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의 야권 전방위 수사 조짐에 보수진영 ‘뭉쳐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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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환기자 musasi
입력시간 : 2017.09.09 07:01:21 | 수정시간 : 2017.09.09 07:01:21
  • 검찰, 친이 친박 동시 겨냥 뇌물 특혜 비리 정조준

    재단 공기업 기관 낙하산 리베이트 정권핵심 개입 정황

    방산비리, 댓글부대 수사 확대에 긴장…야권 ‘뭉치면 살고’ 복잡한 셈법

    검찰이 방산비리 수사와 민간인 댓글부대 그리고 보수진영 인사 비리 등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보수진영에서는 전방위 사정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며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방산비리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검찰은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이른바 ‘민간인 댓글부대’ 활동 수사도 그 범위를 점차 확대해 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앞서 국정원이 여론조작에 가담한 민간인 팀장으로 지목해 수사 의뢰한 48명 외에도 10여명을 추가로 입건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전·현직 국정원 직원, 보수단체 관계자 외에 전직 군 간부도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수사가 이명박 정부 당시 벌어진 여론조작 전반으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활동에도 국정원과 청와대가 개입했다”고 폭로한 김기현 전 사이버사령부 530심리전단 총괄계획과장을 지난 4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최근 KBS파업뉴스팀이 공개한 영상에서 김씨는 “2010~2012년 진행된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을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과 청와대에 매일 보고했다”로 폭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해 당시 청와대 인사들에 대한 조사가 결국 이번 수사의 종착지로 거론된다.

    검찰은 국정원이 당시 민간인 팀장들에게 댓글 활동의 대가로 돈을 지급하고 기록한 ‘수령증’에 대해서도 확보에 나섰다. 국정원이 조만간 수사팀에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국정원과 민간인 팀장들 간의 자금 흐름을 겨냥한 수사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서 국정원은 외곽에서 사이버 여론조작 활동을 한 민간인 팀장들에게 현금을 지급하고, 돈을 준 날짜와 금액, 신상 등을 기록한 수령증을 보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민간인들에게 지급된 돈의 출처가 국정원 예산으로 확인될 경우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당시 국정원 관계자들에게 횡령이나 배임 혐의 등을 적용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검찰 주변에서는 “국정원 수사가 원 전 원장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 타고 흐르면서 이 전 대통령 측근으로 번질 수 있다”고 관측한다.

    야권을 중심으로 한 일부에서도 국정원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알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야권의 한 고위인사는 “국정원 수사는 결국 국정원 보고라인과 자금을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국정원이 개입한 전 정권의 여러 사업들과 그 내막의 비리를 검찰이 인지하고 전 정권 핵심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뭉칠지 말지 고민 중

    청와대가 적폐청산을 천명하고 대대적인 사정작업을 본격화하면서 전 정권의 적폐들이 하나둘씩 드러나자 보수진영에서는 심지어 “이러다 다 죽는 것 아니냐”고 불안감을 드러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더구나 이제 사정작업이 시작되는 시점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앞으로 누가 어떻게 청산대상이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제기된 여러 의혹들을 감안할 때 정권차원의 비리와 더불어 개인비리 형태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전 정권 실세 혹은 핵심 측근들은 거의 대부분 사정기관 조사 대상자라고 해도 무방하다는 말이 나온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 보수진영에 안팎에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다. 이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또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연대를 구성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과 맞물린다.

    최근 이혜훈 대표의 사퇴로 운명의 갈림길에 선 바른정당의 상황을 보면 이 같은 그림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바른정당은 당장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갈지, 주호영 원내대표의 대표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할지,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를 선출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자강론에 무게를 싣던 당 대표의 급작스러운 낙마로 독자생존과 보수통합의 갈림길에 서게 된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당 의원단 전체회의에서 결국 사의를 표했다. 이 대표는 “사려 깊지 못했던 저의 불찰로 많은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대표직을 내려놨다.

    금품수수 의혹이 터진 이후 당내에선 중진을 중심으로 이 대표가 당을 생각해 결단을 해야 한다고 보고 이 대표를 설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지난 4일 “좀 더 말미를 달라”며 사퇴 결심을 미루자 주 원내대표는 결국 지난 6일 당 회의를 주재하며 사퇴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하기도 했다.

    현재로선 대표 권한대행보다는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원내대표가 앞서 대선 전 권한대행을 지낸 바 있는 데다 정기국회가 시작된 시점이라 또다시 전당대회를 열기도 여의치 않아서다.

