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독]<북한IN> 김정은, 중국 전용기 타고 싱가포르 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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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6.10 14:03:17 | 수정시간 : 2018.06.10 14:30:38
  • 中의 대북 영향력 반영…식량지원 효과, 北 노동당-中 공산당 연계 결과

    문재인 정부 北 내민 손 제대로 못잡아 기회 놓쳐… 납북관계 ‘중국의 벽’ 넘어야

    • 6.12.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당일 오전 9시에 에서 열린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0일 싱가포르로 향했다.(연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10일 싱가포르로 향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아침 평양에 도착한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소속 중국 고위급 전용기를 타고 평양 공항을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 경로 추적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다24에 따르면, 전용기 에어차이나 CA122편은 10일 오전 4시18분(중국시간 기준)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출발해 오전 7시20분(북한시간 기준)께 평양에 도착한 후 오전 8시 30분(북한시간 기준)께 평양 공항을 출발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진 비행기가 중국 도시를 거쳐 싱가포르로 향하는 것을 보여주는 항공기 경로 추적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다24. (연합)


    베이징의 정통한 북한 소식통은 “김정은이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해외 방문 때 사용하는 비행기와 같은 기종으로 평양을 출발했다”며 “중국이 시진핑 전용기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전해왔다.

    미국과 중국의 정보 관계자들도 김 위원장이 중국 전용기를 타고 싱가포르로 향했다고 파악했다.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개최하기로 발표된 후 김 위원장이 어떤 방식으로 싱가포르행에 나설 것인가를 놓고 여러 관측이 제기됐다.

    우선 지난달 8일 중국 다롄(大連)을 방문할 때 탑승한 ‘참매1호’가 유력하게 거론됐다. 당시 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과의 회동을 위해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전용기 ‘참매 1호’를 이용했다. 이 비행기는 평양에서 5000㎞가량 떨어진 싱가포르까지 충분히 비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참매1호가 노후 기종이어서 중국 등 제3국에서 항공기를 임차해 사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중국 전용기를 이용할 것이라는 확언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5월 24일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 당일 오후 “북미회담은 반드시 열리고, 최소 3차례 이상 될 것”이라고 알려준 베이징의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이 중국 전용기를 타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김 위원장은 일반적인 예상을 깨고 중국 비행기를, 그것도 시진핑 주석의 전용기(급)를 타고 싱가포르로 향했다. 베이징 소식통의 예상이 적중한 셈이다.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중국 전용기를 타기로 한 것은 5월 8ㆍ9일 다롄에서 시진핑 주석과 회담할 때 결정되다시피했다고 전해왔다. 중국이 김 위원장의 신변보호와 안전을 책임지기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와 미국이 북한의 실체와 속마음을 제대로 모른다는 지적도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9월 수소폭탄실험(6차 핵실험) 후 미국과 유엔뿐 아니라 맹방인 중국과 러시아조차 대북제재에 동참하자 심각한 ‘경제 난국’에 빠졌다.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북한은 자존심을 꺽어가면서까지 남한에 손을 내밀었고,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했다. 소식통은 “4월부터 북한에 식량이 들어가지 않으면 6월엔 아사자(餓死者)가 속출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며 “남한의 도움을 기대하며 평창올림픽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미국 눈치를 보고 대북 지원에 머뭇거리자 김정은 위원장은 3월 26일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그리고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나 식량 원조를 요청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 결과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으로 기울던 북한의 추가 중국으로 확 바뀌었다. 소식통은 “중국으로부터 식량지원을 약속받은 북한은 당당하게 남북정상회담(4월 27일)에 나올 수 있었고, 김정은이 대담한 행보를 보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 후 10일 뒤인 5월 8일 중국 다롄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을 다시 만났다.

    소식통은 “김정은과 시진핑의 2차 회담이 베이징이 아니라 다롄에서 열렸는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다롄항에 산적한 대북 지원용 쌀과 옥수수 등을 보여줘 김 위원장을 감복시켰고, 중국의 영향력을 확인시켰다는 것이다.

    또한 시진핑 주석은 평양을 떠나 싱가포르 북미회담에 가는 것을 주저하던 김 위원장에게 확실한 경호를 책임지겠다는 약속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시진핑 주석이 방중한 김 위원장을 두차례나 극진하게 대접한 것에 대해 소식통은 “트럼프 정부는 미국-일본-한국-대만으로 연결되는 고리로 중국을 포위하는 전략을 추진해왔는데 김정은의 중국행은 이 고리를 끊는 역할을 한 것이어서 극진한 보답을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소식통은 “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의 회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며 “1차 베이징 방문과 2차 다롄 방문 때 동행한 북한 노동당 사람들로 이들이 중국 공산당과 회동한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중국에서 노동당과 공산당의 위상을 감안할 때 이들의 만남은 북ㆍ중 간은 물론 북한의 대외정책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 단적인 예가 이번 북미회담 때 김 위원장이 중국 전용기를 타고 싱가포르를 향한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김정은이 시진핑 전용기를 타고 싱가포를를 간 것은 그가 요청해서가 아니라 중국이 결정한 것을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그만큼 중국의 대북 입김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확대된 것은 북한에 당장 필요한 식량문제를 해결해준 결과로 한국 정부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큰 기회를 놓쳤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한 문재인 정부의 대북 영향력이나 관여 공간은 중국의 벽 때문에 줄어둘 수밖에 없다. 2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이어질 장성급, 고위급 회담 등에서 본격 논의될 남북경협에서도 우리 정부의 역할엔 한계가 있는 셈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 전용기로 북미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로 향한 것은 향후 북한과의 관계에서 우리 정부와 중국의 또다른 힘겨루기를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박종진 기자 jjpar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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