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준 명지대 교수 칼럼] 내년 지방선거 전망…소수 야당 운명, 그리고 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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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12.02 09:06:03 | 수정시간 : 2017.12.02 09:06:03
  • 역대 지방선거 통해 본 내년 지방선거 민주당에 유리

    집권 1년차 선거 프리미엄, 문재인 대통령 높은 지지율

    기울어진 ‘7대3’ 구도, 야 3당 역할 못해 회생 어려워

    국민의당ㆍ바른정당 연대(통합) 지지율 상승 한계

    안철수 리더십 위기, 유승민의 바른정당 정치력 미미

    국민 공감할 시대정신 담기 이슈 제시해야…‘개헌’ 과제

    역대 지방선거의 특징

    역대 지방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몇 가지 특징들이 발견된다.

    첫째, 집권 초기에 선거가 치러질 경우 집권당이 유리하거나 선전한다. 지난 1998년 제2회 지방선거 경우, 정권이 야당으로 교체된 이후 약 4개월 만에 치러진 선거에서 집권당인 새정치국민회의와 DJP(김대중ㆍ김종필) 연대 세력이었던 자민련이 승리했다. 특히, 새정치국민회의(서울, 경기)와 자민련(인천)이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다. 반면, 10년 만에 야당으로 전락한 한나라당은 광역단체장 3석, 기초단체장 80석이 줄었다.

    박근혜 정부 집권 2년차인 2014년에 치러진 제6회 지방선거에서 세월호 참사라는 초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집권당은 선전했다. 집권당인 새누리당은 자유선진당을 흡수ㆍ통합한 상태에서 선거를 치렀는데 지난 2010년 지방 선거와 비교해 광역 단체장은 1석, 기초단체장은 22석이나 더 늘었다. 집권초기 여권 프리미엄이 어느 정도 작동한 결과로 보인다.

    둘째, 집권 3년차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은 모두 패배했다. 문민정부 3년차인 1995년에 치러진 제1회 지방선거, 국민의 정부 집권 5년차인 2002년에 실시된 제3회 지방선거, 노무현 정부 집권 4년차에 실시된 2006년 제4회 지방선거, 이명박 정부 집권 3년차인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은 모두 패배했다. ‘지방선거=집권당의 무덤’이라는 등식이 성립될 정도였다. 국민들의 대통령과 집권당에 대한 열광과 환멸의 주기가 지극히 짧다는 것이 지방선거를 통해 종종 입증되었다.

    2010년 지방선거의 경우 북한의 천안함 폭침 도발로 안보 이슈가 불거졌지만 당시 집권당인 한나라당은 패배했다. 2006년과 선거와 비교해 광역단체장은 6석, 기초단체장은 73석이나 줄었다. 한편, 제1야당인 민주당은 광역단체장은 4석, 기초단체장은 53석이나 늘었다.

    셋째, 2006년부터 투표율이 증가하고 있다. 2006년 선거에서는 투표율이 48.9%였으나, 그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2014년 선거에서는 56.8%였다. 총선 못지않게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집권 후반기에 선거가 있어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이 강해지면서 투표율이 상승한 것 같다.

    넷째, 지방선거이전 야당 통합은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그해 1월 새정치연합이라는 창당을 준비했다. 그런데 3월 2일 안철수 대표가 민주당의 김한길 대표와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서 기초자치단체 무공천을 고리로 제3지대에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런 통합 과정을 거쳐 김한길ㆍ안철수를 공동 대표로 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이 탄생됐다.

    2014년 지방선거 결과, 새롭게 탄생한 거대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광역단체장 당선자 수에서는 집권당인 새누리당을 앞질렀으나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선거에서는 밀려 여야간 승패를 논하기 어려운 사실상 무승부로 끝났다. 이런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김ㆍ안 공동 대표는 사퇴했다.

    2018 지방선거 전망…소수 야당 생존법은

    역대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특징과 현재의 정치 상황을 토대로 내년 지방선거를 전망해본다면 집권당인 더불어 민주당에게 유리한 국면이 조성돼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새 정부가 출범한지 1년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에 1998년과 2014년 지방선거에서와 같이 여권 프리미엄이 크게 작동될 가능성이 크다.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적폐청산이 핵심 이슈로 부상할 개연성이 커서 민주당 지지 세력인 젊은 세대가 투표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가 흔들림 없이 70%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여권으로써는 호재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취임 6개월을 전후한 시점에서 대통령의 지지율이 70% 이상인 대통령은 김영삼 전 대통령(83%)과 문재인 대통령뿐이다.

    더구나 기울어 질대로 기울어진 ‘7대3’ 구도 속에서 좀처럼 회생 기미가 보이지 않는 보수 야당의 지리멸렬한 상황도 여당에게는 금상첨화(錦上添花)다. 거대 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제치고 소수 정당들이 이런 구도를 깨고 생존하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호남 중진들이 국민의 당과 바른 정당과의 통합을 강하게 반대하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정책협의체 구성이라는 우회 전략을 쓰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정책연대협의체’가 지난 달 29일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양당은 방송법·국회법·만18세 선거권법 등 양측이 공감대를 이루는 8개 법안에 대해 처리 공조를 약속했다.

