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독입수] 이명박 정부 방송장악 담긴 청와대 하명사건 처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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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환기자 musasi
입력시간 : 2017.09.28 18:07:41 | 수정시간 : 2017.10.12 11:52:43
  • 방송사 임원진 교체, PD수첩 작가 신원조사 등 지시사항 담겨

    이명박 전 대통령 겨누는 검찰 캐비닛 문건 등 자료 다수 확보

    이명박 정부의 방송 장악 시도 의혹에 관해 검찰이 이번 주 수사를 본격화할 예정인 가운데 최근 지난 정부의 하명사건처리부에 방송장악 관련 내용이 고스란히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주간한국>이 입수한 이 문건 내용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는 정권 초부터 방송 핵심인사들에 대한 동향을 파악하고 이들의 문제점을 조사하는 등 방송장악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건 내용에는 MBC를 비롯해 KBS, YTN 등 방송사 인사들에 대한 조사를 청와대가 하명했다는 내용과 날짜 그리고 사건처리 여부가 기록돼 있다.

    검찰이 국정원과 관련해 수사하고 있는 부분은 크게 4가지다. 우선 국정원 댓글부대 운영과 문화계 블랙리스트운용 의혹, 관제시위지원 의혹 그리고 언론방송 장악 의혹 등이다.

    또 이와 관련,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박원순 서울시장 공격, 연예인 퇴출 시도, 방송장악, 사법부 공격 등 일련의 정치공작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 사건들에 대해 검찰은 상당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수사가 더 확대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검찰 ‘공영방송 장악’ 조사

    이명박 정부 시절의 국가정보원이 공영방송 장악을 위해 프로듀서(PD) 등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한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MBC 대표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PD수첩 제작진을 상대로 본격적인 피해사실 조사에 나선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의혹 수사팀은 지난 9월 26일 오전 10시 최승호 전 MBC PD, 오후 2시 이우환 MBC PD, 오후 4시 정재홍 전 PD수첩 작가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다음날인 27일 오후 2시에는 김환균 MBC PD가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당시 국정원이 방송제작 과정에 외압을 행사했거나 방송사 경영진들과 부적절한 공모를 한 정황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PD는 PD수첩을 맡으면서 ‘황우석 교수 논문 조작사건’, ‘4대강, 수심 6m의 비밀’ 등을 보도했고, 2012년 파업 과정에서 해직됐다. 뉴스타파에서 PD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이명박ㆍ박근혜정부의 언론장악 사태를 고발한 다큐멘터리 영화 ‘공범자들’을 연출하기도 했다.

    PD수첩 연출진이었던 이 PD도 김재철 전 MBC 사장 취임 이후 비제작부서로 발령받았다. 2008~2010년 PD수첩 책임프로듀서(CP)였던 김 PD는 4대강 사업과 미네르바, 용산참사 등 민감한 사안을 다루며 당시 정권을 강력히 비판한 바 있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등에 따르면 국정원은 원 전 원장 시절 방송사 간부와 PD 등의 성향을 파악하고 정부 비판성향 인물에 대한 인사개입 방향을 담은 ‘MBC 정산화 전략 및 추진방향’ ‘KBS 조직개편 이후 인적쇄신 추진방안’ 등의 문건을 생산했다.

    MBC관련 문건에는 신임사장 취임 예정을 계기로 고강도 인적쇄신과 편파 프로그램 퇴출 등에 초첨을 맞춰 근본적 체질개선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KBS관련 문건에는 면밀한 인사검증을 통해 좌편향 간부 등 부적격자를 퇴출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주간한국>이 입수한 2008년 하명사건처리부를 살펴보면 여러 하명 사건이 기록돼 있다. 국정원이 작성한 이 사건처리부 안에는 건명 란에 [대한적십자사 총재관련]이라고 적혀 있고 대상자 란에는 [이세웅], 내용 란에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라고 적혀 있다. 그 옆에는 진행사항 란이 있는데 ‘완료’라고 적혀 있다.

    또 그 밑으로 같은 항목 전개에 한국조폐공사감사-김광식(53세)-공기업임원사표거부-완료-12.1사표 순으로 정리돼 있다. 이는 청와대와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연계해 여러 정치적 협력관계를 형성한 것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가장 주목을 끄는 부분은 방송계에 대한 하명사건처리 부분이다. 이 문건에 따르면 청와대와 국정원은 2008년부터 방송장악을 시작했다.

    이 문건을 보면 역시 같은 항목 순서대로 KBS 이사선임-KBS 이사선임 부적격 여부 확인-완료 순으로 정리돼 있다.

