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세점 게이트’ 최종 타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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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환기자 musasi@hankooki.com
입력시간 : 2017.07.15 08:49:23 | 수정시간 : 2017.07.15 08:49:23
  • 朴정권 개입 정황 드러나… 권력 뒤 ‘보이지 않는 손’ 추적

    검찰 면세점 비리 수사 전 정권 입김 드러나나

    정경유착 비리 수사 면세점 특혜 정황 포착

    검찰이 지난 12일 ‘면세점 비리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면서 정경유착 기업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비리가 10년마다 면세점 특허 자동갱신 여부를 심사하던 데서 5년마다 원점에서 재검토해 사업자를 선정하도록 한 관세법 개정(일명 ‘홍종학법’)을 통해 관세청이 지나친 권한을 얻게 된 것이 패착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장 진입 인허가라는 칼자루를 쥔 ‘관치(官治)’ 폐해가 드러났다는 것으로 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감사원 감사 결과, 박근혜 정부에서 이뤄진 세 차례의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범정부 차원의 특혜 비리가 자행됐음이 드러난 만큼 검찰의 칼끝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포함해 정권의 실세를 향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미 2016년 계획에 없던 서울 시내 면세점을 추가로 선정한 배경에 박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음이 확인돼 파장은 더 커질 조짐이다.

    검찰은 2015년에 진행된 두 차례의 특혜 심사에서도 박 전 대통령이 개입했는지, 국정농단 실세인 최순실 씨가 개입한 정황은 없었는지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따라서 소강 상태였던 ‘국정농단 사건’ 수사도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박근혜 정권과 대기업 간 유착 정황을 잡고 사정작업을 본격화함에 따라 면세점 특혜 사건이 정치권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면세점 게이트’ 비화 조짐

    면세점 업계를 중심으로 관련 법 개정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 2013년 관세법상 면세판매 특별허가제도 관련 조항이 대폭 개정되면서 면세 사업 허가와 관련해 주요 권한을 획득했다.

    당시 관세법 개정으로 면세판매 특허 기간이 10년에서 5년으로 대폭 축소됐고, 자동갱신을 불허하는 조항도 생겼다. 면세점 허가 심사 때마다 업계 전체의 운명이 관세청에 좌우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관세청의 심사에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두 차례나 부당하게 사업권을 얻지 못하다가 겨우 살아났고, 수십 년 운영해온 SK네트웍스의 워커힐 면세점은 한순간에 영업이 종료됐다.

    감사원이 관세청 관계자들을 고발 및 수사 의뢰해 촉발된 면세점 특혜 의혹 추가 수사는 향후 재계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면세점 선정 과정을 둘러싼 ‘면세점 감사결과 비리의혹 수사’는 앞선 검찰ㆍ특검의 ‘면세점 관련 의혹 수사’의 연장선인 만큼 재계 전반 비리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과거 ‘1차 수사’는 면세점 선정 과정에서 탈락한 롯데와 SK가 추가 면허 발급을 통해 구제되는 과정에 수사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에 시작하는 ‘2차 수사’는 이보다 앞서 왜 롯데가 부당하게 면세점 사업권을 빼앗겼는지를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검찰ㆍ특검의 면세점 수사는 롯데, SK가 뇌물을 제공하거나 요구받은 의혹과 연결된 수사였다. 반면 이번에 감사원이 넘긴 감사결과는 더 포괄적으로 면세점 사업 전반의 과정을 살펴본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검찰 수사의 중요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앞서 특수본과 특검팀은 사유화한 K스포츠재단을 통해 롯데로부터 70억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박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를 기소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또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는 비인기 스포츠 인재 육성 및 장애인 스포츠 활성화 사업을 명목으로 SK에 총 89억원의 뇌물을 달라고 요구한 혐의도 받는다.

    특수본과 특검팀은 박 전 대통령이 롯데와 SK의 경영 현안과 관련해 도움을 주기로 하고 돈을 받았거나 요구했다고 보고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이러한 경영 현안 중에는 ‘면세점 부활’도 주요 내용으로 포함됐다.

    롯데와 SK는 2015년 면세점 사업자 조정 과정에서 잠실 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 사업권을 빼앗겼다.

