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버-단독보도] 전 국정원 직원 A씨 국정원 극비 X파일 빼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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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환기자 musasi
입력시간 : 2017.08.05 07:02:56 | 수정시간 : 2017.08.05 07:02:56
  • 검찰 국정원 댓글수사 “MB정부 판도라 상자 열린다.”

    원세훈은 허수아비 ‘핵심’ 따로 있다

    MB정부 ‘영포라인’ 선호도 높은 국외 파트 독차지

    댓글부대 조직적 운영 드러나

    민간인 구성 ‘사이버 외곽팀’ 운영

    MBㆍ박근혜 정부 전방위 ‘사정 태풍’

    국가정보원이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댓글부대를 조직적으로 운영하고 야권 인사 동향파악 등 국내 정치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의혹은 지난 박근혜 정부 초 야권(현 더불어민주당)에서 제기됐으나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국정원 자체 조사 결과 대부분의 의혹이 사실인 것으로 확인돼 향후 이와 관련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정원의 여론조작 실체가 그 속살을 드러내면서 사정기관의 수사가 어디까지 미칠지 여러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기조에 따라 국정원 댓글부대 운영 수사가 이명박 정부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현 정부는 4대강 사업의 정책감사 실시와 관련해서도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와 미묘한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재수사

    국정원 적폐청산 TF은 ‘댓글사건’ 관련해 원세훈 전 원장 취임 이후 심리전단에서 2009년 5월 ~ 2012년 12월간 α(알파)팀 등 민간인으로 구성된 사이버 외곽팀을 운영한 사실을 밝혀냈다.

    사이버 외곽팀의 운영 목적은 4대 포털(네이버, 다음, 네이트, 야후)과 트위터에 친정부 성향의 글을 게재하여 국정 지지 여론을 확대하고, 사이버공간의 정부 비판 글들을 ‘종북세력의 국정방해’ 책동으로 규정해 반정부 여론을 제압하는 것이다.

    원세훈 전 원장 취임 이후 심리전단은 2009년 5월 ‘아고라’ 대응 외곽팀 9개팀을 신설하고, 원 전 원장의 지시(2009년 11월)에 따라 지속적으로 확대, 2011년 1월에는 α팀 등 24개의 외곽팀을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8월에는 24개팀을 사이버 대응 업무 효율성 제고를 목적으로 △‘아고라’ 담당 14개팀 △4대 포털 담당 10개팀으로 재편하고 2011년 3월에는 트위터 외곽팀 4개를 신설하고, 2012년 4월에는 6개팀으로 확대해 운영했다.

    아울러 사이버 외곽팀은 대부분 별도 직업을 가진 예비역 군인, 회사원, 주부, 학생, 자영업자 등 보수 또는 친여 성향 포지자로 개인시간에 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향후 각종자료를 정밀 분석해 관련자 조사 및 사이버 외곽팀 세부 활동 내용(2012년 12월 이후 운영 현황 등)을 파악하는 한편, 외곽팀 운영 이외 심리전단의 ‘온라인 여론 조작 사건’의 전모에 대해서도 규명하는 작업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외에도 국정원 적폐청산 TF는 원세훈 전 원장의 녹취록 내용확인과 관련해 2009년 5월∼2012년 3월간 원 전 원장의 ‘전부서장 회의시 지시강조 말씀’ 녹취록을 확인한 결과, 삭제 처리되어 검찰에 제출(2013.4, 36곳 삭제)된 녹취록 중 18곳을 복구했다.

    그 내용은 보수단체 결성ㆍ지원ㆍ관리, 지자체장ㆍ의원 검증, 언론보도통제, 전교조 압박ㆍ소속교사 처벌, FTA 관련 언론홍보 및 특정정치인ㆍ정치세력 견제 등 지시사항이었다. 녹취록 삭제경위를 추후 확인할 예정이다.

    국정원 적폐청산 작업과 함께 이명박ㆍ박근혜 정권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원세훈 전 원장과 더불어 한 인물의 행적이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권 때 검찰은 이 인물에 대해 명확히 파악하고 있었지만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인물의 여러 행위에 대해 신뢰할만한 첩보를 입수하고도 원세훈 전 원장 수사에 집중하면서 외면된 측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

    이 인물은 국정원 고위 간부로 근무한 지난 이명박 정권 당시 국정원의 모든 권력을 움직였던 핵심이었다. 국정원 소식통들에 따르면 원세훈 전 원장보다 이 인물이 더 막강한 권한을 행세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세훈 전 원장은 그야말로 허수아비에 불과했으며 실제로는 이 인물이 국정원장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일명 ‘바지사장’인 원세훈 전 원장만을 수사하고 이 인물에 대해서는 인사전횡이라는 비교적 가벼운 처벌만을 했다.

