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무더기 로켓 발사의 숨겨진 비밀
  • 北 군부 독자 행보 남한을 떠보다
    로켓에 화학·세균탄 탑재 실험… 남한의 대응능력도 시험해봐
    북한 군부 파워 커질수록 박근혜정부 대북 상대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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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기자 jjpark@hk.co.kr
입력시간 : 2014.03.29 07:01:55 | 수정시간 : 2014.03.29 07:01:55
  • 북한이 잇따른 로켓ㆍ미사일 발사로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한달 사이 무려 9차례나 된다.

    북한은 키 리졸브 연습 시작 직전인 지난달 21일 'KN-09'로 불리는 300㎜ 신형 방사포 4발을 동해로 발사했고, 같은 달 27일에는 사거리 220㎞인 스커드 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했다.

    3월 들어서는 지난 3일에 스커드-C 혹은 스커드-ER로 추정되는 사거리 500여㎞의 탄도미사일 2발을, 그 다음날인 4일에는 300㎜ 신형 방사포를 발사했다. 그리고 16일 사거리 70㎞의 단거리 로켓 25발을 발사한데 이어 22일과 23일에는 각각 단거리 로켓 30발과 16발을 동해로 쐈다. 이어 지난 26일에는 노동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 쪽으로 발사해 유엔까지 나서게 했다. 유엔 안보리는 27일 오후(현지시간)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특별회의를 열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논의했다.

    북한이 이처럼 집중적으로 무력시위를 하는 데는 대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한미 연합훈련인 키 리졸브(KR) 및 독수리 연습(FE)에 대응한 무력시위로 평가된다. 지난 26일 한ㆍ미ㆍ일 정상회담과 천안함 폭침 4주년이란 점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내부 요인과 관련해선 김정은 체제의 공고화, 구식무기의 폐기처리, 군부에 힘 실어주기 등 다양한 견해가 제기된다.

    반면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한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국내 전문가들과는 다른 시각을 밝혀 왔다. 소식통은 로켓ㆍ미사일 발사 자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내외 북한 전문가들이 미사일에 초점을 맞춘 반면, 소식통은 오히려 로켓에 집중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미사일의 '위험성'을 더 경계했다. 실제 26일 발사된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는 650㎞ 내외다. 한반도 전역은 물론 일본열도 대부분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특히 노동미사일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해 대량살상무기(WMD)로 분류된다.

    하지만 소식통은 현실적으로 로켓이 미사일보다 위협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북한이 잇따른 무력시위에서 로켓에 비중을 둔 것도 그 때문이라고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로켓 발사에서 두 가지 실험에 중점을 뒀다. 하나는 로켓에 화학탄이나 세균탄을 탑재해 발사할 수 있는 역량이다. 만일 탑재가 가능하다면 로켓은 미사일 이상의 위협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게다가 미사일은 발사시 레이다에 포착돼 요격이 가능하지만 로켓은 발사 지점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아 대응이 어렵다.

    소식통은 "미사일은 한 번 쏠 때마다 큰 비용이 드는데다 발사 사실이 포착돼 바로 대응할 수 있는데 반해 로켓은 적은 비용으로도 큰 효과를 낼 수 있고 (발사)추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은 로켓을 발사하면서 남한의 대응 능력도 실험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북한이 새벽ㆍ야간에 로켓을 발사한 것은 유사시 남한의 대응능력을 확인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면서 "하지만 남한이 그것(로켓 발사)을 알았더라도 현실적으로 대응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의 또다른 대북 소식통은 북한의 잇따른 로켓ㆍ미사일 발사의 이면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시말해 지난해 12월 장성택 숙청 이후 북한의 변화, 특히 군부의 움직임을 눈여겨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당과 군 장악력은 장성택이 생존할 때와 비교해 현저하게 떨어졌고, 북한을 이끌어갈 컨트롤 타워가 부재한 상황이다. 장성택 숙청 후 권력의 추가 급격히 군으로 기울면서 김정은 그룹이 군부의 행보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 한달 간 북한이 무더기로 로켓을 발사한 것은 군부의 독자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는 국내 언론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로켓을 올해 처음 발사하기 하루 전인 3월15일 경비행기를 이용해 로켓 발사지역인 원산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제1위원장이 이번 단거리 발사체 발사과정을 전반적으로 기획했을 것이라고 분석한데 대해 이견을 나타냈다. 우선 김 제1위원장의 3월15일 원산 방문과 관련, 정부 관계자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지만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반면 소식통은 북한 관계자들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했다.

    또한 김 제1원장이 원산에서 로켓 발사를 전반적으로 기획했다는 것에 대해서도 소식통은 군부와 김 제1위원장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사실과 동떨어진 내용이라고 밝혔다. 김 제1위원장이 군부를 좌지우지할 만한 힘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북한 사정에 밝은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는 "김일성 시대는 권위로, 김정일은 돈으로 군부를 지배했지만, 김정은은 군부에게 어필할 권위도, 돈도 없다"면서 "김정은이 로켓 발사를 전반적으로 기획하고 지시했다는 것은 현실과 부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 군부의 잇따른 무력시위가 김 제1위원장의 컨트롤을 벗어나 독자적 양상을 띤다고 할 때 박근혜정부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대화를 할 상대가 김정은 집단일 경우 북한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약점이 있고, 군부가 실세 파워그룹이라면 대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의 최근 무더기 로켓ㆍ미사일 발사는 북한 체제의 문제를 넘어 박근혜정부에 난해한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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