    <역대 한국 지방선거 분석>

    역대 선거 투표율 시점 핵심 변수 집권당 제1야당 소수정당
    제1회(1995.6.27) 문민정부 68.4 집권 3년차 여당 분열/자민련 창당 패배 (민자당) 승리 (민주당) 승리 (자민련)
    제2회(1998.6.4) 국민의 정부 52.7 정권교체 4개월후 DJP연대/IMF 시대 승리(새정치국민회의) 광역단체장 6석;기초단체장 84석 패배(한나라당) 광역단체장 6석;기초단체장 74석 승리(자민련) 광역단체장 4석;기초단체장 29석
    제3회(2002.6.13) 국민의 정부 48.9 집권 5년차 12월 대선 패배(새천년민주당 광역단체장 4석;기초단체장 44석 승리(한나라당) 광역단체장 11석;기초단체장 140석 패배(자민련) 광역단체장 1석;기초단체장 16석
    제4회(2006.5.31) 참여 정부 51.6 집권 4년차 4대 개혁 입법 패배(열린우리당) 광역단체장 1석;기초단체장 19석 승리(한나라당) 광역단체장 12석;기초단체장 155석 선전(민주당) 광역단체장 2석;기초단체장 20석
    제5회(2010.6.2) 이명박 정부 54.5 집권 3년차 천안함 폭침 패배(한나라) (광역단체장6석: 기초단체장 82석) 승리(민주당) (광역단체장 7석; 기초단체장 92석) ▲선진당 (광역단체장 1석, 기초단체장 13석);▲민노당: (광역단체장 0석, 기초단체장 3석);
    제6회(2014.6.4) 박근혜 정부 56.8 집권 2년차 세월호 참사 무승부(새누리) (광역단체장 8석: 기초단체장 117석) 무승부(새정치민주연합) (광역단체장 9석; 기초단체장 80석 패배(통진당) (광역단체장 0석, 기초단체장 3석)


    안 대표는 서울대 특강에서 “지역적으로 갇혀 있는 것을 호남에서도 바라지 않는다. 이것은 직접 들은 현장의 목소리”라면서 “(반대파들을) 최대한 설득해서 선거연대라도 해야만 (내년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승민 바른 정당 대표는 당내 반발에 막혀 원외에서 통합의 활로를 찾고 있는 안 대표를 지원사격하면서 양당 통합의 걸림돌을 제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대구에서 “통합문제는 중도보수 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한달안에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한 약속한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29일엔 최고위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5ㆍ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협력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유 대표는 “국민들이 박수칠 수 있는 원칙과 명분이 있는 통합이어야 시너지 효과가 있다. 당장 선거만 의식하는 통합보다 시간이 걸리고 진통을 겪더라도 ‘제대로 된 통합을 해보자’하는 마음으로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상황에 따라서 독자 노선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 자리수 정당 지지도와 원내 교섭단체 지위마저 상실한 바른정당이 무작정 마이웨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아무리 명분이 있더라도 정치는 세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민의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이 실시한 여론조사(11월 18~19일)에 따르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할 경우 시너지가 발생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현재 국민의당 정당 지지율은 5.5%, 바른정당은 6.3%였다. 더불어민주당(49.0%)과 자유한국당(11.8%)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을 전제로 한 질문에선 ‘통합정당 지지’ 응답이 민주당(47.5%) 다음인 19.2%였다. 현재 두 당의 지지율을 단순 합산한 11.8%보다 7.4%포인트 높은 것이다. 특히 눈에 띠는 것은 무당층(19.5%)에서 통합 정당으로 지지 전환이 많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당 지지자의 67.6%, 바른 정당 지지자의 71.0%만이 통합 정당을 지지하고, 통합할 경우 국민의당 지지자의 15.0%가 민주당 지지로 이동한다는 것은 통합의 시너지 효과 못지않게 취약성도 내재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당 지지도 분석>

    더불어 민주당 자유 한국당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정당 정의당 지지정당없음 모름 무응답
    47.5 11.7 19.2 4.2 12.0 4.1 6.1
    민주당 82.5 1.5 9.4 1.3 2.5 2.0 4.6
    한국당 6.9 70.7 11.2 .0 6.0 4.5 10.5
    국민의당 15.0 5.2 67.6 1.9 3.5 5.0 8.5
    바른정당 9.0 10.1 71.0 .0 4.4 2.7 7.1
    정의당 21.6 .0 14.6 56.8 5.4 .0 5.4
    무당층 16.5 7.8 19.5 1.7 43.3 10.9 4.1
    출처: 국민의당 국민정책연구원․리서치앤리서치. 『현안 관련 여론조사』(2017년 11월18-19일)

