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우리당 당권, 鄭·金 대권 대리전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플러스 네이버 북마크 싸이월드 공감 기사 구입 프린트 기사메일
입력시간 : 2005.03.03 13:29:12 | 수정시간 : 2005.03.03 13:30:41
  • 우리당 당권, 鄭·金 대권 대리전
    정동영·김근태측 물밑 움직음으로 분주, 당권은 대권행보와 직결



    정동영(왼쪽), 김근태



    “두 마리 호랑이가 없는 고을에서 토끼가 왕 노릇 하는 격이다.” 열린우리당의 유력한 당권주자인 문희상 의원이 출마선언과 함께 던진 말이다. 농담조로 던진 우스개이지만 정동영 통일부,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을 당의 양대 지주로 인정한 발언임에 틀림없다. 또한 ‘두 마리 호랑이’가 비록 몸은 당을 떠나 있을지라도 4.2 전당대회의 배경에는 그들 사이 대권경쟁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음을 연상케 했다.

    정 장관측과 김 장관측은 공히 “당을 떠나있는 마당에…”라며 불개입 원칙을 주장했다. 내달 10일 본선에 진출할 8명의 후보가 결정되기도 전에 서둘러 움직일 것 없다는 계산도 엿보인다.

    하지만 한 당권후보측은 “노심(盧心)은 없을지 몰라도 정심(鄭心)과 김심(金心)이 없을 수 있겠느냐”고 양측의 분주한 물밑 움직임을 인정했다. 그의 말대로 소위 ‘구당권파’와 ‘재야파’로 통칭되는 계파의 수장인 정-김 장관에게 이번 전대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전대를 통해 선출될 신임 의장의 임기가 대선을 코앞에 둔 2007년 4월까지라는 점에서 누가 당권을 거머쥐느냐에 따라 대권행보의 유불리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치 양보없는 물밑 신경전
    하기에 양측의 물밑 신경전과 세 불리기는 한치의 양보없이 전개되고 있다. 정 장관과 김 장관의 트레이드마크인 ‘실용’과 ‘개혁’이 전대 키워드로 작용하고 있는 것만 봐도 이번 전대가 양측의 대권 경쟁 대리전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정황이 뚜렷해진다.

    1기 지도부의 사퇴 파문으로 뒤숭숭하던 1월까지만 해도 신임 의장은 양측 계파의 고른 지지를 받는 절충형, 혹은 통합형 리더가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대권경쟁의 조기 가시화에 따른 출혈경쟁이 양측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당내 대권 경쟁의 맥락에서 이번 지도부가 갖는 비중을 고려해 볼 때 ‘공존’은 애당초 어려웠다.

    정 장관측은 드러나지 않는 가운데에도 ‘실용’을 매개로 문희상 의원을 지원사격하기 시작했다. 정동영계로 꼽히는 전병헌 의원이 문희상 캠프의 대변인을 맡는 등 선대위에 포진한 인사들의 면면이 이를 반증한다. 김 장관측은 일찌감치 재야파 단일후보로 장영달 의원을 내정하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장영달 캠프에는 유승희ㆍ이인영 의원 등 김 장관 측근들이 대거 결집해있다.

    양측은 그러나 특정 후보에 ‘올인’할 경우 향후 대권행보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타 후보 진영에도 지속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정 정관측은 재선그룹의 송영길 의원에게 적극적이다. 한명숙ㆍ염동연 의원과도 우호적 관계설정을 위해 타진 중이다. 일단 경선 초반 ‘문희상 대세론’이 몰아치면서 정 장관측은 하위 파트너 물색에는 비교적 느긋한 편이라고 한다.

    김 장관측은 중도성향이면서 문희상 의원과 친노직계의 표를 분할할 수 있는 한명숙 의원에게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의원측의 고민은 상대적으로 깊다. ‘메인’인 장영달 의원의 파괴력이 문희상 의원에 비해 현저히 뒤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기에 경선 초반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하고 있는 신기남 의원이 지속적으로 선전할 경우 막판 연대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는 후문이다. 사석에서 문희상 의원이 이에 대해 “적과의 동침이 현실화 될 수도 있다”고 경계심을 보인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문희상
    신기남

    문희상·신기남 의원이 복병
    이처럼 4ㆍ2 전대의 큰 흐름이 정동영-김근태 사이의 대권 경쟁을 배경에 깔고 진행되고 있는 것은 營퓽訣嗤? 경우에 따라선 새로운 대권 주자가 등장하는 돌발 변수가 생길 개연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여기에는 문희상, 신기남 의원의 복병으로 꼽힌다.

    문 의원의 경우 이번 전대에 개인적 의미도 크게 부여하고 있다. 그의 한 측근은 “지난해 총선을 통해 국회로 돌아오면서 한번, 1기 지도부에 나서지 않고 백의종군한 것이 또 한번의 ‘대통령 대리인’ 이미지를 탈색하는 계기였다면 이번에는 그 독립성을 검증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컨대 ‘비서실장’ 이미지를 털고 독립적인 대중 정치인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당 내에선 그가 올해 60세인 점을 거론하며 “그리 많은 나이는 아니지 않나. (대권) 꿈을 꾸어볼 수도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차기 정부에서의 업그레이드된 역할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아직까지 문 의원은 “대권에 대한 사심은 없다”고 부정한다.

    신기남 의원에게도 절치부심의 각오가 엿보인다. 소위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 그룹으로 통칭되며 창당 초 승승장구하던 그의 행보는 지난해 당의장 재임시 부친의 친일 경력 파문으로 불명예 낙마하며 한풀 꺾였다. 하지만 신 의원은 경선 초반 자체 조사에서 만만치 않은 지지율이 나온 점에 크게 고무돼 “(부친 문제에 대해) 당원들의 이해가 어느 정도 구해졌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출마 선언시 “개인적 명예회복 차원에서 출마한 것도 아니다”고도 말했다. 주변에선 “‘천신정 트로이카’는 오래 전에 깨졌지만 천-신 관계는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신 의원은 천 전대표와의 돈독한 관계를 강조하고 있고, 천정배 전 원내대표 측이 신 의원을 지원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요컨대 잠재적 대권후보 간의 ‘윈-윈 공조’인 셈이다. 하지만 신 의원측도 대권도전 의지에 대해선 “그런 사심을 부릴 때가 아니다”고 부정한다.

    한편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동영, 김근태 장관과 함께 대권주자로 일찌감치 여론의 주목을 받아온 이해찬 국무총리는 이번 전대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정부에서 차지하고 있는 역할 상 당 문제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고, 일찌감치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정-김 장관과 달리 섣부르게 움직일 경우 꿈도 꾸기 전에 정을 맞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경구 프레시안 기자 hifidelity@naver.com


    입력시간 : 2005-03-03 13:31

  • HOM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