    석연치 않은 검찰수사

    2016년 4월 21일 부적절한 방식으로 인사 전횡을 일삼다가 파면된 국가정보원 직원이 파면 처분을 요구하는 소송 항소심에서 패한 사건이 있었다.

    1심은 국정원의 파면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했으나 항소심은 국정원의 처분이 정당했고 직원의 행위가 지나쳤다고 봤다.

    이 인물은 지난 이명박 정권 때 국정원의 실질적인 원장으로 알려진 바로 이○○씨다.

    당시 법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2013년 직원 이씨가 직권을 남용했다는 이유로 그를 파면했다.

    1992년 임용된 이씨는 2009~2011년 규정상의 근거도 없이 동료 직원들의 인사 자료를 열람하고, 일부 직원들에 관한 자료를 원장 결재 전에 받아 수정하기도 했다.

    이씨는 심지어 인사 담당 부서에 요구해 자신과 친분이 큰 특정 직원들에게 인사상 혜택이 돌아가도록 했다.

    다른 직원들을 시켜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은 부서장을 미행하게 하거나 직원 다수를 지방 근무지로 전출시키는 인사가 이뤄지도록 뒤에서 조종한 일도 있었다.

    국정원은 결국 이씨의 비위를 적발해 파면 조치를 내렸고 이씨는 국정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인사에 관한 최종 결정권이 원장에게 있으므로 직원인 이씨에게 직권남용의 책임을 직접 묻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행정1부(최상열 부장판사)는 1심의 판결을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인사 담당자에게서 원장 결재 전에 작성한 인사 초안을 받아 수시로 내용을 수정하도록 요구하고 자신과의 친분에 따라 보직이 변경되게 했다”면서 “국정원 직원들의 직책과 승진 및 업무 평가가 공정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신뢰가 훼손됐고, 국민의 신뢰마저 저버렸다”고 설명했다.

    그에 대한 조치도 여러 면에서 의심스럽다. 국가정보원은 이에 앞서 2013년 10월 31일 전임 정권 때 ‘인사 전횡’이 심각하게 벌어진 사실을 확인하고 3급 이모씨 등 관련 직원 수 명을 파면 등 중징계했다.

    인사에 대한 전권을 쥐고 있던 인물이 정권이 바뀌면서 이처럼 처벌받는 경우는 전례가 매우 드물다.

    공안 및 사정당국에 따르면 국정원은 최근 내부 감찰을 벌여 인사 담당이던 이씨 등이 원세훈 전 원장 재임 시절 직원들로부터 각종 인사 청탁을 받고 인사권을 휘두른 비리 사실을 확인, 최근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확정했다.

    이씨는 최고 수위 징계인 파면을 받았고, 나머지는 비리 정도의 경중에 따라 수위가 결정됐지만 대다수가 중징계를 받았다고 한다.

    이씨 등은 본인들과 가까운 직원은 요직에 배치하고 사이가 좋지 않으면 한직으로 발령내는 한편 자신의 상관인 1∼2급 직원들에 대해서도 비슷한 형태로 인사권을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국정원장 묵인없이는 불가능한 행태다. 더구나 자신보다 직급이 높은 이들에 대한 인사권까지 휘두른 것은 그가 국정원 내에서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둘렀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국정원은 이씨가 원 전 원장 취임 이후 초고속 승진을 하는 등 원 전 원장의 최측근임을 파악, 이러한 인사전횡이 원 전 원장의 묵인 아래 이뤄졌다고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정원 내부에서는 이씨 등에 대한 중징계를 조직 내에서 ‘원세훈 잔재’ 청산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남재준 원장 취임 이후 시도된 내부 개혁작업이 본격적으로 형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국정원 최고핵심 이씨 판도라상자

    원세훈 전 원장은 재직기간 동안 자신을 건드릴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처럼 인사전횡을 휘두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인사는 사실 이씨가 주도한 것이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원세훈 전 원장을 수사했던 검찰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이씨는 전권을 휘두르며 국정원장을 주물렀다.