    검찰과 특검팀은 박 전 대통령이 작년 2월 16일과 3월 14일 각각 최태원 SK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을 만나 면세점 사업권 박탈에 대한 어려움을 청취하고 추가 사업자 선정 방식으로 이들 회사를 구제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번 감사원 감사를 통해서 2015년 롯데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탈락했다는 사실이 새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2015년 1ㆍ2차 선정 과정에 관세청이 평가 점수를 부당하게 계산해 특정 업체는 점수가 높게, 특정 업체는 점수가 낮게 산정되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결과 2015년 7월 선정에서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호텔롯데를 제치고 신규 면세점으로 선정됐고, 그해 11월 선정에서는 롯데월드타워점이 두산에 밀려 재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감사원은 판단했다.

    향후 검찰 수사의 초점은 자연스럽게 관세청이 왜 이 같은 무리수를 두면서 롯데를 배제했는지에 맞춰질 전망이다.

    감사원은 당시 심사에 관여했던 전 서울세관 담당과장 A씨 등 관세청 직원 4명을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이들은 감사를 받으면서 “실수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면서도 해명이 되지 않는 의혹 사항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검찰은 향후 이들이 윗선의 외압을 받고 ‘롯데 떨어뜨리기’에 나섰는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검찰 수사는 당시 김낙회 관세청장과 천홍욱 차장-최상목 기재부 1차관-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박 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보고 체계를 거슬러 올라가는 단계를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

    만일 박 전 대통령의 구체적인 관여 정황이 확보될 경우 ‘롯데 배제’와 관련해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사이에 모종의 교감이 있었는지를 조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정농단 수사 제2라운드

    최근에는 2015년 11월 롯데와 SK가 면세점 사업자 심사에서 탈락한 뒤 청와대가 기획재정부에 시내 면세점 수를 늘리라고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와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또 기존 특허제도를 신고등록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했다는 증언도 함께 제기돼 수사 확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검찰은 이것이 롯데에 대한 특혜였다며 그 배경에 관심을 갖고 있다. 반면 롯데 측은 탈락 이전부터 정부가 이미 면세점 수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했다면서 회사의 탈락과 청와대 지시 사이의 연관성 및 부정 청탁 가능성을 차단하고 나섰다.

    기재부 이모 과장은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뇌물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증언했다.

    이 과장은 검찰이 “2015년 11월 롯데와 SK가 특허심사에서 탈락하자 청와대가 기재부 등에 면세점 수를 늘리라고 지시했느냐”고 묻자 “그렇게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검찰이 “당시 청와대에서 기재부에 면세점 특허제를 신고등록제로 검토하라는 지시도 내려왔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말했다.

    검찰이 “기존 특허제를 신고등록제로 전환해서라도 면세점을 늘리겠다는 게 청와대 입장이었느냐”고 묻자 이 과장은 “다들 그런 방향으로 이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청와대에서 2016년 1분기, 즉 3월까지 면세점 추가 특허 방안을 확정 발표하라고 기한도 정해줬다고 증언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롯데와 SK의 영업 중단 문제가 아니라면 청와대가 그렇게 서두를 이유가 없었다. 롯데의 경우 면세점 경쟁력이 가장 높아 추가 선정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 자체가 특허권 획득으로 이어질 공산이 커서 상황이 롯데에 유리하게 진행됐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 과장은 청와대 지시를 따르기 위해 면세점 제도 개선 방안을 연구하는 외부 용역팀에 ‘서울 시내에 특허 수를 2∼4개 추가하는 방안을 보고서에 넣어달라’고 요청한 사실도 밝혔다. 이는 보고서 결과를 입맛에 맞게 왜곡하도록 조치했다는 뜻이다.

    그는 “청와대 지시대로 하자니 롯데나 SK에 대한 특혜 시비가 나올 수밖에 없어서 정당한 근거가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3월 31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면세점 제도 개선안을 발표하고 한 달 뒤인 4월 29일 서울에 4개의 면세점 신규 특허를 내겠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롯데나 SK에 대한 특혜 시비가 4월 13일 치러진 국회의원 총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을 염려해 정부가 발표 시기를 변경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 과장도 “그렇게 이해하고 있었다”고 동의했다.

    그러나 롯데 측은 2015년 11월 14일 특허 탈락 발표 이전부터 정부가 면세점 특허 수 확대를 논의해왔다고 반박했다.