    또 같은 순서로 건명에 [인터넷 VIP비방글]이라고 적혀 있고 내용 란에 [인터넷 대통령 비방 글 처리대책 건의]라고 처리 내용이 담겨져 있다.

    또 2009년 7월 27일 기록된 하명사건처리 내용을 보면 ‘KBS, YTN, MBC 임원진 교체 방향 보고’라는 항목이 있고 그 옆쪽으로 끝부분 항목에 ‘BH하명’이라고 적혀 있다.

    같은 해 11월 9일에 작성된 문건을 보면 ‘KBS, YTN, MBC 임원지 교체 방향 보고’가 또 올라와 있고 그 아래로 ‘사건명: 한겨레21 박용현 편집장’, ‘사건명: PD수첩 역대 작가 확인’, ‘사건명: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 관련’ 등이 모두 하명사건으로 기록돼 있다.

    2008년 하명사건 처리부

    ■ 접 수 : 15 건

    ■ 완 료 : 8 건

    ■ 진행중 : 7 건

    연번 접수일 건명 대상자 내용 진행 상황 비고
    1 08.7. 대한적십자사 총재관련 이세웅 대한적십자사 총재 완료
    2 국가시험원(복지부 산하) 김문식 완료
    3 한국조폐공사 감사 000 공기업임원사표 거부 완료 12.1사표
    4 소방검정공사 000
    5 충남도청 이완구
    6 00산부인과 송파구 방이동 소재
    7 촛불집회 검거 수범사례보고 완료
    8 문제단체 현황 문제단체에 대한 현황 파악
    9 인터넷 VIP 비방글 인터넷 대통령 비방글 처리대책 건의
    10 불법시위 근절대책 건의
    11 00학원 이사장 000 학원사유화 등 사학재단 비리 진행중
    12 서울대 병원 비방벽보 서울대 병원 비방벽보사건 진상 파악 완료


    13 000 의원 妻 관련 수사시 외압행사 진행중
    14 KBS 이사선임 KBS 이사선임 부적격 여부 확인 완료
    15 KB한마음 다음 블로그에 명예훼손 비방글 게재 진행중
    16 08.11.13 (총리실) 00시청 000 공사대금 횡령 및 승진청탁 완료
    17 〃 (총리실) 00시청 000 기자재 대금 횡령 및 설치비 횡령 완료
    18 08.11.17 (BH) 뉴라이트기업연합 000 기업대출 관련 사기 완료
    19 안산도시개발 000 민영화반대시위주도 완료
    20 총리실 000 000 대운하반대등 국정철학배치 언행 완료
    21 총리실 000 부적절한 비위행위 완료
    22 총리실 000 불우이웃돕기성금 횡령 및 업추비 횡령 완료
    23 총리실 000 완료
    24 성매매관련 불상 경기광주일대 성매매 업주 및 여성 완료
    25 국무총리실 국장 물의야기 000 음주후 경찰관폭행등공무방해(방배서) 완료


    이에 검찰은 KBS PD와 작가, 기자 등을 상대로도 국정원의 방송장악 의혹 등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이른바 ‘MB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방송인 김제동씨를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만간 원 전 원장도 불러 국정원의 사이버 외곽팀 의혹은 물론 공영방송 장악 의혹 등에 대해서도 본격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의 국정원 대수술 통할까

    이외에도 <주간한국>이 추가로 입수한 국정원의 YTN 보고서를 살펴보면 방송장악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YTN 최근 동향 및 경영진 인사 관련 보고’라고 제목에 적힌 보고서 오른쪽 상단에는 2009년 9월 3일자로 작성날짜가 기록돼 있다. 그 내용을 전부 그대로 공개하면 아래와 같다.

    [YTN 최근 동향 및 경영진 인사 관련 보고]

    □ 배석규 신임 대표이사의 개혁조치

    ○ YTN의 배석규 전무(‘51, 경북 성주)는 신임 대표이사(사장 직대)로 취임한 지 1개월여만에 노조의 경영 개입 차단, 좌편향 방송 시정 조치를 단행

    - 노조와 회사 양쪽을 기웃거린 간부들은 강력히 경고해 태도를 시정케 하는 한편, 친노조․좌편향 경영․간부진은 해임 또는 보직변경 등 인사 조치

    ※ 새 대표이사는 8.4 취임후 즉시 보도국장 직선제 폐지 및 좌편향 보도국장 교체, 돌발영상 담당 PD(임장혁) 교체, 좌편향 앵커진 대폭 교체, 친노조 성향 간부진 교체 등 개혁조치를 계속함