    이씨의 힘은 원 전 원장이 부여한 ‘인사권’이었다. 국정원 소식통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원 전 원장 취임 초기 70여명에 이르는 ‘살생부’가 작성됐다는 소문이 있었다. 실제로 원 전 원장이 2009년 취임한 이후 일부 국정원 고위 간부들은 스스로 옷을 벗었다. 자신과 무관한 비위 혐의를 추궁하고 한직으로 발령을 내는 등의 조처를 못 견뎠다는 후문이다.

    원 전 원장의 광범위한 인사 전횡은 국정원 국외파트를 와해시켰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원 전 원장 취임한 직후인 2009년 4~5월에는 해외 파견 직원 50여명을 일시에 귀국시키기도 했다. 상당수를 무리하게 들어오라고 한 뒤, 이 자리에 자신의 영향력 아래 있는 직원들을 내보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 역시 이씨의 그림이라는 것이다.

    대개는 이명박 정부에서 득세한 이른바 ‘영포라인’들이 선호도 높은 국외파트를 독차지했고 이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곳곳에서 터졌다.

    국정원 소식에 밝은 한 인사에 따르면 러시아의 경우 정보국과 관련된 사람을 통역으로 쓰는 바람에 그쪽에서 우리 국정원 내부 조직까지 다 파악하는 일이 발생했다. 파견 요원이 합의된 수보다 많은 게 들통나 초과 인원을 추방시킨 일도 있다.

    원 전 원장 시절 국정원이 김정일 사망, 북핵 실험 등의 대북 정보에 ‘깜깜이’가 된 이유도 ‘순환보직 원칙’이 붕괴됐기 때문이다. 국정원은 보통 국외근무 3년, 국내근무 3년의 순환보직을 원칙으로 삼아왔다. 국정원 동향에 밝은 한 인사에 따르면 해외파트는 북한 정보 수집을 위한 핵심 부서다. 그러나 원세훈 전 원장 때 이 휴민트(인간정보) 정보라인은 철저히 붕괴됐다.

    인사 전횡은 지난해 대선 직전까지 이어졌다. 심지어 대통령선거 하루 전날인 지난해 12월18일 원 전 원장의 측근이 승진하는 일이 있었다.

    원 전 원장이 서울시 부시장 시절 서울시를 담당했던 국정원 직원 이아무개씨가 4급에서 3급으로 승진했고, 측근으로 알려진 강아무개씨도 3급으로 승진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국정원장이 바뀐 뒤 대기발령을 받았고 이씨는 파면되기에 이른다.

    국정원 안팎과 정치권에선 이번 조사로 수사가 전방위로 확산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향후 원 전 원장의 정치 개입 의혹뿐 아니라 개인 비리 등의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검찰이 댓글 사건을 재수사할 조짐을 보이면서 국정원과 사정기관 주변에서는 MB정부 시절 국정원 핵심이었던 이씨와 관련된 여러 의혹들이 재조명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정원 내부 동향에 밝은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씨는 MB정부 시절 국정원의 인사권을 틀어쥐고 대통령과 독대하는 등 청와대 업무에도 깊숙이 개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소식통들은 이씨에 대해 “원세훈 전 원장보다 그에 대한 재수사가 진행될 경우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부에서는 국정원 여직원 사건으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세간의 이목이 쏠린 사이 이씨가 MB정부 때 만들어진 각종 기밀문건을 챙겨 모두 소각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정원 여직원 수사 당시 검찰 주변과 야권 일각에서는 국정원 여직원 수사를 두고 “MB정권 실세들이 던진 낚시에 걸린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몇 가지 정황이 석연치 않아서다. 예컨대 국정원 정치개입과 관련해 대선 전에는 경찰이 ‘없다’고 했다가 대선 후에 특별한 이유 없이 ‘있다’고 말을 바꾼 것, 원 전 원장이 자리에서 내려오자마자 보란 듯이 해외로 출국하려 했다는 점 등은 쉽게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다.

    특히 원세훈 전 원장의 출국은 국정원 내부에서도 말이 무성하다. 국가기밀을 취급했던 이들은 말단 직원에서 고위인사들에 이르기까지 기밀유출 우려 등으로 인해 해외 출입국에 일정부분 제한을 받는다.

