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재외동포 '한 표'가 당락 가를 큰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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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05.16 12:40:52 | 수정시간 : 2007.05.21 15:24:17
  • 재외동포 '한 표'가 당락 가를 큰 손?
    헌재 판결 앞둔 '재외국민 참정권'… 투표권 행사땐 대선지형 중요 변수로 작용



    정치권이 해외동포 참정권 회복 판결을 앞두고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열린 '재외국민 참정권 대토론회' 모습


    재외국민이 투표권을 행사하게 될 경우 280여만 표로 대권 향방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보일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6대 대선 투표 모습.

    “죽기 전에 내 손으로 고국의 대통령을 뽑아보는 것이 소원입니다.”지난 4월 한국을 방문한 고령의 재일동포는 한 토론회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올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참정권 인정을 요구하는 재외동포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월에는 재외국민의 선거권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예정돼 있고 그 결과에 따라 12월 대선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재외국민의 참정권’문제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현재 해외에 거주 또는 체류하고 있는 재외국민은 모두 700여 만 명. 이 가운데 재외국민등록법상 올해 대선에 참여할 수 있는 유권자는 280여 만 명으로 추산된다.

    지난 1997년 15대 대선에서 약 39만 표, 2002년 16대 대선에서 약 59만 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었던 것을 감안하면 280여 만 명에 달하는 재외국민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면 대선 지형에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재외국인 280여 만표에 달해

    일반적으로 재외국민은 외국에 거주하거나 체류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해외 일시체류자(유학생, 재외공관원, 상사주재원, 파병군인 등), 영주권자를 말하며 광의로는 시민권(외국 국적)을 취득하고 있는 해외동포를 포함시키기도 한다.

    우리 헌법 제24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서 선거권을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고, 공직선거법 제15조 1항에서도 “19세 이상의 국민은 대통령 및 국회의원의 선거권이 있다”고 규정, 19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이면 거주 지역을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보통선거권이 보장되고 있다.

    반면 절차법 규정인 공직선거법 제37조 1항(선거인 명부작성) 및 제38조 1항(부재자신고)은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국내 거주자에 한하여 부재자 신고를 할 수 있다”고 함으로써 헌법 24조 및 공직선거법 제15조 1항과 충돌하고 있다.

    즉 재외국민의 참정권 인정 범위가 논란이 되고 있는 셈이다.

    관련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헌법재판소는 재외국민의 참정권을 협의적(소극적)으로 해석한다. 즉 해외 일시체류자를 제외한 영주권자, 시민권자에게는 참정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중앙선관위는 지난해 12월 12일 재외국민 중 해외 일시체류자에게만 국외 부재자투표권을 인정하는 공직선거법 개정 의견을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 제출해 그 같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중앙선관위의 태도는 헌법재판소가 1999년 재외국민의 선거권을 인정하지 않는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제37조 1항 및 제 38조 2항)에 대한 헌법소원을 기각 판결하면서 내세운 논리에 근거했다고 할 수 있다.

    당시 헌재는 ▲재외국민의 납세와 국방 의무 불이행 ▲선거절차 행정 기술상의 문제와 국가경제의 부담 ▲선거의 공정성 ▲내국인과의 형평성 등을 기각 판결의 이유로 삼았으며 이는 재외국민 참정권 반대(혹은 축소)의 논거가 돼왔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정계 및 학계, 재외국민 참정권을 추진하는 시민단체 등에서는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축소 해석하거나 민주주의의 흐름과도 어긋난다고 반박한다.

    올 2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은 “국민의 선거권은 국방이나 납세 의무를 완수한 뒤에 인정받는 ‘시혜적’ 권리가 아니며 행정이나 재정상의 비본질적인 이유로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은 국민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재외국민의 참정권 실현은 한 민족으로서 정체성과 자신감을 회복하고 대한민국의 국가발전을 위한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해외 일시체류자는 물론, 영주권자에게도 참정권을 인정하고 12월 대선 때부터 기본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입장이다.

    고려대 장영수 교수(헌법학)는 “참정권은 국민의 기본권으로 대한민국 국민이면 거주 지역에 따라 유ㆍ불리하게 적용돼서는 안 된다”며 “해외 일시체류자는 (참정권이) 당연히 인정되고 영주권자는 영주 목적이 있는 만큼 국민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인가를 본인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참정권의 범위와 관련 “영주권자에게 국민으로서 대통령 선거권은 인정되지만 국회의원선거나 지방선거처럼 지역이 중요한 선거에는 외국에 거주한 연한이나 국내와의 관련성 등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재외국민이 12월 대선부터 참여하느냐 하는 문제는 국민적 합의, 정치적 합의가 전제돼야 할 것”이라며 “합의가 안 되면 다음 대선으로 미뤄야 한다”고 말했다.

    김제완 ‘재외국민참정권연대’사무국장은 “얼마 전 일본, 이탈리아 등 선진국이 세계 곳곳의 자국민에게 참정권을 인정한 것은 우리에게도 귀감이 된다”면서 “정치권의 이해관계나 한국만의 이민여권제도 등 기형적인 제도로 영주권자에게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재외국민이 올해 대선에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6월 임시국회 이전에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 그에 앞서 헌법재판소가 재외국민의 선거권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 지가 최대 관건이다.

    [인터뷰] 양창영 '재외국민 참정권 연대' 공동대표

    “동포들에게 진 빚을 갚으려고 참정권 회복 운동에 나섰습니다”. 양창영(63)‘재외국민참정권연대’ 공동대표는 9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2007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대표자 대회’를 마치고 귀국하면서 재외동포들에게 진 빚 얘기부터 했다.

    양 대표는 1960년대 인적자원밖에 없는 한국이 잘사는 길이 청년들을 해외로 내보내 것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재)범흥공사, 국제이주개발공사 등에서 30여 년간 일하면서 하인즈 워드의 어머니 김영희 씨를 비롯해 200만 명 이상의 젊은이를 해외로 이주시켰다. 70년대 이후 브라질을 비롯해 중남미에 이주한 한국인 중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였다.

    “내 손으로 해외로 내보낸 젊은이만도 200만 명이 넘어요. 그들에게 아무 걱정말고 한민족의 위상을 떨치라고 하면서 보냈는데 아직도 투표조차 못하고 있으니 거짓말을 한 셈이죠.”

    호서대 재외동포연구소장과 세계한인상공인연합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양 대표는 4월 17일 한국 국적의 재외 영주권자와 서울 거주 재외동포 출신 인사, 재외동포 전문가 등 30여 명과 함께 ‘재외국민참정권연대’ 를 창립하고 재외동포들의 참정권 회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는 “재외동포들은 IMF 등 조국이 어려울 때 ‘1인 1통장 갖기 운동’을 전개했고, 피땀 흘려 번 돈을 고국에 아낌없이 송금했다”며 “참정권 회복이야말로 지금까지 동포들이 고국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한 최소한의 대가”라고 말했다

    그는 “아일랜드 최초 여성 대통령인 메리 로빈슨 여사가 해외 자국민에게 참정권을 부여하는 등 조국에 대한 자긍심을 일깨워, 투자 유치뿐 아니라 인재들이 귀국해 오늘날의 아일랜드를 건설했다”며 “전 세계 92개국이 재외동포에게 투표권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입력시간 : 2007/05/16 12:41




    박종진 차장 j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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