근’은 기본. 집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다. 주말에는 가족들과 함께 봉사활동이나 여행을 간다. 찜질방과 지방 5일장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단골 여행 코스. 김준식 씨는 “술이나 외도, 도박 때문에 가정에서 갈등을 겪는 사례를 보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준원 씨와 김준식 씨와 같은 아버지가 늘어나고 있다. 친구 같은 아빠, 이른바 ‘프렌디 족’이 늘어나고 있는 것. 프렌디는 친구(Friend)와 아빠(Daddy)의 합성어다. 프렌디족의 증가는 단적으로 ‘아버지모임’ 참여에서 두드러진다.

    지난 95년 문을 연 ‘두란노 아버지학교’는 가정에서 아버지상과 역할에 대해 강연하고 방법을 토론하는 5주 교육프로그램이다. 개설부터 지난 해까지 아버지학교를 다녀간 사람은 모두 10만 명. 한 해 평균 1만명 가량 수강한 셈이다. 특히 2000년대 중반부터 그 수가 급증했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신청자가 두 배 가량 늘어 올 초부터 9월까지 수료자가 약 1만5,000명, 연말까지 약 2만 명 수료를 예상하고 있다.

    이해달 운동본부장은 “97년 외환위기로 2000년 초반 퇴직을 경험한 아버지들이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고 신청 수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두란노 아버지학교 이외에도 파파스클럽,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모임, 딸 사랑 아버지모임 등 십여 개 아버지 모임이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 초반에 생겨나 현재 운영 중이다.

    지난 9월 여성가족부가 육아데이 캠페인 2주년을 맞아 GS 칼텍스, 옥션 등의 직장인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도 ‘프렌디족’의 증가를 보여준다.

    직장인 남성 69%는 가장 되고 싶은 이상적인 아빠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고, 잘 놀아주는 아빠’를 꼽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경제적으로 든든한 지원을 해주는 아빠(14%), 사회적으로 성공한 아빠(12%)가 이상적인 아빠로 꼽혔다.

    또한 육아 참여에 대해서는 84.5%가 ‘아빠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답해 육아에 대한 아빠들의 관심이 높아졌음을 보여줬다.





    자녀와 가장 하고 싶은 일로 ‘공원산책이나 자전거 타기 등 야외놀이’를 1위(44.5%)로 꼽았다. 이와 관련,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이소희 교수는 “한국 부모들은 책 읽기, 대화 하기 등 정적인 역할은 어머니가, 공놀이, 목마 태워주기 등 동적인 역할은 아버지가 담당한다는 의식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프렌디족의 증가는 자녀 교육에 긍정적인 측면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버지가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하면 어머니만 참여할 때보다 ‘균형 있는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남서울대학교 아동복지학과 도미향 교수는 “어린 시절 자녀와 보내는 시간이 적으면 성장해서도 아버지의 부정적인 모습을 그린다”며 “어머니가 육아를 전담하는 경우 아이가 여성적으로 클 경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들의 경우 아버지를 역할 모델로 삼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어린 시절 아버지 행동을 보며 가정 내 남성의 역할과 책임 정도를 측정한다. 부모가 함께 양육에 참여할 때 일관된 교육태도를 보인다는 점에서도 아버지의 적극적인 육아 참여는 바람직하다.

    프렌디족의 증가 추세와는 별개로, 여성과 비교해 남성의 가정 내 역할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마음은 마음일 뿐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데는 제약이 따른 다는 것이다.

    도미향 교수는 “예전과 비교해 육아에 있어 아버지 참여가 늘었다고 하지만 평균적으로 볼 때는 크게 증가한 것 같지 않다”며 “맞벌이 부부의 가사노동 시간 연구 결과를 보면, 어머니는 일주일에 21시간 가사노동을 하는 반면 아버지는 4시간 정도로 어머니의 5분1 수준이 머물러있다”고 밝혔다. 아버지가 순수하게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하루에 20분이 채 안 된다는 것이 학계의 공통적인 견해다.

    여성가족부 설문조사에서도 스스로 아빠로서의 점수를 묻는 질문에 평균 59.4점이 나와 부족함을 상당히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가 한 말 중에 가장 미안하다고 느낀 것’에 대한 질문에는 41.5%가 ‘아빠 언제 와?’를 꼽았다. 또한 평일 정시 퇴근하는 횟수에 대해 51%가 ‘거의 없다’, 27%가 ‘주 1회’로 답해 잦은 야근과 술자리 등으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친구 같은 아빠’가 되기 위한 방법으로 가족여행을 가거나 놀아주는 등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이 최고라고 입을 모은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와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안정감을 느끼며 3개월에 한 번 이상은 꼭 아이들과 가까운 산이나 강으로 여행을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함께 하는 시간이 부족하다면 일터에 데려가 엄마 아빠가 무슨 일을 하는지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쉽지 않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 자녀는 부모가 하는 일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허그를 통해 교감을 나누면 사춘기를 지나서도 아이들이 부모와 쉽게 어울릴 수 있다. 일주일에 한 번이나 한 달에 두세 번, 정기적으로 ‘가족의 날’을 만들어 대화하는 창구를 만드는 것도 좋다.

    여성가족부 정책홍보팀 조성은 국장은 “설문조사에서 아빠들의 보육참여 의지는 날로 높아져 가고 있지만 이를 배려하는 사회분위기는 아직 미진한 상황”이라며 정시 퇴근문화조성 등 기업의 동참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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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시간 : 2007/10/29 14:11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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