    국가 정보기관의 수장이었던 원세훈 전 원장이 그것을 모를 리 없다. 또 국정원 여직원 사건으로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 보란 듯이 해외출국을 준비했다. 이에 검찰과 정치권에서는 원세훈 전 원장이 시선 끌기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이에 원세훈 전 원장이 시선 끌기를 시도한 이유를 놓고 야권 일각에서는 “여권이 정권에 치명적일 수 있는 MB정권의 비밀파일을 빼돌리기 위해 극비 작전을 펼쳤을 수도 있다”는 의혹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비밀기록과 함께 사라지다

    경찰의 말 바꾸기와 국정원장의 해외도피 시도 등은 치밀하게 짜여진 각본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경찰과 국정원 모두 청와대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행동을 할 수 없는 조직이라는 점이다.

    말하자면 이들이 청와대와 아무런 교감 없이 이런 상황을 만들었을 것이라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검찰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MB정부 비밀기록물에 대해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MB정부는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노무현 정부가 청와대 비밀기록물을 빼돌렸다고 주장하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에 불을 붙였다”며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다른 모습이다. 이명박 정부를 승계한 박근혜 정부는 이전 정부의 문건이 파기된 사실을 확인했으면서도 이를 특별히 문제 삼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MB와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비밀기록’을 단 한 건도 남기지 않고 모두 폐기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인 적 있다.

    당시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은 박근혜 정권 초기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MB정부가 비밀기록을 단 한 건도 남기지 않았다는 것, 지정기록물 자체도 이전 정부에 비해서 30% 줄었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만약 폐기했다면 이는 엄중한 사안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이 당시 참고한 해당 보도내용을 살펴보면 MB정부의 대통령 기록물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시절과 비교해 8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다.

    이때 드러난 내용을 들여다보면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 측은 MB정권 청와대 대통령실과 대통령 자문위원회 등에서 지난 4년간 통보한 기록물 생산건수는 총 82만5701건이라고 밝혀졌다. 연평균 20만6425건의 자료를 생산한 셈이다.

    반면 노무현 정부는 5년간 총 825만3715건, 연평균 165만743건의 기록을 남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참여정부의 기록물을 문제 삼았던 MB정부 기록물이 참여정부에 비해 8분의 1 수준(12.5%)에 불과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든 일이다.

    민주통합당의 2012년 국정감사 정책자료집에 따르면, 대통령실이 직접 생산한 기록량을 비교했을 때도 현저한 차이가 나타났다. MB정부 대통령실은 지난 4년간 54만1527건의 기록물(‘위민 시스템’을 통한 전자기록 18만5570건, 종이기록 9422건)을 생산했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 비서실은 5년간 204만449건이었다.

    이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부가 넘긴 기록물 대다수가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물, 아니면 온라인 시청각 기록이었다는 보도는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중요한 기록물들을 폐기했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폐기했다면 이는 엄중한 사안이라고 본다”며 “차기 정부에게 책을 잡히지 않기 위해서 국가의 중대한 기록물들을 폐기하는 일은 발생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정치권에서는 “이상득 전 의원 등 MB정부 실세들이 구속되는 가운데 비밀기록이 단 1건도 없다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며 “차기 정부가 참고할 기록이 없어지게 되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최근 국회 사정기관 주변에서는 “실질적으로 국정원을 움직인 이씨를 조사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국정원 주변에서는 이씨가 이명박 정부 때 국정원이 관련된 여러 비리 의혹의 최고 핵심인물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ㆍ현 직원들 사이에서는 “원세훈 전 원장은 그야말로 ‘바지원장’일 뿐”이라는 말이 적지 않다.

    원세훈 전 원장의 재판과 관련해 이씨가 국정원 심리전단의 실질적 지휘자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친이계와 친박계 내부에서 “이씨가 국정원에서 수행한 업무내용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경우 큰 파장이 일수도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남재준 전 국정원장은 지난 정권 때 취임 이후 장호중 감찰실장을 팀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내부 제보 내용 등을 바탕으로 6개월 이상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끝에 이씨의 인사 비리를 사실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와 국정원은 원세훈 전 원장이 서울시 공무원으로 근무할 때부터 이씨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온 사이라는 점을 파악하고 있다. 이씨가 원세훈 전 원장 뿐 아니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그의 인사전횡 실체를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점은 이 같은 인사 비리가 원세훈 전 원장의 별도 지시 없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때문에 이씨가 원장의 고유권한인 인사권을 어떻게 행사할 수 있었는지 그 배경에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더욱 석연치 않은 것은 청와대와 검찰 그리고 국정원 등이 그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고 있음에도 파면 외 검찰조사 등은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현 정부가 그의 비리를 덮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씨는 2009년 2월 원 전 원장이 취임할 당시 5급이었으나 이후 원 전 원장의 신임을 얻어 4년 만에 고위급으로 고속 승진을 했다. 복수의 국정원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씨는 원 전 원장의 배후에서 수렴청정(垂簾聽政)을 했다.