    주 원내대표는 “주말을 거치면서 의원, 당원들의 뜻을 모아 어떻게 지도부를 꾸릴지 결정하겠다”며 “당의 지도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지도체계가 어떤 건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대선 후보를 지낸 유승민 의원 혹은 당의 최다선 의원인 김무성 의원이 비대위원장 부상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 중 한명이 전면에 나서 당을 수습해야 한다는 의견이 당내에서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이날 “나는 생각이 없다”며 전면에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고, 유 의원은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당의 총의를 통해 결정할 일”이라며 한걸음 물러섰다. 당내에선 유 의원의 등판을 요구하는 의견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요구가 커지면 유 의원이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복잡한 셈법 속 생존

    김세연·김용태 의원을 필두로 한 ‘40대 기수론’도 나오고 있다. 이번 기회에 과감한 세대교체로 분위기를 일신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 연대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보수통합론이 적지 않게 대두되는 시점이어서 바른정당은 안팎으로 흔들리지 않기 위해 차기 지도부 문제를 빨리 매듭지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바른정당이 자강론의 길을 고수할지 아니면 보수통합의 길로 갈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대체로 자유한국당과 무조건적인 합당에는 부정적인 인사들이다.

    현재 거론되는 차기 지도체제 전환 시나리오는 크게 2가지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거나 대표 권한대행체제를 유지한 뒤 일정 시점에 전당대회로 정식 지도부를 선출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두 시나리오 모두 합의를 이루기는 쉽지 않은 그림이다. 이 때문에 가장 유력한 것은 비상대책위(비대위) 구성이다.

    정기국회 일정을 감안할 때 새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에 비대위 체제로 가다 적절한 시점에 전당대회를 치르자는 것이다. 하지만 비대위 구성도 쉽지만은 않다. 내부적으로 회의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상임 당원대표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고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도 장애요소다.

    12월 전대론도 조금씩 제기되고 있다. 일단 대표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한 뒤 주요 법안과 예산안 처리가 끝나는 연말께 전대를 치르자는 것인데,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조기 전대론'도 나오는 분위기여서 실현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바른정당은 일단 이번 주말부터 의원들과 당원들의 의견을 모을 예정이어서 다음 주 안으로는 새 지도부 체제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유승민 의원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등판할 것이란 관측에 대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한 라디오를 통해 “김 전 대표는 확실히 본인이 등판할 생각은 없는 것 같고 유 의원은 정확한 입장을 이야기하지는 않고 있지만 생각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통합론’을 주장해온 김무성 고문이 이 전 대표 사퇴 이후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을 경우 통합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김 고문이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하면서 바른정당의 행보는 섣불리 예측하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예의주시하는 한국당

    바른정당이 ‘통합론’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자유한국당에서는 통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최근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언젠가는 같이 가야한다”며 보수대통합론을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자강에 무게를 뒀던 이 대표가 물러남에 따라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 전 대표의 사퇴로 통합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인지에 대해선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바른정당이 동력을 잃어가는 계기가 된다면 (통합논의가)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김 고문이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하고 있어 유승민 의원 등 자강론자가 당을 이끌게 될 경우 바른정당과 한국당의 통합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유 의원과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서로 날을 세우고 있어 연대논의도 힘들어질 수 있다.

    이와는 별도로 바른정당 내 중도파들은 국민의당과의 정책연대 모임 출범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행보가 주목된다. 두 당의 가교 역할은 바른정당 내에서 유일한 호남(전북 전주을) 지역구 의원인 정운천 최고위원의 몫이다.

    정 최고위원은 “내주 국민의당 의원들과 함께 가칭 ‘중도통합포럼’을 만들어 본격적인 정책연대를 시작할 것”이라며 “바른정당 내 상당수 의원들이 참여의 뜻을 보이고 있으며, 국민의당 의원들과도 이미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또 김무성ㆍ정진석 의원이 주도하는 보수통합 모임도 점차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열린 토론 미래’는 지난 7일 북핵 문제를 주제로 두 번째 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물론,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 의원까지 가세해 총 34명의 여야 의원들이 모였다.

    한국당에선 1차 모임에도 참석했던 탈당파 김성태 의원을 필두로 친박과 비박계를 아우른 의원 22명이, 바른정당에선 이종구 의원 등 9명이 참석했다. 특히 국민의당 이상돈ㆍ최명길 의원이 모습을 비롯해 박병석 민주당 의원도 얼굴을 내비쳤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열린 토론 미래’가 보수통합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관측한다.

    국민의당은 모임 추진과 관련해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안보를 제외하면 비슷한 부분이 많으니 중도통합포럼 모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개별 의원들끼리 의견을 공유하자는 취지 외 다른 의도는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한 한국당과의 보수통합 흐름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바른정당이 교류채널을 다각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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