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이명박의 운명 미국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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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10.29 11:58:02 | 수정시간 : 2007.10.29 12:21:26
  • 이명박의 운명 미국 손에 달렸다?
    '대선 뇌관' BBK 김경준 조기 송환 선택권 가져… 김씨도 귀국하면 '이후보 카드' 십분 활용할 듯





    김경준 씨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관련 여부로 논란을 빚고 있는 ‘BBK 투자유치 및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 씨의 귀국이 초미의 관심사다.

    그동안 김씨는 “이명박 후보가 사실상 BBK를 창업했다"고 강력하게 주장해 온 터여서 그가 귀국할 경우 대선 정국에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주간한국>이 창간 43주년을 맞아 국내 정치전문가 21명을 대상으로 한 대선 전망조사(2195호, 10월 22일 발행)에서도 대선의 최대 변수로 ‘이명박 네거티브’(45.2%)를 꼽은 바 있다. 국민일보-글로벌리서치의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0.8%가 현재 지지 후보의 윤리적ㆍ 도덕적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계속 지지하겠다'고 답했지만 ‘지지 후보를 바꾸겠다’는 응답도 49.0%에 달해 찬반 의견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SBS-동아시아연구원(EAI)-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BBK 주가조작 의혹에 이명박 후보가 연루된 것으로 밝혀지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이 후보 지지자의 26.4%가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의 지지율 50%대를 감안하면 커다란 타격으로 이 후보가 주도하고 있는 대선 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그만큼 김씨의 귀국이 대선의 ‘뇌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김씨가 귀국해 진실이 밝혀지면 ‘이명박 거품론’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며 적잖은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명박 후보와 BBK는 무관하다”며 김씨의 귀국에 “법대로 한다”는 입장이지만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김씨의 귀국에 따른 ‘진실’공방 자체가 이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 자칫 지난 97년과 2002년 대선에서와 같은 ‘네거티브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미국 법원은 지난달 24일, 이명박 후보 대리인인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측이 김씨의 한국 송환을 유예해달라며 제출한 신청서를 기각해 김씨의 귀국에 날개를 달아줬다. 이에 따라 김씨는 한국에 가겠다고 한 본인의 의사를 뒤집거나 최종 승인권을 쥔 미 국무부가 반대 의견을 강하게 내놓지 않는 한 한국으로 송환될 예정이다.

    김씨는 지난달 1일 한국 송환을 피하기 위해 제출했던 ‘인신보호 청원항소’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져 조기 귀국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2004년 1월 한국 법무부가 김씨의 범죄인 인도를 요청해 미 연방수사국(FBI)이 김씨를 체포했고,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이 한국으로의 송환 결정을 내렸을 때만 해도 김씨는 ‘정치적 음모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하며 미국에 남게 해달라는 ‘인신보호 청원’을 냈다.

    그런 그가 항소를 포기한 것은 항소심에서 승산이 없는 상황에서 차라리 대선 전에 귀국, ‘이 후보의 희생양’임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것이 차선책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게 현지 변호사업계의 분석이다.

    또, 지난 8월 ㈜다스 측이 제기한 민사소송 1심 판결에서 김씨가 승소한 점도 항소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씨는 다스 등이 제기한 민사소송을 미국에 남아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주장했으나 1심에서 이김으로써 한국 인도를 거부할 중요한 명분이 사라진 셈이다.

    결국 김씨는 어차피 한국으로 인도될 바에는 대선 전에 귀국해 이 후보를 걸고 넘어지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렸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만약 이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고, 항소심이 마무리되는 내년에 인도될 경우 자신에게 더욱 불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김씨는 한국으로 인도된 뒤 받게 될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 후보 카드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도인 만큼 그 파장은 의외로 커질 수도 있다.

    김씨의 주장은 “이 후보가 설립한 LK-e뱅크는 물론 BBK 등 관련 금융사들이 실질적으로 이 후보 소유이며, 투자유치도 이 후보가 한 것”이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명박 후보 측은 “LK-e뱅크 등을 김씨와 공동 설립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BBK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김씨가 귀국하면 명확하게 사실을 밝히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녹록하지 않은 지뢰들이 곳곳에 깔려 있다. 대부분 논란거리로 부각되는 것만으로 이 후보 지지율을 흔들 수 있는 사안들이어서 김씨의 귀국은 막바지 대선 정국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대선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는 김씨의 송환 여부나 시기는 결국 미국의 판단에 따르게 된다. 이 후보의 운명이 미국의 결정에 영향을 받게 된 셈이다.

    25일 정무위 여의도 금감위.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민주신당 서혜석 의원이 BBK사건을 설명하면서 이명박 후보의 연루관계를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 관가의 정보소식지 넬슨리포트는 최근 김씨의 한국 송환에 대한 결정권자인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중동평화와 이란-북한 핵문제 해결 등의 빠듯한 일정으로 인해 김씨 문제를 니컬러스 번스 미 국무부 정무차관에게 위임했다고 전했다. 이달 28~29일께로 예정된 김씨의 한국 송환이 그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의미다. .

    미국 정치에 정통한 소식통은 “미국은 법과 원칙을 존중하고 대통령의 거짓말이 심판을 받은 ‘워터게이트’ 사건의 경험도 있어 한국의 대선과 관계없이 미국법 절차에 따라 김경준 씨를 송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서 활동중인 국제관계 전문가는 “미북 간에 북핵에 관한 로드맵이 합의ㆍ진행 중에 있고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진 과정 등을 볼 때 미국은 한국의 현 정부와 공조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 정부가 원할 경우 김경준씨의 송환이 빨라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얼마 전 이 후보의 방미 및 부시 대통령과의 면담이 불발로 끝난 것을 두고 북핵에 노심초사하는 미국이 남북정상회담 성과를 온전하게 유지하려는 남북의 요구를 수용한 결과라는 해석과 함께 참여정부와 공조가 잘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다시 말해 노무현 정부의 의지에 따라 김경준 씨의 송환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일부 대선전략가들은 “이 후보 측이 김경준씨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김경준씨를 직접 상대하기보다는 미국이나 노무현 정부와 대화채널을 갖는 고차원의 외교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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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시간 : 2007/10/29 11:58




    박종진 차장 j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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