    그는 국정원 내 모든 인사권에 개입했으며 이외에 국정원 핵심 업무의 주요 결재권한도 일부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MB정부의 자원외교와 무기도입 사업에도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내부 실세였던 이씨?파면된 이후 원세훈 전 원장에 면죄부가 내려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와 관련된 여러 소문이 꼬리를 물기도 했다.

    이에 최근 사정기관 주변에서는 “이씨가 MB정권 비리의 핵심”이라는 말과 함께 “검찰이 원 전 원장 처벌에 실패할 경우 이씨를 여러 비리 의혹으로 수사할 수도 있다“는 말도 적지 않다.

    국정원 적폐청산 어디로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지난 3일 국정원 적폐청산 TF로부터 △세계일보 보도 ‘국정원 작성 문건’ △‘댓글사건’ 관련 사이버 외곽팀 운영 △원세훈 전 원장 녹취록 문제에 대한 조사결과를 보고받았다고 발표했다.

    국정원이 자체조사 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국정원이 특정정당의 선거승리 방안을 제안하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 야권 주요 인사동향 파악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 적폐청산 TF는 세계일보가 보도한 ‘국정원 작성’ 문건과 관련, “국정원이 작성한 8건의 작성자 결재선 및 최종 배포자와 관련직원을 조사해 해당 문건들이 당시 지휘부 지시에 따라 국정원 내외의 자료를 활용하여 작성됐고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8건의 문건은 △10?26 재보선 선거사범 엄정처벌로 선거질서 확립(3쪽, 11.4 작성, 11.7 보고) △SNS의 선거 영향력 진단 및 고려사항(5쪽, 10.6~11.4간 작성, 11.8 보고) △2040세대의 대정부 불만요인 진단 및 고려사항(7쪽, 11.2~4간 작성, 11.7 보고) △서울시민 관심이슈 관리 강화로 민심 회복 도모(3쪽, 10.6 작성, 익일 보고) △손학규 대표, 서울시장 후보로 외부 인물 영입에 주력(1쪽, 8.26 작성, 익일 보고) △손학규 대표측, ‘안철수 출마’ 상정 대응책 마련에 분주(1쪽, 9.6 작성, 익일 보고) △민주당, 조선일보의 ‘박원순 죽이기’ 기획育煐냄?촉각(1쪽, 10.7 작성, 익일 보고) △우상호, 좌익 진영의 대선 겨냥 물밑 움직임에 촉각(1쪽, 10.29 작성, 익일 보고) 등이다.

    국정원 측은 ‘SNS의 선거 영향력 진단 및 고려사항’ 문건과 관련, “청와대 보고 이후 2011년 11월 18일 원세훈 전 원장이 심리전단에 SNS 대응팀 강화를 지시, 같은 해 12월 심리전단에 1개 팀(35명)을 증원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또 국정원은 “금번 조사대상 문건(8건)은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 비서관실 행정관이 유출한 국정원 및 경찰의 715건 문건 중 일부”라면서 “세계일보가 보도한 13건의 문건 중 8건이 국정원이 작성한 문건으로 확인됐지만 나머지 702건은 2014년 검찰이 청와대에 반납하여 확인이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정원 TF는 “향후 면밀한 추가조사를 통해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직권남용 등 위법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노무현 정부 때 9700여 건이던 비밀기록이 이명박 정부에서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에 대해 MB정부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비밀기록이 한 건도 없는 것은 맞지만 비밀에 해당하는 기록은 7년, 15년, 30년 기한의 지정기록으로 분류해 넘겼다”고 말했다.

    대통령 기록물은 일반, 비밀, 지정기록으로 분류된다. 이 중 비밀기록은 대통령과 국무위원 등 인가권자만이 열람할 수 있는 국가 기밀 사안이다. 지정기록은 이보다 수위가 높아 이 기록을 만든 대통령만 볼 수 있도록 완전히 봉인한 자료다.

    지정기록물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의결이 이뤄진 경우, 관할 고등법원장이 발부한 영장이 제시된 경우, 대통령 기록관 직원이 업무 수행상 필요에 따라 대통령기록관장의 사전승인을 받은 경우 접근 및 열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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