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준 명지대 교수 칼럼] 대선 지형을 뒤흔들 3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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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4.15 08:36:21 | 수정시간 : 2017.04.15 08:36:21
  • ‘투표율’ ‘보수의 전략적 단일화’ ‘TV 토론’ 변수 대선 판세 좌우

    세대별 투표율 젊은층이 고연령층보다 높아…문재인 유리

    안철수-홍준표ㆍ유승민 ‘제로섬 게임’…보수 선택 관건

    TV토론 후보자 선택에 약 10% 영향…박빙 승부에 주요

    안철수 지지율 등락 현상의 의미

    대통령 선거가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그런데 대선 판세가 급격히 요동치면서 문재인-안철수 양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의 3월 3주(21~23일) 조사에서 안 후보의 지지도는 10%로 민주당 문재인 후보(31%)에게 21% 포인트 뒤졌다. 하지만 4월 1주(4~6일) 조사에서 안 후보 지지도는 35%로 치솟으면서 문 후보(38%)와 초박빙의 경쟁 구도로 바뀌었다. D-30일 시점에 KBSㆍ코리아리서치와 조선일보ㆍ칸타퍼블릭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5자 구도에서 안 후보가 문 후보를 각각 4.1% 포인트와 1.8% 포인트 등 오차 범위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급상승하던 안 후보의 지지도가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1위를 탈환했던 안 후보 지지도가 다시 오차범위내서 문 후보에게 뒤지고 있다. 5자 대결구도에서 MBN-리얼미터(4월10∼13일) 조사 결과, 안 후보는 문 후보에게 8.3% 포인트, 한국 갤럽 조사(4월 11∼13일)에서는 3% 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 대선에서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지지율이 급등한 것은 전례를 찾아 볼 수 없는 기현상이다. 그렇다면 안철수 ‘지지율 퀀텀 점프(대약진)’ 현상이 왜 일어났을까? 무엇보다 국민의당 경선 컨벤션 효과가 컸다. 안 후보가 예상을 깨고 경선에서 압승(75%)을 거두면서 안풍 (安風)이 재점화됐다. 안 후보의 시의적절한 변신으로 호감도가 덩달아 급상승한 것도 주요 요인이다. 한국갤럽이 4월 1주에 실시한 각 당 대선 후보 호감도 조사에서 안 후보에 ‘호감이 간다’는 58%,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35%였다. 반면, 문 후보에 ‘호감이 간다’는 48%,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46%로 나뉘었다. 그런데, 안 후보에 ‘호감 간다’는 응답은 3주 전에 비해 20% 포인트 늘고, ‘호감 가지 않는다’는 22%포인트 줄어 후보들 중 변화가 가장 컸다.

    둘째, 민주당 경선이 끝난 후 안희정 지사와 이재명 시장의 표가 문 후보에게 가지 않고, 분산된 것도 안철수 후보의 지지도가 급부상하는 요인이 됐다. 지난 4일 JTBC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경선 이후 안철수 후보는 안 지사 지지층의 40.3%, 이 시장의 지지층의 28.1%를 흡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후보가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것이 다시한번 확인된 셈이다.

    최근 문 후보가 안 지사를 만나 지사직을 사퇴하고 자신을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도 안 후보에게 이탈한 안 지사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것이다. 문제는 경선 당시 안 지사를 도왔던 박영선 의원과 변재일 의원이 민주당 선대위에 참석을 거부한 것이다. 당내 비문 세력이 여전히 문 후보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셋째, 보수층이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결집하면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대신 경쟁력이 있는 안 후보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갤럽 조사 결과, 보수의 핵심지지 기반인 대구ㆍ경북 지역에서 안 후보는 38%의 득표로 홍 후보(14%)와 유 후보(15%)를 압도했다. 더구나, 보수층에서 조차 안 후보(42%)는 홍 후보(22%)와 유 후보(5%)를 크게 앞섰다.

    세대별 투표율 후보 따라 달라

    여하튼 향후 대선 결과는 크게 세 가지 변수에 의해 좌우 될 것으로 보인다. 첫째, 투표율이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 20∼40대는 문재인 후보, 50대와 60대 이상은 안철수 후보로 지지하는 ‘세대 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12년 대선과 동일한 것이다. 당시 방송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에서 박근혜 33.7% 문재인 65.8%, 30대에서는 박 33.1%, 문 66.5%, 40대에서는 박 44.1%, 문 51.6%였다. 하지만 50대에서는 박 62.5%, 문 37.4%, 60대 이상에서는 박 72.3%, 문 27.5%였다.

