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버] 김정은, ‘평창 올림픽행’ 결단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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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1.07 09:23:33 | 수정시간 : 2018.01.07 09:55:09
  • 北 핵ㆍ미사일에 전 세계 제재, ‘경제난’ 심각… ‘남북 대화’ 돌파구로

    김정은 신년사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 용의 밝혀

    전 세계 북핵 제재로 北 장마당, 시장경제 타격…대남 대화 촉발

    문재인 정부 고위급 회담 제의에 北 수용…남북 해빙 가속도

    남북, 비정치적 ‘경제’에 전력해야…북핵 건드리면 ‘물거품’ 돼

    5ㆍ24 조치 풀려야 남북교류 활성화…‘물물교환’ 방식이면 국제 제재 벗어나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전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는 모습. 김정은 위원장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는 의지를 밝혀 남북관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dl 2018년 신년사를 통해 ‘남북 대화’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남북관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남북 교류에도 적극 나섰다.

    북한이 종래의 태도를 바꿔 우리 정부에 대화 제의를 한 데는 내부의 경제난이 직접적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수소폭탄과 미사일 실험에 대해 유엔을 비롯해 전 세계가 제재에 나서면서 북한의 장마당과 시장경제가 위험한 지경에 이르고, 주민의 생활고가 가중돼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불만이 폭증해 북한이 돌파구로 대남 대화에 나섰다는 것이다.

    남북 대화의 문이 열린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응이 관건이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엄존한 상황에서 ‘경제’ 교류에 한계가 있는 만큼 ‘물물교환’ 방식의 교역이 해법으로 제시된다. 또한 북한이 기대하는 경제 교류에 5ㆍ24 조치가 장애가 되는 만큼 이를 조기에 해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모처럼 찾아온 남북 화해 국면에서 문재인 정부가 이 호기를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김정은 신년사에 담긴 ‘남북대화’의 의미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2018년 신년사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과적 개최를 바라고 이를 적극 지원할 뜻을 밝혔다. 나아가 남한의 정당은 물론, 각계각층 인사들과의 대화와 접촉도 허용하겠다고 했다.

    또한 남북이 대결적 태도를 지양하고 평화적 환경을 조성하는데 노력하자고 주장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입장을 보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1일 조선중앙TV로 방영된 신년사에서 “새해는 우리 인민이 공화국 창건 70돌을 대경사로 기념하게 되고 남조선에서는 겨울철 올림픽경기 대회가 열리는 것으로 하여 북과 남에 다 같이 의의있는 해”라며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그것(평창 동계올림픽)은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며 우리는 대회가 성과적으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서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민족적 대사들을 성대히 치르고 민족의 존엄과 기상을 내외에 떨치기 위해서라도 동결상태에 있는 북남관계를 개선하여 뜻깊은 올해를 민족사의 특기할 사변적인 해로 빛내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남 관계 개선은 당국만이 아니라 누구나 바라는 초미의 관심사이며 온민족이 힘을 합쳐 풀어나야가 할 중대사”라면서 “우리는 진정으로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원한다면 남조선의 집권여당은 물론 야당들, 각계각층 단체들과 개별적 인사들을 포함하여 그 누구에게도 대화와 접촉, 내왕의 길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이 2012년 집권한 이래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올해처럼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게다가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부터 제시한 남북 대화 및 교류를 일체 거절하고 미국만을 상대했다. 문재인 정부를 ‘미국에 붙어 아양 떠는’ 반통일세력이라 비판하며 무력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도 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5월 14일 신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한 이후 지난 11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하기까지 무려 10차례나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지난해 9월 3일에는 역대 핵실험 중 가장 강력한 수소폭탄에 준하는 핵실험을 강행해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북한 대표단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실현할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조속히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북한, 대결에서 대화로 나온 이유

