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盧, '임기 단축' 카드 완전히 접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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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01.16 14:52:51 | 수정시간 : 2007.01.16 14:54:56
  • 盧, '임기 단축' 카드 완전히 접을까
    개헌 공론화 말발 안 먹혀 추진 방법 변경 불가피
    "신임 안 걸겠다"공언 불구 야당선 의심의 눈길 여전







    개헌 정국의 1라운드의 승패는 쉽게 갈렸다. 노무현 대통령의 소위 ‘원 포인트’ 개헌 제안에 정략적 의도가 다분하다고 보는 여론의 부정적 반응이 컸다. 한나라당의 문단속,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반대 입장 정리, 열린우리당의 퇴각 수순이 뒤따랐다.

    개헌 공론화를 위해 노 대통령이 가진 5부요인 회동, 열린우리당 지도부 회동, 긴급 기자회견 등은 그때마다 역효과였다. 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임기단축 가능성을 차단했고, “야당이 요구하면 당적 정리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반전되리라고 보는 관측은 별로 없다.

    당적 정리 문제가 남은 카드

    그렇다고 이런 분위기가 개헌 정국의 종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노 대통령은 개헌 추진의 진정성을 강조하면서 여론에 초연하겠다는 심중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 노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상 한번 저항에 부딪혔다고 해서 논쟁을 접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다만 추진 방법상의 변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의 연두회견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대국민 직접설득보다는 청와대 비서진의 언론사 국장단 회동 등 개별적 설득 방식으로의 전환이다.

    이와 함께 4년 연임제를 골자로 하는 개헌안도 예고대로 발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월께로 예상되는 개헌안 발의와 국회 논의과정으로 이어질 향후 개헌 정국은 청와대의 추가 카드에 따라 강도와 파급력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노 대통령이 “개헌안이 관철되지 않더라도 주어진 임기 단축은 하지 않겠다”고 했고, “개헌에 신임을 걸지 않겠다”고 못을 박은 이상 초미의 관심사이던 ‘임기를 건 승부수’는 다분히 해체된 것으로 분석된다.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제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 <연합뉴스>
    노 대통령은 선거구제 개편문제에 대해서도 “선거구제에 관한 것은 지역적 독점권을 갖고 있는 결정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에 억지로 하자고 설득할 수 없다”고 밝혀 지역구도 극복을 위한 선거구제 개편 카드도 제안될 가능성이 낮다.

    각종 시나리오의 유력 변수들을 노 대통령 스스로 거둬들임으로써 남은 카드는 무엇보다 노 대통령의 당적 정리 문제로 집중된다. 노 대통령은 “야당들이 개헌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해 온다면 탈당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치개혁의 한 업적으로 기록되기를 바라는 개헌 문제를 위해 탈당 카드는 얼마든지 유연하게 구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탈당의 조건에 “야당들이 요구해 온다면”이라는 단서를 붙여 노 대통령의 탈당 가능성은 오히려 낮아졌다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무엇보다 한나라당이 일체 개헌 논의에 대꾸를 하지 않고 있고, 민주당도 “야당 요구와 무관하게 노 대통령이 먼저 탈당을 해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한 뒤에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개헌정국 흔들 가능성

    열린우리당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많다. 최재천 의원은 “한나라당이 애초부터 개헌 논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 이상 야당의 요구를 전제로 탈당을 말한 것은 전제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제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김근태 의장 <연합뉴스>
    노 대통령이 대승적으로 탈당을 결행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만약 탈당을 한다면 2월 임시국회에서 개헌안을 발의하는 시점이나 개헌 논의가 지지부진할 때 논쟁 활성화의 지렛대로 이 문제를 던질 공산이 크다.

    탈당 문제는 특히 2월 14일로 예정된 열린우리당 전당대회 결과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열린우리당 통합신당파 4개 모임이 “노 대통령의 개헌 제안의 진정성을 보다 순수하고 충분하게 전달하고 성공적인 국정 마무리를 위해 대통령이 언급한 당적 정리를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노 대통령의 탈당과 정계개편은 관계가 없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신당 추진을 논의하는 모임이 이같이 요구함으로써 노 대통령의 탈당 문제가 다시금 당 진로 문제와 떼어볼 수 없는 이슈로 부각됐다.

    이에 따라 신당파 일각에선 “전당대회가 사실상 통합신당파의 완승으로 끝날 경우 노 대통령이 개헌을 명분으로 당적을 스스로 정리하는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신당파로서도 당 진로 문제로 노 대통령과 결별하는 듯한 모양새를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헌을 위한 노 대통령의 탈당’은 매력적인 카드다. 하지만 당 진로 문제에 대해서도 공격적인 태도를 보여 온 노 대통령이 떠밀리듯 당적을 정리할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임기단축 카드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나라당은 “임기단축 카드가 종료된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개헌의 진정성을 부각시키고 여론 관리 차원에서 지금 당장은 임기 문제에 대해 선을 그어 놨지만 개헌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언제든 꺼내들 수 있는 카드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은 일찌감치 예고한 대로 ‘당적’과 ‘임기’라는 자신이 가진 두 가지 카드를 쥐고 지속적으로 개헌정국을 흔들거나 대선 정국에 개입해 들어갈 여지가 남아 있다. 시간이 갈수록 개헌과 대선 사이의 정치적인 긴밀도가 높아진다는 점은 노 대통령에게 불리하지 않은 스케줄이다.


    입력시간 : 2007/01/16 14:53




    임경구 프레시안 기자 hifidelit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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