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이후 정계 대개편 소용돌이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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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환기자 musasi@hankooki.com
입력시간 : 2017.05.13 08:43:23 | 수정시간 : 2017.05.13 08:43:23
  • 보수와 진보의 고민… 분열 또는 결집의 갈림길

    쓴잔 마신 대선후보들의 행보 정치권 관심집중

    안철수 홍준표 유승민 등 정치권 지도 대격변 예고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등 범보수 진영이 제19대 대선 이후 정계 재편의 소용돌이가 시작될 조짐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따라 실시된 이번 대선의 패배로 보수는 총체적 위기에 빠진 분위기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와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나름대로 선전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보수 진영은 당분간 적잖은 내홍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에서는 친박(親박근혜)계와 비박(非박근혜)계 간 당권싸움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말이 적지 않다.

    정우택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총 사퇴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 대선 이전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다시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르면 다음 달 전당대회가 예상되는 가운데 홍 전 지사가 이끄는 한국당이 출범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홍 전 지사는 당헌 104조의 '당무우선권'을 통해 이번 대선에서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등 한국당 친박계에 내려졌던 당원권 징계를 해제했다. 여기에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고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던 김성태, 권성동, 장제원 의원 등 13명도 복당시키는 등 대선 막바지 보수 진영 통합을 시도했다.

    대선 승리를 명분으로 두 대립 세력을 한국당 내에 다시 불러 모았지만 친박계가 바른정당 탈당파의 복당을 대놓고 반대해 온 만큼 양 진영 간 적지 않은 갈등이 예상된다.

    홍준표ㆍ유승민ㆍ안철수 행보

    홍 전 지사가 당권 장악에 실패할 경우 지난해 12월 29명이 집단 탈당했던 당 분열이 재현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바른정당 탈당파 복당과 친박 징계 해제에 대해 ‘정치적 선언’이라고 선을 그으며 사실상 홍 전 지사의 결정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한국당 내에서는 이미 징계 해제와 복당과 관련한 절차를 완료했지만 정 원내대표는 직인 날인을 거부하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바른정당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당장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치러야 하는 등 당 정비가 시급한 시점이다. 당 대표가 공석인 상황에서 대선 이후 당을 이끌 새 대표를 선출해야 하지만 탈당 사태 등으로 당 소속 의원이 20명으로 대폭 줄어들어 입지가 줄었다. 원내 교섭단체 요건인 20석은 유지하고 있지만 한 명이라도 이탈할 경우 당장 교섭단체 지위부터 잃게 된다.

    대선 이후 불거질 당 내홍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당의 전체적 운영방향부터 다시 정해야 하고 진보 정권의 탄생으로 인해 예상되는 보수진영의 정계개편에서 흔들릴 경우 당의 존폐마저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

    바른정당은 한국당과의 힘겨운 보수 적자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에서 한국당과는 더욱 각을 세운 만큼 정치, 경제 현안을 두고 향후 국민의당과의 연대 가능성이 제기되는 김무성 고문이 당 전면에 등장해 유승민 의원과 당을 이끌어 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과의 협치를 어떻게 구현해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소야대 국회로 선거기간 중 쏟아낸 무수히 많은 공약(公約)이 협치 없이는 공약(空約)이 될 수밖에 없는 만큼 문 당선인은 야당과 적극적인 관계 설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일단 당선과 동시에 내각 구성을 두고 야당과 충돌할 수도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곧바로 임기를 시작하는 만큼 국무총리 등 내각 인선이 시급한데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야권이 호락호락하게 동의해줄지 의문이다.

    문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탕평 인사로 여소야대 국면을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대선기간 중 후보 직속 통합정부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킨 것도 당선 이후 빠른 내각 진용 구축을 염두에 둔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당과 정의당 출신 인사를 내각에 등용하고 이들 정당과 입법연대를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뿌리와 정서가 상당 부분 겹치는 야당과는 국정 동반자 관계를 설정해 여소야대 국면을 뛰어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에 정치권에선 김종대 정의당 의원 등이 내각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위기상황 해법은 청와대?

    문 대통령은 국민 여론을 활용하기 위한 장치로 국민추천제도 도입한 상태다. 언론ㆍ인터넷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인재를 공개 추천받겠다는 아이디어인데, 야당 입장에선 국민 추천 인사가 적폐청산과 함께 추진될 경우 상당한 압박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선 민주당발 정계개편 가능성도 거론된다. 야권의 계속된 반대로 국회에서 내각 인준과 정부조직법 개편 통과가 난항을 겪을 경우 집권 초 힘을 바탕으로 정계개편을 이뤄내 힘의 우위를 갖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일단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각 후보의 성적표에 따라 정당 간 이합집산을 비롯한 정계개편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내분을 겪고 있는 바른정당은 대선 이후 붕괴될 가능성이 높고 안철수 후보가 선거에서 패하면 국민의당도 입지가 대폭 줄 것으로 보인다.

    대선 기간 중 형성된 다당 구도가 다시 보수ㆍ진보의 양당 체제로 다시 복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당ㆍ바른정당 의원 일부가 민주당으로 옮길 수 있다는 전망도 없지 않다.

    국민의당은 호남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고, 국민의당 의원 대부분이 민주당에 동질감을 느끼고 있어 상당수 의원이 민주당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보수적통’ 경쟁이 이번 정국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 정당 입장에서는 승패 여부와 더불어 ‘누가 보수의 적통이냐’는 부분은 향후 지방선거와 총선을 고려할 때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정치권에서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충돌은 대선은 물론, 그 이후의 상황도 염두한 것으로 해석했다. ‘보수적통’ 경쟁에서 승리하면 대선 후 있을 범보수 진영의 정계개편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향후 두 정당의 행보에 따라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위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지난 10일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마지막 중앙선대위 회의 겸 해단식에서 “야당이 된 한국당 앞에는 수많은 고난과 설움이 있을 수도 있다”며 “모든 당원과 동지들의 애당적 헌신만이 난관을 극복하고 (당이) 한국 발전의 주축세력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유승민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희망은 한 여름날 찬란하게 쏟아지는 태양이 아니라 시린 겨울날 문틈 사이로 스며드는 한 줄기 햇살”이라며 “바른정당이 새로운 보수에 대한 소신을 간직한다면 우리의 희망이 현실이 되는 날은 그리 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은 끝났지만 보수적통을 향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양당의 ‘보수적통 경쟁’은 짧게 보면 이번 대선에 한정됐지만 길게 보면 내년 지방선거 및 범보수 정계개편과 바로 맞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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