    롯데 측은 “특허 확대는 롯데의 선정 가능성을 높이자는 게 아니라 특혜 논란을 없애기 위한 것”이라며 ‘롯데 특혜’라는 검찰 주장을 반박했다.

    검찰 국정농단 추가 수사 파장

    2015년 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한 이른바 면세점 1차대전과 2차대전에서 관세청이 온갖 방법으로 호텔롯데에 낮은 점수를 매겨 탈락시킨 것으로 지난 11일 드러났다.

    감사원은 검찰에 관세청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요청,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와 이들이 공모했는지 등에 대한 수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관세청은 2015년 7월 서울 시내 3개(대기업 2곳) 신규 면세점으로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를 선정했다.

    감사결과 관세청이 3개 계량항목 평가점수를 부당하게 산정해 심사위원들에게 제공하는 바람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정당한 점수보다 240점 많게, 호텔롯데의 점수는 190점 적게 계산됐다. 이에 검찰은 이들 기업에 대해 조사를 검토 중이다.

    이 때문에 총점 계산에서 원래는 호텔롯데가 선정됐어야 하는데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8060점, 호텔롯데가 7901점을 받아 한화가 선정됐다.

    매장면적 점수에서 관세청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경우 매장면적에 공용면적(1416㎡)을 포함한 채 점수를 매겨 6위(150점)가 됐고, 호텔롯데가 7위(60점)로 밀렸다. 배점기준대로 점수를 책정했을 경우 호텔롯데가 6위, 한화가 7위였지만 결과는 다르게 나온 것이다.

    법규준수도 항목에선 관세청은 한화의 점수를 산정할 때 보세구역 운영인점수(89.48점)와 수출입업체 점수(97.9점)를 평균한 93.69점을 줬어야 함에도 수출입업체 점수 97.9점을 부여했다.

    이로 인해 한화의 이 항목에 대한 점수가 150점 과다하게 부여됐다. 중소기업제품 매장설치비율 점수에서 관세청은 전체 매장면적 중 중소기업제품을 판매하는 ‘매장면적’ 비율을 기준으로 점수를 줘야 하는데 호텔롯데에 대해서만 ‘영업면적’을 기준으로 했다.

    호텔롯데의 중소기업제품 판매 매장면적은 2798㎡이지만, 영업면적은 고객 통로를 제외한 1568㎡였다. 이 때문에 호텔롯데의 비율은 35.65%가 아닌 19.98%로 계산돼 100점을 덜 받았다. 한화에는 점수를 퍼주고, 호텔롯데는 점수를 깎은 것이다.

    검찰은 한화와 박근혜 정권 때 밀월설이 무성했던 점 등과 비선실세들이 한화와 교감하고 있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한화에 대한 수사를 검토 중이다.

    한편 관세청은 2015년 7월 신규 면세점 3곳에 특허를 발급한 지 9개월만인 2016년 4월 서울 시내면세점 4개를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보세판매장 운영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시내면세점의 신규특허 발급 여부는 외국인관광객 방문자 수가 전년 대비 30만 명 이상 증가하는 경우 등에 한해 관세청장이 필요성을 판단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런데 박 전 대통령이 경제수석실에 2015년 12월 “2016년에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특허를 발급하라”고 지시하자 경제수석실 지시를 받은 기재부가 관세청과 협의도 없이 2016년 1월 6일 이행하겠다고 보고하고 관세청에는 사후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재부 1차관은 2016년 1월 31일 관세청과 협의 없이 서울 시내 면세점 5∼6개를 추가하겠다고 경제수석에게 보고했고, 같은 해 2월 18일 관세청장이 3개를 추가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이에 경제수석이 기재부와 관세청의 협의를 지시하자 기재부가 관세청에 4개 추가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관세청의 용역 결과를 살펴보면 2016년 추가 가능한 매장 수는 1개였다. 하지만 관세청은 ‘4개 설치’라는 결과 도출을 위해 매장당 적정 외국인 구매 고객 수를 70만 명 또는 84만 명 대신 50만 명을 적용하거나 매장면적을 줄이는 등 기초자료를 왜곡 조작했다.

    2016년 12월 17일 서울 시내 면세점 4곳으로 현대백화점면세점, 신세계DF, 호텔롯데, 탑시티면세점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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