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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2 15:18:55 | 수정시간 : 2003.10.02 15:18:55
  • [사람들] 뱅커의 마지막 자존심 지켜낼 수 있을까
    홍석주 조흥은행장, '매각'회오리로 노조·정부 사이서 고뇌



    기로에 선 ‘뱅커(Banker)의 자존심’이 흔들리고 있다. 홍석주(50) 조흥은행장. 매각에 반대하는 이 은행 노조가 6월25일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키로 한 가운데 정부도 강력대응 방침을 천명, ‘막가는’ 양측의 중간에서 속앓이가 보통이 아니다. 한때 ‘40대 행장시대’의 대표주자로 스vhxm를 받아온 그를 12일 은행장 접견실에서 만났다. 표정에서부터 답답한 속마음이 드러났다.



    “요즘 마음고생이 심하실 텐데요” “노조는 파업의 목표를 달성하겠다 주장하고 정부는 방향이 이미 정해졌다며 서로 ‘마이 웨이’만을 부르짖으니 해결점 찾기가 어렵군요.”



    정부가 은행의 일괄 매각을 발표한 이후 지난 8개월간 “흰머리가 많아졌다”고 쓴웃음을 짓는 그를 보면 정부와 노조의 틈바구니에서 깊어질 대로 깊어진 고민과 갈등을 짐작할 수 있다.



    “은행의 최고 경영자(CEO)는 주주의 대리인이자 조직을 이끌어 가는 리더입니다. 조흥은행의 마지막 행장이 되더라도 끝까지 맡은 바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매일 양측을 설득하고 있어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홍 행장이 할 수 있는 것은 설득과 인내뿐이다. “사실 제가 지금 꺼낼 카드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사실 그가 은행 매각과 관련해 정부와 노조 사이에서 목소리를 높인다는 것도 현 상황에 도무지 맞지 않는다.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보수적이면서 합리적인 판단을 생명으로 하는 ‘뱅커’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마지막으로 물었다. “남은 기간이라도 노조건 정부건 어느 한쪽 편에 서야 하는 건 아니냐”고. 그의 답변은 분명하고 완강했다.



    “아닙니다. 설사 ‘무능하다’는 소리를 듣더라도 정치인도 아닌 내가 동조할 순 없습니다. 은행을 끝까지 정상적으로 이끌어나가는데 혼신을 기울일 것입니다.” 그는 홍석주 개인만 생각하면 벌써 사표를 냈을 것이라고 했다. 매각 절차가 빨라질수록 노조의 저항도 거세지고 있다. 한발도 제대로 들이밀 수 없는 좁은 틈바구니에 낀 홍 행장은 마지막까지 ‘뱅커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는지….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입력시간 : 2003-10-0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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