    ○ 신임 대표는 강단과 지모를 겸비한 우수한 경영능력 보유자임에도 前 정부때 차별을 받아 온 자로서, 현 정부에 대한 충성심과 YTN의 개혁에 몸을 바칠 각오가 돋보임

    □ 노조의 반발 제압

    ○ 노조는 새 대표이사 불신임 투표, 제작거부 결의 등 강력 반발했으나, 새 대표가 오히려 불신임투표 주동자 징계, 사규 위반자 문책, 해고자 출입금지 등 강경 대응하자

    ※ 노종면 등 불법파업주동자의 1심 판결(전원 벌금형)은 검찰에 항소 건의

    - 조합원들의 결집력이 약해져 종전과 같이 힘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제작거부 결의를 철회하는 등 사실상 굴복

    □ 조치 건의

    ○ 새 대표가 회사를 조기 안정시킬 수 있도록 직무대행 체제를 종식시키고 사장으로 임명하여 힘을 실어 줄 필요

    ※ 사장선임 : 대주주(한전KDN, 우리은행, 마사회- 지분 약 40%)의 사실상승인을 얻어 이사회에서 사장으로 선임

    이와 함께 검찰이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 문건’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등 각종 의혹 수사와 관련해 추명호 전 국장과 신승균 전 국익전략실장의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지난 9월 25일 검찰에 따르면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전담 수사팀은 이날 오전 추 전 국장과 신 전 실장의 서울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전산 자료와 휴대전화, 개인 기록, 각종 문서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추 전 국장과 신 전 실장이 국정원 국익전략실에서 근무하던 시기 박원순 서울시장을 공격하는 정치 공세와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국익전략실은 노무현 정부 시절 국정원 개혁의 하나로 대공정책실에서 '동북아 허브' 추진을 위한 업무에 전념하도록 이름과 기능을 바꾼 부서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 부임 이후 다시 국내 정치에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을 받는 곳이다.

    특히 추 전 국장은 이른바 ‘박원순 제압 문건’ 가운데 ‘반값 등록금’을 종북좌파의 대정부 공세로 규정하며 대응을 주문한 ‘좌파의 등록금 주장 허구성 전파로 파상공세 차단’ 문건의 작성자 중 한 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 전 국장 등이 작성한 이 문서에 따라 국정원 심리전단이 시민단체 등을 활용해 맞대응 시위, 시국광고 게재, 댓글 작성 등의 시정 방해 활동을 수행했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20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원세훈 전 원장 등을 국정원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고발하면서 추 전 국장과 신 전 실장을 피고소인으로 포함했다.

    추 전 국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게 ‘비선 보고’를 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당사자이기도 하다. 이 의혹은 국정원 적폐청산 TF의 조사 대상 항목 중 하나로 꼽힌다.

    한편 국가정보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해 박지원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 송영길 인천시장 등 야권 주요 인사를 상대로 광범위한 여론 및 심리전 활동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 개혁위는 지난 9월 25일 ‘정치인·교수 등 MB정부 비판세력 제압 활동’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개혁위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지난 2009년 취임 이후 '심리전단' 조직을 이용해 MB정부에 비판적인 정치인과 교수에 대한 비판활동을 전개한 것으로 조사됐다.

    포털사이트 다음(Daum) 아고라나 트위터 등 SNS를 이용해 MB비판, 정부정책 반대 의사를 밝힌 주요 인물들을 상대로 온·오프라인을 통한 비판활동을 폈다.

    개혁위는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MB정부 책임론 등이 불거지자 대응 논리를 개발해 심리전에 활용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지원, 송영길 의원 등 야권 인사들이 주요 타깃이 됐다. 박지원 의원은 당시 야당인 민주당 원내대표였고, 송영길 의원은 민주당 소속 인천시장이었다.

    국정원은 노 전 대통령 자살에 대한 MB정부 책임론과 관련해, 자살과 범죄와는 별개로 수사결과를 국민 앞에 발표해야 하고 대통령 재임 중 개인적 비리를 저지른 자연인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대응논리를 폈다.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의 경우 당시 중앙대 교수 재직 시절 보수 논객으로 분류된 이 교수가 MB정부를 비판하자 좌파교수로 규정하고 퇴출, 매장을 위한 여론을 조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 외에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 (현 창원시장), 최문순 강원지사, 유시민 작가, 김만복 전 국정원장, 장하준 교수, 극우논객으로 이름을 날리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김재윤 전 의원 등도 심리전 대상에 포함됐다.

    @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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