    북한이 신년사에서 문재인 정부를 무시, 비판해오던 종래의 입장과 달리 이례적인 모습을 보인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끊임없이 대화를 제의하고 ‘신베를린 선언’ ‘한반도운전자’ 등으로 관계개선을 모색해도 북한이 일체 응하지 않았던 터라 다양한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대다수 북한 전문가들은 ‘이중성’을 지적하거나 ‘진정성’을 의심하는 입장을 보였다. 핵무장을 토대로 대남 공세에 나섰다는 분석과 한미동맹을 이간시키려는 술책, ‘통남봉미’(通南封美, 남한과 통하며 미국 봉쇄) 전술이라는 평가 등이 대표적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남북관계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보인 것이 이번 신년사에서 가장 큰 특징”이라며 “김정은이 미국에 대해서는 핵 단추가 책상 위에 있다고 하면서 한국에는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 용의도 있다고 한 것은 대미 강경, 대남 온건의 뉘앙스를 풍기며 한미 간 균열을 노리는 측면도 있다”고 해석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이번 신년사는 (북한의) 본질적인 변화라기보다는 전술적인 대화 제의, 한미 공조를 깨기 위한 제안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핵에 대해서는 입장이 변한 것이 없고, 미국을 압박하는 기조로 가고 있으니 북미 대치국면은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신년사에는 대남 부문에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상당히 중요한 메시지가 많은데 반해 대미 메시지가 거의 없다는 것도 특징”이라며 “선(先)대남-후(後)대미 정책으로 통미봉남 정책의 전술적 변화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이번 신년사에는 북한의 절실한 현실이 반영돼 있다며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즉,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남한과 관계개선을 하려는 의지가 강하며,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도 그런 차원에서 고민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또한 북한이 미국에 대해 강경 입장을 보인 것은 종래와 달라진 게 없지만 남한과의 관계개선을 최우선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 소식통은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남한과 대화에 나선 직접적인 배경이 ‘내부 사정’에 있다고 전했다. 즉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 특히 수소탄 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해 전 세계가 압박에 나섰고, 이에 따라 북한 경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자 대남관계에서 출로를 모색했다는 것이다.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베이징의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완성단계에 이를 만큼 고도화하면서 유엔과 국제사회가 강도 높은 압력을 가했고, 이것이 북한 주민의 생활까지 위협하자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남한과 관계개선에 나선 것이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자신들에 대한 “반공화국 고립압살 책동은 극도에 달했다”며 “우리 혁명은 유례없는 엄혹한 도전에 부닥치게 됐다”고 말했다. 이는 국제사회의 제재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면서 북한이 마주한 현재 상황이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이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2016년 1월 6일 4차 핵실험을 한 때부터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의 태도가 바뀌었고 대북 지원에도 변화가 왔다. 소식통은 “북한이 ‘첫 수소탄 시험 성공’이라고 주장한 4차 핵실험은 수소폭탄 전단계인 고폭실험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놀라게 했다”며 “이들이 북한에 대한 종래의 태도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북한은 4차 핵실험 후 한 달가량 지난 2016년 2월 7일 장거리 로켓(미사일) ‘광명성호’ 발사했다. 그해 3월 유엔은 70년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 결의 2270호를 채택했다. 이는 북한 화물 검색 의무화, 육ㆍ해ㆍ공 운송 통제, 북한 광물거래 금지ㆍ차단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역대 최강’ 수위의 제재결의로 중국ㆍ러시아를 포함한 15개국 이사들이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중국 단둥(丹東)의 대북 소식통은 “지난해 3월 이후 북한으로 반입ㆍ반출되는 물자가 줄어들면서 장마당을 중심으로 한 시장경제와 주민생활이 어려워지는 조짐을 보였다”고 말했다.

    북한은 2016년 9월 9일 5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유엔 안보리는 그해 11월 대북제재 2270호를 보완하는 대북제재결의 2321호를 채택했다.

    이듬해인 2017년 7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잇따라 발사하자 유엔 안보리는 그해 8월 5일 대북제재결의 2371호를 채택해 북한의 주력 수출품인 석탄을 비롯해 철ㆍ철광석 등 주요 광물과 수산물 수출을 전면 금지했고, 신규 해외 노동자 송출을 중단시켰다.