    반면 전체 투표율은 75.8%였는데, 20대와 30대의 투표율은 각각 68.5%와 70.0%였다. 40대는 75.6%로 전국 평균과 비슷했다. 하지만 50대에서는 82.0%, 60대 이상에서는 80.9였다.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20∼30대 선거인수의 전체 비율은 36.1%인 반면, 50대와 60대 이상은 40.3%였다. 투표율을 감안하면 20∼30대는 33.1%로 더 떨어지고, 50∼60대 이상은 43.4%로 더 늘어났다. 박근혜의 승리의 1등 공신은 고연령층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였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그런데,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것은 과거와는 달리 20∼30대에서 ‘이번 대선에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적 투표층이 50대와 60대 이상 고연령층에서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YTN과 엠브레인이 실시한 여론조사(4월 4일) 결과, ‘적극적 투표 의사층’은 전체 85.5%였다. 그런데 20대와 30대에서는 그 비율이 각각 87.1%와 92.3%였다. 반면, 5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각각 84.1%와 83.7%에 불과했다. 더구나, 적극적 투표층에서 5자 대결 구도 시 문 후보는 41.5%로 안철수 후보(34.1%)에게 크게 앞섰다.

    여하튼, 20∼30대 젊은 세대의 투표율이 높아지고 50∼60대 이상 고연령층이 마땅히 찍을 보수 후보가 없어 투표장에 가지 않아 투표율이 과거에 비해 하락하면 문 후보에게 유리한 국면이 전개될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 후보별 지지도 조사>

    조사 시점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유승민 심상정 없다/모름/무응답
    한국갤럽 4월 4- 6일 38.0 35.0 7.0 4.0 3.0 13.0
    MBC- R&R 4월 7- 8일 35.2 34.5 7.4 2.8 3.2 16.6
    한겨레- 리서치플러스 4월 7- 8일 37.7 37.7 6.6 2.1 2.0 13.5
    한국일보․ 한국리서치 4월 7- 8일 37.7 37.0 6.7 3.0 3.6 10.3
    조선일보- 칸타퍼블릭 4월 7- 8일 35.7 37.5 7.2 2.6 2.6 14.5
    KBS- 코리아리서치 4월 8- 9일 32.7 36.8 6.5 1.5 2.8 19.8
    Jtbc- 한국리서치 4월 11-12 38.0 38.3 6.5 2.1 2.7 12.4
    MBN- 리얼미터 4월10-13일 44.8 36.5 8.1 1.7 2.8 6.1
    한국갤럽 4월 11-13일 40.0 37.0 7.0 3.0 3.0 10.0


    보수층 향배 따라 문-안 운명 갈릴 수도

    둘째, 보수층의 ‘전략적 단일화’ 지속성 여부다. 각종 여론 조사 결과. 홍준표ㆍ유승민 후보의 득표율 합이 모든 여론조사에서 15%를 넘지 못하고 있다. 만약 안 후보가 홍+유 지지율을 15% 이하로 묶어 낼 수 있다면 5자 대결구도에서도 문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펼칠 수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15%정도의 ‘샤이 보수층’이 막판에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안 후보의 지지율이 요동칠 것이다. 안 후보와 보수 후보들간에는 일종의 제로 섬 게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2일에 치러진 재ㆍ보궐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은 대구경북(TK)지역에서 국회의원 1석(상주ㆍ군위ㆍ의성ㆍ청송)을 포함해 6곳에서 전승했다. 특히, 이번엔 당선된 김재원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친박 핵심이었다. 그는 47.5%의 압도적 득표로 당선됐다. ‘TK 보수층 민심’이 변치 않았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미국이 북한을 폭격할 것이라는 이른바 ‘4월 위기설이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 막판에 안보 이슈가 급부상하면 샤이 보수층이 보수 후보에게 몰릴 수도 있다. 이를 의식해서, 안 후보는 10대 공약 중 1순위로 “튼튼한 자강 안보를 토대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 구축”을 내세웠다.

    <역대 대선에서 연령별 투표율>

    전체 19세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이상
    1997 대선* 80.7 - 68.2 82.8 87.5 89.9 81.9
    2002 대선* 70.8 - 56.5 67.4 76.3 83.7 78.7
    2007 대선* 63.0 54.2 46.6 55.1 66.3 76.6 76.3
    2012 대선* 75.8 74.0 68.5 70.0 75.6 82.0 80.9
    2017년 4월4일 85.5 87.1 92.3 81.8 84.1 83.7
    **: YTN․엠브레인 조사(2017년 4월 4일)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적 투표층’

    후보 TV 토론 영향 무시 못해

    셋째, TV 토론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012년 대선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12월 19일)에서 투표 후보 결정시 참고한 매체로 ‘TV 토론’이 54%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신문/방송 보도’ 23%, ‘인터넷’ 18%의 순이었다. 특히, 문재인 후보의 경우, TV 토론이 차지하는 비율이 65%나 됐다. 3차례 TV 토론은 기존 구도를 뒤집을 정도의 큰 변화를 일으키지는 못했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후보 결정시 TV 토론을 중요하게 꼽아 TV 토론 영향력은 지지 후보 변경보다는 기존 지지자들에 대한 확신을 굳히는데 더 크게 작용했다.