    국민의당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심층적으로 분석해보면, 양당의 통합에 대한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 우선 양당 통합 주장에 대한 공감도가 너무 낮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연대 및 통합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 주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36.6%만이 ‘공감한다’고 응답한 반면, ‘공감하지 않는다’는 58.0%로 이 보다 훨씬 많았다. 호남 지역에서도 ‘비공감’(55.0%)이 ‘공감’(37.0%)보다 많았다. 더욱이 양당이 통합할 경우 핵심지지 기반이 되어야 할 수도권에서는 ‘비공감’이 60%대 이상으로 높게 나왔다(서울 62.6%; 인천․경기 63.4%).

    둘째, 통합을 주도하고 있는 안철수 대표에 대한 야당 대표성이 다른 경쟁 정치인들에 비해 낮았다. ‘현재 야권을 대표하는 인물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유승민 대표가 26.2%, 홍준표 대표 18.2%, 안철수 대표 14.5%, 김무성 한국당 의원 3.8% 순으로 나타났다. 호남에서도 안 대표(21.0%)가 유 대표(24.5%)에게, 서울에서 조차 안 대표(16.0%)가 홍준표 대표(20.7%)보다 낮게 나왔다. 안철수 대표가 ‘야권 대표 인물’ 순위에선 다른 정치인들에게 밀린다는 것은 그만큼 통합을 주도하기 어렵다는 것을 함축하는 것이다.

    셋째, 국민들이 국민의당에 요구하는 것과 안대표가 추진하려는 이념적 가치가 충돌하고 있다. 국민들은 국민의당이 추구해야 할 이념적 가치로 ‘중도’ 36.1%, ‘진보 쪽에 가까운 중도’ 21.7%, ‘보수 쪽에 가까운 중도 9.1%였다. 그런데 안 대표가 바른 정당과 중도ㆍ보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의 생각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소수 정당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생존하기 위해 연대하고 통합하는 것을 마냥 비판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국 정치 상황에서 정당 재편성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인물, 이슈, 지역 기반이라는 세 박자가 맞아 떨어져야 한다. 대한민국 정당 정치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계개편이 잘 이뤄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안 대표는 호남 중진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유성엽 의원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안철수 대표에 대해 ‘하수 중의 하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더 나아가 “정책연대라는 것은 제1당이 과반수를 넘지 못했을 때 2당이든 3당이든 4당과 합쳐서 과반수를 만들어서 정책을 결정하고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 정책연대지, 3당ㆍ4당 간의 정책연대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지적했다.

    유 대표는 보수의 본거지인 대구 경북에서 배신자로 낙인이 찍힌 상황에서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 따라서, 안 대표와 유 대표가 야권발 정계개편의 불을 지피기 위해서는 단순히 외연 확장을 넘어 국민들이 공감하는 시대정신이 담긴 이슈를 들고 나와야 한다.

    시대정신 담긴 개헌 현실화 과제

    개헌이 그 중 하나다. 문재인 대통령도 개헌의 당위성을 수차례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월 1일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개헌은 국민의 참여와 의사가 반영되는 국민 개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주권을 보장하고 정치를 개혁하는 개헌이어야 한다”고도 했다.

    정치 개혁의 핵심은 선거제도 개편이다. 정의당을 포함한 소수 정당들은 국민의 의사가 잘 반영되는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국회에선 여야 합의로 설치된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에서 헌법 개정 준비에 한창이다.

    개헌특위는 기초소위를 만들어 내년 2월까지 개헌안을 마련하고, 3월 중 개헌안을 발의하고, 5월 표결에 부친 뒤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에 부의하자는 큰 틀에만 합의한 상태다.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회 제2소위원회 정부형태 분과는 ‘대통령 4년 중임제’와 ‘혼합정부제’의 두 안을 제시하고 있다. 분과 자문의원들(11명)은 전자(2명)보다는 후자(6명)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합정부제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은 통일ㆍ외교ㆍ안보ㆍ국민통합 등을 관장하고, 국회에서 선출된 총리가 정부 수반으로서 내각을 맡아 행정부 내 분권을 실현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대통령 임기는 6년 단임으로 하고, 하원의 임기를 4년으로, 상원의 임기를 6년으로 하는 등 교차적 임기제를 도입하는 안도 포함돼 있다. 총리는 하원 재적의원의 과반수로 선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런데 최근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개헌은 대통령 선거보다 더 중요한 문제로 통일 헌법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에 곁다리 붙이듯 해서는 안 된다”며 “개헌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여하튼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을 고리로 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연대할 경우, 정치 지형의 빅뱅이 올 수도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 프로필

    아이오와대정치학 박사

    한국선거학회 전 회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개혁위원회 위원

    한국정치학회 이사

    한국정치학회 부회장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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