    북한이 9월 3일 강행한 6차 핵실험은 수소폭탄 실험으로 전 세계에 충격을 주면서 대북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유엔 안보리는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해 대북 석유제품을 연 200만 배럴로 제한하는 등 유류공급을 30%가량 차단했고, 북한의 외화 수입원인 섬유제품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이어 북한이 11월 29일 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하자 안보리는 대북제재 결의 2397호를 채택해 정유제품의 공급량을 연간 200만 배럴에서 50만 배럴로 감축했고, 원유 공급량을 현행 수준으로 알려진 ‘연간 400만 배럴’ 로 상한선을 설정했다. 또 해외파견 북한 노동자를 24개월 안에 귀환 조치토록 했다.

    유엔과 중국ㆍ러시아를 비롯해 세계 각국이 대북 제재에 동참하고 북한 외교관을 추방하는 등 ‘돈줄’까지 조이는 조치를 취하자 북한 경제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게 됐다.

    베이징의 대북 소식통은 “6차 핵실험 이후 전 세계의 제재가 강화되고 특히 중국이 실질적으로 동참하면서 북한 경제는 큰 타격을 입었다”며 “무엇보다 생필품 위주의 장마당과 시장경제가 무너지면서 주민 생활이 위협받는 지경이 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장성택 시대에 활성화된 장마당 등 시장경제 덕분으로 박근혜 정권 4년, 문재인 정부 1년을 버텼는데 수소폭탄 실험 이후 전 세계 대북 제재가 지속되면서 주민 생활이 위험 수준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주민의 생활고가 심해지면서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불만도 증폭됐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는 “북한이 작년 12월 ‘제5차 세포위원장 대회’를 개최한 것은 경제난을 반영한 것”이라며 “김정은이 처음부터 끝까지 참석한 것은 위원장들을 통해 민심을 확인하고 이를 달래기 위한 측면이 크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세포위원장 대회는 보통 신년 초에 열리는데 12월에 미리 개최한 것은 그만큼 북한 경제 상황이 매우 안좋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들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파격적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보내겠다고 한 것이나 남한 정당을 비롯해 각계각층 단체들과 개별적 인사들이 북한과 접촉, 내왕하는 길을 열어놓겠다고 한 것 모두 북한 경제난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북한 주민의 생활이 급격히 어려워진 게 남북 대화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3일 조선중앙TV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위임에 따른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북한 ‘대화’ 나선 이유 알아야 대북 해법 찾아

    김정은 위원장이 1일 신년사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 용의를 밝힌 뒤 남북 관계 복원은 일단 순항을 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 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같은 날 오후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날인 2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북한 대표단의 평창 올림픽 참가를 실현할 수 있도록 후속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같은 날 오후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을 제의했다.

    이에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리선권 위원장은 다음날인 3일 오전 조선중앙TV에 나와 ‘김 위원장 지시’라며 판문점 연락 채널 개통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북한은 3일과 4일 남북 고위급회담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회담 의제 등에 대한 정리와 우리 정부의 태도를 지켜보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밤(한국시간) 전화 통화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한미 연합훈련을 하지 않기로 전격 합의했다. 북한은 5일 오전 고위급회담 수락 의사를 밝혔다.

    앞으로 관건은 남북이 고위급회담에서 마주 앉아 논의할 사항들이다. 고위급회담에 따라 모처럼 열린 남북 대화가 지속되거나 반대로 문이 굳게 닫힐 수도 있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남북 대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그동안 외면해왔던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왜 ‘대화’에 나섰는가를 알아야 조언한다.

