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늘어나는 해외직구, 소비시장 흔들까
  • 유통업체 불만에도 정부 의지 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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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기자 realpeace@hankooki.com
입력시간 : 2014.03.14 10:41:08 | 수정시간 : 2014.03.14 10:41:08
    • 해외 직접구매를 택하는 소비자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정부 또한 이를 지원하며 유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주간한국 자료사진
    지난해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보도한 국내 언론이 초점을 맞춘 부분은 쇼핑센터 앞에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미국 소비자들이 아닌 국내소비자들이었다. 이 기간 국내소비자들도 온라인을 통해 블랙프라이데이 할인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구매대행사마다 문의가 폭주했고 미국의 한 물류업체는 수송을 지연시키기까지 하는 등 다양한 해프닝이 발생했다. 이른바 해외직구(해외 직접구매)라 불리는 새로운 소비패턴이 국내 소비지도를 바꾸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해외직구가 급증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며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될까. LG경제연구원에서는 '해외직구 규모 아직 작지만 소비시장 장벽 허물고 있다'보고서를 통해 해외직구의 현실을 살펴봤다.

    최근 폭발적 상승세

    해외직구가 국내 유통지도를 바꾸고 있다. 예전에는 이름조차 생소했던 해외직구이지만 이제는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으며 온라인 쇼핑몰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는 수치로도 확연히 드러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이 지난해 해외직구로 소비한 금액은 10억달러를 넘어섰다. 전년대비 111% 늘어난 수치로 해외직구가 전체 소비재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까지 확대됐다.

    의류, 건강식품 위주였던 해외직구 품목은 최근 유아용품, 식품, 가전제품까지 확대되고 있고 구입지역도 미국에 더해 중국, 독일로 점차 넓어지고 있다. 전문 배송대행업체의 등장, 커뮤니티를 통한 정보 공유의 활성화로 해외직구는 점점 진화하고 있다.

    소비 패턴 변하며 크게 늘어

    해외직구가 최근 몇 년간 급속하게 늘어난 것은 왜일까? LG경제연구원에서는 ▦전문 배송대행업체의 등장, ▦커뮤니티를 통한 해외직구의 진화, ▦소비시장의 낮은 개방도 등을 해외직구 급증 배경으로 꼽았다.

    사실 아마존과 같은 해외 온라인 쇼핑 플랫폼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그러나 제품 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직접 제품을 구매한다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초창기 해외직구는 구매자의 직간접적 경험이나 브랜드의 신뢰도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구매를 결정하였다고 할지라도 국내로의 배송이 매우 제한적인 경우가 많았고 배송 등 구매 절차가 길 수밖에 없어 파손 등 위험에 노출됐다.

    전문적인 배송대행업체의 등장은 제품 구매에 있어서의 불확실성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역할을 했다. 미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몰테일(2009), 아무(2010), 맘스(2010)와 같은 배송대행업체가 생기면서 '해외인터넷 쇼핑몰→배송대행업체의 물류센터→국내소비자'로 연결되는 구매 체인이 형성된 것이 해외직구 증가의 대표적 배경으로 꼽힌다.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한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정보공유도 해외직구 급증의 원인으로 지목할 수 있다. 제품구매 경험에 대한 각종 정보가 누적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결정 문턱이 낮아진 것이다. 이들 커뮤니티는 해외직구 방법, 관세율 계산뿐 아니라, 가격비교나 할인 기간 등 구매시점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제품 구매 후기, 환불 경험, 파손 시 대처 요령 등의 공유를 통해 불확실성을 줄이고 있다. 배송구매대행업체들 또한 커뮤니티를 이용, 공동구매를 주도하는 방식으로 해외직구 수요층을 늘리고 있다.

    해외직구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대표적 원인에 대해 국내 소비시장의 낮은 개방도를 꼽는 사람도 있다. 낮은 소비 개방도가 제품 다양성을 부족하게 만들고 이는 자연스럽게 국내외 가격차를 높인다는 입장이다. 국가 경제 전체로 볼 때 수입에 대한 의존도는 매우 높은 편이지만 소비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경제의 개방도는 이보다 낮은 점이 이를 방증한다.

    정부 의지 딛고 급성장할까

    해외직구가 급증하며 국내 유통업체들은 앓는 소리를 내고 있다. 가뜩이나 부족한 내수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해외직구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은 얼마나 될까.

    우선 해외직구는 소비자 후생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에게 제품 영역을 늘려 줌으로서 소비자들의 다양한 선호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내수시장 규모가 제한적이라면 불필요한 기능, 선호하지 않는 스타일에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해외직구는 국내 소비자들이 거대 소비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해 줌으로써 소비자 후생을 증대시킬 수 있다. 특히, 기존에 상품이 존재하는 시장의 경우 구조적인 가격차이마저 배제, 더욱 저렴한 소비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가격 인하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해외직구는 시장 참여자(공급자)를 전 세계로 확대함으로써 완전경쟁시장에 보다 가깝게 만들 전망이다. 국내 내수시장의 작은 규모, 진입 장벽들은 해외 기업들의 국내 직접 진출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해외직구가 좀 더 보편화될 경우 경쟁심화 측면에서 유사한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기업이나 독점적 지위에 있던 수입기업 입장에서 단기적인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해 보인다.

    해외직구는 시장지배력을 가진 국내 기업들의 국내외 가격차별 정책도 어렵게 만들 것이다. 물리적으로 소비시장이 구분될 경우 서로 다른 가격 정책을 펴는 가격차별정책은 기업들의 자연스러운 이윤추구행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해외직구는 결과적으로 개개인이 소비자에게 유리한 시장으로 이동하게 함으로써, 기업들의 가격차별정책을 제한하고 국내 시장의 경쟁압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게 할 전망이다.

    또한, 해외직구는 해당 제품의 수입가격 하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합하는 일반 물가 수준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제품 다양화로 인한 경쟁압력 증대는 동일 품목군의 전반적인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시장 지배적 위치에 있던 국내 기업들의 국내외 가격차별 정책의 제한도 물가 안정에 기여할 것이다.

    해외직구의 급증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직구 자체가 스스로 진화되고 있으며, 무엇보다 국내 소비시장의 구조적인 제약요인이 존재하는 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소비자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해외배송을 이용한 구매라는 점에서 금액이나 중량 측면에서 해외직구 자체가 가지는 시장규모로서의 한계는 존재하겠지만 해외직구를 매개로 병행수입 확대, 가격경쟁 심화 등으로 소비재 수입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정부가 병행수입과 관련해 수입경로 다변화, 통관인증 기준 완화, A/S 강화 등 다양한 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해외직구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판매자와 직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리스크를 소비자가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해외직구의 안정적인 확대를 위해 국제간의 거래에 있어 국내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 마련 등 소비자 편익을 보다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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