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엽 없는 팬택, 또다시 부활할까
  • 2차 워크아웃 신청에 전망 갈려
    2년 2개월만의 2차 워크아웃 스마트폰 시장 급변에 타격
    "성공 전망 밝다" 의견도… 박병엽 공백에 우려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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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기자 realpeace@hankooki.com
입력시간 : 2014.03.06 12:39:20 | 수정시간 : 2014.03.06 12:39:20
    • 팬택 사옥과 박병엽 전 팬택 부회장(작은 사진). 주간한국 자료사진
    팬택이 또다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 첫 번째 워크아웃을 졸업한 지 불과 2년2개월 만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로 독자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한 팬택의 경영진들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강수이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큰 파도를 헤치고 나갈 선장의 부재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느껴지고 있다.

    급변한 시장 상황에 휘청

    팬택은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워크아웃을 신청하기로 했다고 지난달 25일 밝혔다. 산업은행 등 주요 채권단과의 협의를 통해 결정된 것으로 중장기적 생존방향을 마련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팬택 관계자는 "이번 워크아웃 추진은 팬택과 주요 채권금융기관이 강구한 선제적 대응방안"이라며 "채권금융기관과 기업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상생의 모범사례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팬택의 주채권은행(채권지분율 약 40%)인 산업은행은 늦어도 3월 초에는 채권단 회의를 열어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워크아웃이 수용되면 채권단은 4월까지 회계법인 실사를 거쳐 5월 중 경영정상화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팬택이 2년2개월 만에 다시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은 근본적인 재무구조 개선 없이는 중장기적으로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팬택은 지난해 3,000억원가량의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만도 1,900억 적자였다. 4분기에 300억원 안팎으로 적자폭을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재무구조 개선과 수익성 제고가 시급한 상황이다.

    팬택의 실적 부진은 국내외 스마트폰 시장 상황과 무관치 않다. 스마트폰의 기술혁신이 한계에 다다르며 경쟁구도가 기술력, 상품력 중심에서 마케팅 중심으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탄이 부족한 팬택으로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웠던 것이다. 특히, 지난해 최장 66일 동안 이어진 통신사들의 영업정지는 내수 중심의 팬택에 직격탄이 됐다. 지난해 3분기에만 2,000억원 가까운 적자가 난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선 워크아웃 때보다 오히려 편해

    팬택이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위기에 직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극심한 유동성 위기를 맞았던 2007년 당시 팬택은 기업구조조정법이 실효된 상황에서 국내기업 최초로 99.9% 이상의 채권단의 동의를 얻어 자발적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전력이 있다.

    워크아웃 착수 이후 팬택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2007년 3분기부터 2011년 4분기까지 18분기 연속영업흑자를 달성, 2011년 12월 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졸업했다. 워크아웃 기간 동안 누적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조1,777억원, 7,130억원에 달했고 국내 시장에서는 한때 LG전자를 제치고 2위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두 번째 워크아웃은 먼저보다 오히려 편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억지로 떠밀려서 한 것이 아닌 채권단과의 사전협의를 통한 준비된 신청이기 때문이다. 내부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올해 1월 흑자전환한 것으로 보이고 단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도 자금력이 열세인 팬택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미 고강도의 사업구조 혁신을 단행하고 있는 것도 이번 워크아웃 성공 전망을 밝게 만들고 있다. 팬택은 지난해 9월 생존력을 높일 수 있는 국내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해외사업은 수익성 위주로 재편하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또한, 수익성이 보장되는 신규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사업재편에 맞춰 운영인력의 30%를 축소, 인력운영의 효율화를 제고했다. 지난해 3분기를 최고점으로 적자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올해 1월 흑자 달성한 것도 이 같은 노력의 결과물로 해석된다.

    리더십 부재, 이겨낼 수 있을까

    두 번째 워크아웃을 앞둔 팬택이 지니고 있는 단 하나의 부족한 점은 창업주이기도 한 박병엽 전 팬택 부회장의 부재라는 얘기도 나온다. 1991년 팬택을 설립하며 이동통신사업에 뛰어든 박 전 부회장은 1997년부터 CDMA이동전화 단말기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이후 2001년 현대큐리텔과 2005년 SK텔레텍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회사의 몸집을 급격히 불렸다. 팬택이 한때 국내 2위의 휴대폰 제조사에 이름을 올린 것도 박 전 부회장이었기에 가능했다는 말이 나온다.

    먼저의 워크아웃에서 수월하게 졸업하고 한동안 희망을 엿볼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것도 동분서주한 박 전 부회장의 공으로 평가된다. 비협약채권자와의 상환연장 협상, 퀄컴의 출자전환을 통한 투자 합의, 삼성전자의 지분 참여 등 굵직한 사건들은 모두 박 전 부회장의 손에서 해결됐다. 팬택이 박 전 부회장이 없는 상태에서 워크아웃을 맞이한 것에 대해 재계가 우려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주춤하고 있는 점도 박 전 부회장의 부재를 여실히 느끼게 만들고 있다. 성장세가 끝난 스마트폰 시장임을 감안할 때 차별화할 제품과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나아가 웨어러블 기기와 같은 차세대 사업에 승부를 걸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박 전 부회장 같은 리더의 결단이 필요하다. 박병엽 없는 워크아웃을 팬택이 어떻게 돌파할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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