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우외환 LH, 타개책 있나
  • 막대한 부채에 내부 갈등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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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기자 realpeace@hankooki.com
입력시간 : 2014.04.14 10:44:04 | 수정시간 : 2014.04.14 10:44:04
    •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LH 본사와 이재영 LH 사장(작은 사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위기에 빠졌다. 막대한 부채와 방만 경영을 개선하라는 질타의 목소리가 정부와 국민들을 중심으로 연일 높아지는 가운데 정작 내부에서는 출신이 다른 직원들 간에 하나로 뭉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 LH호의 선장인 이재영 사장의 지도력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낙하산 논란을 불식시키고 있지 못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대책 내놓았지만 실현은 까마득

    집권 2년 차를 맞아 박근혜 정부가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부채관리 강화와 방만 경영 근절을 핵심으로 하는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이었다. 그 안에는 임기 동안 공공기관들의 부채 비율을 200%로 대폭 끌어내리고 방만 경영을 해온 기관들은 중점 관리하겠다는 내용 등이 담겨있었다.

    정부 발표 이후 부채 중점 관리 대상으로 지목된 기관들은 저마다 분주해졌다. 자구 계획을 마련, 정부의 승인을 받으려 했지만 부채 감축 노력이 미흡하다며 '조건부 승인' 만을 받았기 때문이다. 부동의 부채 1위 LH는 해당 공공기관들의 선두에 위치해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LH의 부채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141조7,3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공공기관 부채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막대한 규모다. 물론 보금자리 주택, 임대주택 사업 등 이명박 정부 시절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국책사업을 도맡아온 LH로서는 부채의 책임을 오롯이 지게 된 것이 억울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120억원이 넘는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현 상황은 분명히 부담이다. 어떤 식으로든 해결책이 마련돼야만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LH가 현 위기를 타개할 방법도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LH는 최근 '경영정상화 계획'을 통해 판매촉진, 사업방식 다각화, 원가절감 등으로 부채를 감축해 나가고 조직ㆍ인사개혁과 복리후생 개선 등 고강도 자구노력을 통해 내실경영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해당 계획이 완전히 실현되더라도 부채 증가폭이 다소 줄어들 뿐, 부채 자체는 거의 줄어들지 않는다. 정부의 지적대로 보유한 토지, 주택 등 재고자산을 팔아치우고는 있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 오히려 우량 자산을 헐값에 내놓아 장기적으로는 손해가 날 가능성이 크다. 사업방식 다각화를 내세우고는 있지만 그 또한 불투명하다.

    사내 분열로 일괄적인 대응 어려워

    외부에서는 LH의 막대한 부채와 방만 경영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가 높은데 정작 내부에서는 하나로 뭉쳐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합병 이후 지속적으로 진행돼온 분열이 위기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LH의 태생적 한계 때문이기도 하다.

    LH는 한국토지공사(이하 토공)와 대한주택공사(이하 주공)가 합병해 2009년 출범했다. 문제는 '물리적'으로는 합병했으나 여전히 '화학적'으로는 나뉘어 있다는 점이다. 출범 5년째인 지금까지도 토공과 주공 출신들은 서로 섞이지 못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와 관련, 출신을 따질수 밖에 없게 만드는 LH만의 독특한 인사평가 시스템이 이 같은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는 얘기도 나와 주목된다. 예를 들면 이렇다. 합병 이전에 입사한 주공 출신 직원이 토공 출신 상사의 부서에 근무할 경우, 해당 상사의 인사평가 비중은 30%에 불과한 반면, 타 부서에 있는 주공 출신 상사의 평가 기준은 70%에 달한다. 이 경우 자기가 속한 부서의 타사 출신 상사보다 타 부서의 자사 출신 상사에 줄서기를 할 수밖에 없다. 이재영 사장 취임 직후 단행된 조직개편에서 본부 및 임원자리가 줄어들면서 양측의 대립구도는 한층 강고해졌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출신별로 별도의 노동조합에 가입해있다는 점이다. LH 내에는 두 개의 노동조합이 존재한다. 주공 출신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 노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조합원 활동을 하고 있고 토공 출신들은 'LH 노동조합'이라는 이름의 조합을 운영하고 있다. 2012년 처음으로 신입사원을 받았을 때 두 노조가 서로 자신들의 노조원으로 유치하기 위해 물밑 경쟁을 벌인 사실은 유명하다.

    법적으로는 복수노조가 문제 될 것이 없지만 실상은 다르다. 비슷한 규모의 교섭 창구가 둘이나 있다 보니 사측의 압박에 힘을 모아 대응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최근 '경영정상화 계획'을 발표한 사측이 고용안정위원회의 의결권을 폐지하고, 직원들의 임금과 복지 비용 또한 삭감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음에도 이에 대해 적극적인 대처를 해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다.

    낙하산 선장, 현 사태 해결할 수 있나

    LH의 가장 큰 문제는 현재의 위기를 박차고 나갈 수 있는 선장의 불안함이다. 박근혜 정부의 낙하산으로 한동안 물의를 빚었던 이재영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행정고시 23회 출신인 이 사장은 20년 넘게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에서 근무하고 주택토지실장 지낸 인물이다. 당초 위기의 LH를 맡을 새 수장으로 정계, 학계 등 외부 인사가 거론됐지만 결국 관료 출신인 이 사장이 낙점, 구설을 낳은 바 있다.

    물론 능력과 전문성이 있다면 출신은 중요치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의 입김에 좌지우지되기 쉬운 낙하산 인사들의 특성을 감안할 때, 이 사장 또한 행복주택 등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수동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MB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LH의 부채가 지금보다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주공, 토공 출신으로 분열돼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는 직원들을 관료 출신인 이 사장이 이해하고 아우를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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