    실제로, 아산정책연구원이 지난 2102년에 실시한 패널 조사(12월 13-18일)에서 그 경향성이 확인되었다. 대선 국면에서 유권자의 투표 선택에 가장 영향을 준 이슈는 ‘TV 토론에서 드러난 후보의 역량(20.3%)이었다. 이 수치는 안철수의 문재인 후보 지원(18.7%)보다 높았다.

    한편, “TV 토론 시청후 후보지지 변경여부를 조사한 결과, ‘지지하던 후보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는 28.7%였다. 그런데 ‘지지하던 후보를 바꾸게 됐다”는 2.2%, “지지하던 후보가 없었는데 지지하는 후보가 새로 생겼다”는 비율은 2.1%였다. “지지하던 후보는 바꾸지 않았지만 좋아하는 마음이 약해졌다”는 7.7%였다. 어떤 형태로든 약 10%의 정도의 유권자들이 TV 토론을 보고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지난 2012년 대선 때와 같이 이번 대선에서도 초박빙의 양강 구도가 만들어지면 10% 규모는 선거 결과를 크게 좌우 할 수 있다. TV 토론은 분명 막판 부동층의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유력 후보들이 TV 토론에서 말 실수를 하거나 자신의 단점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4월 13일 첫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문재인과 안철수 후보는 민감한 질문엔 답변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자기 주장만을 편 반면 2약(심상정ㆍ유승민) 후보가 돋보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한국일보ㆍ한국리서치 조사 결과(4월 7∼8일),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말을 자주 바꾸어서’(24.2%)와 ‘안보에 대한 생각이나 능력을 믿을 수 없어서(22.1%)였다.

    문재인 후보는 최근 사드 배치와 관련해 입장을 바꿔 조금씩 ‘우클릭’하기 시작했다. 그는 시종일관 사드 배치는 차기 정부에 넘기고 외교적으로 해결할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한반도 4월 위기설이 불거지자 문 후보는 “북한이 계속 핵 도발을 하면 사드배치가 강행될 수 있다”고 했다. 상황이 바뀌면 말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국가 안보와 직결된 사항에 대해 말을 바꾸면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이 부족하고 심지어 준비가 덜 된 후보로 평가받을 수 있다.

    한편, 안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국정 운영 경험이 없고 소속 정당의 국회의원 수가 적어 국정 운용을 잘 못할 것 같아서’(32.7%)였다. 그 다음으로 ‘새 정치를 하겠다지만 믿음이 가지 않아서’(26.0%)였다. 안 후보는 “전 지역에서 1위를 하고 50% 이상을 득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이런 포부 못지않게 자신에게 가장 취약한 것을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약 2주 정도면 여론이 바뀔 수 있다. 안철수 후보의 지지도가 보름새 3배 이상 급부상한 것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현재 문재인-안철수 후보간에 네거티브성 날선 공방이 이뤄지고 있다. 문재인 후보 아들의 취업 특혜 의혹과 부인의 고가 가구 구입 논란, 안철수 후보의 딸 재산 및 부인의 서울대 교수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사실(fact)에 기반하지 않은 공격은 네거티브다. 후보들은 이제 상대방을 공격하기 전에 자신에게 제기되는 의혹들을 솔직하게 해명해야 한다. 제 눈의 들보부터 보라는 뜻이다. 정직이 최상의 정책이다. 국민들은 변명과 상대방 비난 보다는 일을 처리하는 태도를 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아산정책연구원이 2012년 대선직후 실시한 패널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중 6명 정도가 ‘정당 후보 결정 이전’(39.9%) 또는 ‘정당 후보 등록 이전’(25.2%)에 지지 후보를 결정했다. 그런데 선거운동 초기 18.2%, 선거운동 기간 막바지 12.1%, 선거당일 4.8% 등 선거운동 기간에 약 35%정도가 최종 지지 후보를 결정했다.

    이제 후보들은 4월 15일과 16일 양일간 후보 등록을 마치고 22일간의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돌입한다. 선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문재인은 제2의 이회창이다” “안철수는 제2의 박근혜다”는 저급한 인신공격을 할 때가 아니다. ‘홍찍문’(홍준표를 찍으면 문재인 된다), ‘안찍박’(안철수를 찍으면 박지원이 상왕이 된다)는 유치한 말의 전쟁을 펼칠 때도 아니다. 후보들은 대한민국이 만나야 할 미래 청사진을 높고 치열한 정책 경쟁을 펼쳐야 할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 프로필

    아이오와대 정치학 박사

    한국선거학회 전 회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개혁위원회 위원

    한국정치학회 이사

    한국정치학회 부회장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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