    베이징의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거론한 것은 명분이고, 실제는 악화된 경제 사정 때문에 돌파구로 남한에 대화 제의를 한 것”이라며 “남북 간 경제 교류와 협력이 고위급 회담의 주내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단둥의 대북 소식통도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을 한 것에 대해 중국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면서 금융거래뿐만 아니라 경제 지원도 상당히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공업용 제품이나 유(油)제품이 크게 주었다”며 “장마당도 물자가 부족해 주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김정은이 핵ㆍ미사일로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장담했는데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김정은을 비판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소식통이나 전문가들은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이유로 우리 정부에 대화를 제안한 진짜 이유가 ‘경제’에 있다고 진단한다. 문재인 정부를 철저하게 무시하고 미국만 상대해온 북한이 단지 평창 동계올림픽 때문에 대화를 제의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경제난 타개를 위해 유일한 돌파구로 우리 정부에 손을 내민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남북 대화가 성과를 거두려면 경제, 경협을 위주로 회담이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다시말해 북한 핵이나 미사일, 한미군사훈련처럼 남북한이 합의점을 찾기 어렵고 충돌할 수밖에 없는 사안은 가급적 논외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 북핵 문제라도 불거질 경우 북한은 바로 대화의 장에서 철수하고 더 강력하게 대남 공세를 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5일 오후 종로구 통일부에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물물교환’ 방식 국제 제재 안 걸려…5ㆍ24 조치 해제 시급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 용의를 밝히면서 문이 열린 남북 관계는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된 게 없다.

    9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고위급 당국간 회담에서 그 윤곽이 나타나겠지만 외부적으론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한 얘기가 중심을 이룰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우리 정부에 대화를 제의한 속내가 악화된 경제 사정에 있는 만큼 속깊은 얘기는 ‘경제’가 될 전망이다.

    설령 그렇더라도 실행 과정에 ‘문제’는 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ㆍ미사일 문제로 제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한이 일반적인 경제 교류를 하는 것은 저촉될 수 있다.

    때문에 북한 주민에 필요한 생필품을 중심으로 화폐가 개입되지 않은 남북 간 경제 교류는 가능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북한산 생수가 2010년 천안함 폭침 사태로 남북교역을 전면 금지한 5ㆍ24조치 이후 처음으로 국내에 들어온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30년 넘게 북한과 무역을 해온 장백산 해외동포지원사업단 이사장은 “북한과 물물교환 형태로 교류를 하면 유엔의 제재나 세컨더리 보이콧도 피할 수 있다”며 남북 교류의 해법을 제시했다. 장 이사장은 “종래 개성공단 운영방식이나 화폐(금융)가 개입된 일반적인 무역은 유엔 등의 제재가 있는 만큼 ‘물물교환’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가령 남한의 잉여 농산물이나 생활필수품과 북한의 임산물, 수산물 등과 교환하는 형태다. 예를 들어 우리의 남아도는 배추나 무, 이를 가공한 김치와 북한산 송이버섯, 고사리와 교환하는 것이다. 또는 쌀은 금수품목인 만큼 이를 떡이나 순대 등으로 가공해 북한에 전달하고, 그곳의 조개 등을 반입하는 방식이다.

    장 이사장은 “민간이나 기업이 북한과 교류나 경협을 할 경우 남북 모두 국내법상 제약이 있는 만큼 해외동포가 주체가 되는 것이 효율적이다”고 말했다. 장 이사장은 “북한은 ‘민족’을 중시하고 ‘자존’이 강한 만큼 남한의 일방적인 도움을 받기보다는 같은 민족인 해외동포가 나서기를 바라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남북 문제는 비정치적 분야여야 성과를 낼 수 있고, 북한이 기대하는 ‘경제’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남북 경제 교류, 협력에 최대 장애물인 5ㆍ24 조치가 시급하게 해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전문가는 “5ㆍ24 조치는 우리 정부가 취한 조치인 만큼 유엔이나 국제사회의 간섭 없이 해제할 수 있다”며 “이제 큰 차원에서 남북이 공동 발전해가는데 5.24 조치가 장애가 된다면 해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모처럼 조성된 남북 대화 국면에서 과단성있게 5ㆍ24 조치를 해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석중 이사장은 “이번 남북 대화 과정에 북한에 5ㆍ24에 대한 확실한 메시지를 전할 필요가 있다”며 “만약 5ㆍ24 조치가 해제된다면 유엔이나 국제기구가 제재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민족 통일 개념에서 할 수 있는 물물교환 방식의 교역은 즉각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진 기자 jjpar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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