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 정몽준 의원 아킬레스건 셋
  • 주식 매각ㆍ각종 비리ㆍ자녀 특혜 논란
    정 의원 박빙 지지율 상황 현대중공업그룹 임원 행여 오너에 피해 갈까 '정중동'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플러스 네이버 북마크 싸이월드 공감 기사 구입 프린트 기사메일
송응철기자 sec@hankooki.com
입력시간 : 2014.03.21 15:19:57 | 수정시간 : 2014.03.21 15:46:52
    • 울산 동구에 위치한 현대중공업 본사 전경. 주간한국 자료사진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6ㆍ4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에 나섰다. 정 의원은 7선을 내리 지낸 최다선 의원으로 대선에 출마했고, 한나라당 대표도 지내는 등 다양한 정치경력을 쌓았다.

    정 의원이 정치에 첫발을 들인 건 1988년 13대 총선 때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현대중공업 본사가 위치한 울산 동구에서였다. 당시 정 의원의 당선에 '현대중공업 회장'이란 타이틀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지금, 정치 입문과 활동에 든든한 배경이 돼 온 현대중공업이 오히려 아킬레스건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분 문제와 사내에서 벌어진 각종 비리, 장남의 고속승진 논란 등이 고스란히 정 의원의 이미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주식 매각 여부에 촉각

    정몽준 의원의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 보유 주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1급 이상 고위 공직자가 되려면 직무와 관련된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공무원이 직무상의 정보 혹은 권한을 활용해 재산을 늘릴 여지를 차단하겠다는 취지에서다.

    •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정몽준 의원의 또다른 이름은 현대중공업 최대주주다. 정 의원은 현대중공업 지분 10.15%(771만7,769주)를 보유하고 있다. 한때 2조원을 돌파하기도 한 보유주식 가치는 지난 21일 현재 1조5,000억원대를 웃돌고 있다.

    물론 모든 고위공직자가 보유 주식을 매각하는 건 아니다. 직무와 관련성이 있을 경우에만 매각해야 한다. 현재 정 의원이 현재중공업 지분 보유가 가능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으로 직무연관성이 없어서다.

    하지만 서울시장이 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서울시 행정을 총괄하는 만큼 현대중공업과 어떤 식으로든 직무 연관성이 있으리란 게 정재계 안팎의 공통된 견해다. 반면 정 의원은 서울시장 업무와 현대중공업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지켜왔다.

    그런데 최근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가 서울시와 지난 5년간 152억원가량의 물품 구매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매출 54조2,000억원 중 미미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직무연관성 판정에 영향을 미칠 여지가 생긴 셈이다.

    정 의원은 일단 문제가 될 경우 주식을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매각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가닥은 잡히지 않았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분 매각 여부나 방식은 어디까지나 오너가 결정할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현대중공업 잇단 비리 발목

    현대중공업의 각종 비리도 정 의원에겐 부담이다. 선거전에선 온갖 흑색선전이 난무한다. 서울시장이라는 큰 자리가 걸려 있으면 그 강도는 더욱 거세진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근래 굵직한 비리가 끊이지 않았다. 정 의원으로선 자칫 발목을 잡힐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5월 현대중공업 전기전자사업 시스템본부 턴키사업부 임직원 25명은 지난 10년 동안 하청업체들로부터 25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았다. 그해 7월엔 납품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한국수력원자력 간부에게 거액을 건넨 혐의가 드러나기도 했다.

    여기에 현재 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선 현대중공업의 드러나지 않은 비리에 대한 정보를 경쟁적으로 수집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상 정 의원을 공격하기 위해서다. 만일 새로운 비리 사실이 나올 경우 정 의원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 해도 정 의원과 현대중공업을 떼어놓고 볼 수 없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일반적인 시각"이라며 "현대중공업에서 생긴 문제는 지지율이나 선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자녀 특혜 입사 고속 승진 논란

    현대중공업에서 근무 중인 정 의원의 장남 기선씨도 아킬레스건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과거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입사해 6개월간 근무한 경력이 있는 기선씨는 지난해 6월 재입사 형식으로 회사에 복귀 했다.

    기선씨는 명문대를 졸업하고 중앙일간지 기자와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재원이다. 문제는 불과 31살 나이에 수석 부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는 점이다. 대외 이미지를 고려해 '부장' 직책을 달았지만 사실상 상무보급이라는 게 내부관계자의 전언이다.

    현대중공업 내부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장기간 최고경영자 체제로 운영돼 온 탓에 재벌가 자제의 특혜 입사나 고속승진 등에 거부감이 있는 게 사실"며 "겸손하고 총명하다는 평가를 받는 기선씨지만 회사 일각에선 차가운 시선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정치활동을 위해 지휘봉을 내려놓고 회사와 거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기선씨가 받은 특혜는 재벌가의 구태를 고스란히 답습했다는 비판과 회사 내부에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대중공업그룹 임원들 사이에선 정중동 분위기가 팽배하다. 행여 정 의원에 누를 끼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 의원이 상대후보들과 박빙의 지지율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현대중공업 한 내부관계자는 "회사 임원들 사이에선 정 의원의 지지율에 악영향을 줄만한 단초를 만들지 않기 위해 잔뜩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며 "이런 분위기는 고위 임원으로 올라갈수록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한국미디어네트워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HOM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