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침몰 참사' 꼬리 무는 의혹들
  • 예고된 '인재' 미스터리 잇따라…
    해운사 무리수·선장 오판 '참극' 불러… 부실 대응·구조 실패론 도마에
    지방자치단체장 '공약' 얼마나 지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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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기자 hyun1620@hankooki.com
입력시간 : 2014.04.21 17:44:21 | 수정시간 : 2014.04.21 17:44:21
  • '세월호 침몰 참사'로 대한민국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지난 16일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 사태로 인해 승객 475명 중 19일 현재까지 250여명의 생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구조대가 대대적인 인명구조와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비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번 참사에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여러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사태의 본질은 '인재'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해운사와 승무원의 무리수와 초기 대응 실패가 직접적인 사고원인으로 지목되는 데다 정부의 부실한 대응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번 참극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논란들을 짚어 봤다.

    청해진해운 무리수 운행

    이번 세월호 참사는 예고된 사고라는 말이 적지 않다. 세월호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청해진해운이 무리수를 둔 정황이 연이어 드러나고 있어서다. 업계 일각에선 경영난에 몰린 청해진해운의 무리한 여객선 운행이 사고의 한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99년 설립된 청해진해운은 인천시 중구 항동에 본사를 둔 중견 기업이다. '인천-제주'와 '인천-백령도', '여수-거문도' 등 3개 항로에서 4척의 여객선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의 상황은 좋지 않다. 지난해 8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봤다.

    2012년 일본에서 세월호를 중고로 사들이는 등 무리한 투자를 강행한 게 단초였다. 침몰 속도를 가속화시킨 원인으로 지목되는 객실 증설도 경영난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청해진해운은 최근 승객 수용량을 늘리기 위해 3~5층에 객실을 추가 증설한 바 있다.

    세월호가 야간에 출항을 강행한 배경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당초 세월호는 오후 6시30분 출항 예정이었다. 그러나 안개 등 기상조건으로 시간이 미뤄지다 오후 9시 출발을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운항시간 단축을 위해 항로를 변경했다가 사고를 냈다는 견해도 있다.

    청해진해운은 최근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2011년에도 청해진 소속 인천-제주 노선 운행 여객선이 엔진 고장으로 멈춰선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배 안에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던 고등학생 435명 등 600여명이 타고 있었다. 지난달 28일에도 여객선이 짙은 안개 속에서 운행을 강행하다가 어선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무엇보다 안전사고 발생시 대처해야 하는 선원 교육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선장을 비롯한 승무원의 초기 대응 실패가 대형 참사를 가져왔다는 이유에서다. 안전 및 구난 교육에 만전을 기했다면 이번과 같은 참극이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청해진해운은 사고 대응과 수습 과정에서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승선 인원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사고 당일에만 3차례 발표 결과를 뒤엎었다.

    일각에선 청해진해운이 사고 대책 회의를 연 게 아니라 사고 축소 회의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한다.

    김한식 청해진해운 사장의 무책임한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김 사장은 사고 직후 지병을 이유로 병원에 입원한 채 사고 현장이나 유가족들에게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사고 하루가 지나서야 "정말로 죽을죄를 졌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뒤늦은 사과는 오히려 공분을 불렀다.

    선장 오판 대형 참사 불러

    선장 이준석(69)씨의 책임론이 가장 크게 부각되고 있다. 세월호는 침몰하기 직전 항로를 급히 바꾼 사실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선체의 급격한 회전으로 인해 중심이 흔들려 한 쪽으로 배가 기우는 '외방경사'로 인해 배가 침몰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게다가 이씨는 조타실을 비웠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해경에 따르면 본래 세월호의 선장은 이씨가 아니라 1급 항해사인 신모(47)씨다. 신씨가 휴가를 떠나자 이씨가 선장을 맡았고, 사고 당시에는 3급 항해사 박모(26)씨가 운항을 했다.

    선원법에는 조타실에 선장이 반드시 함께 있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항해사가 혼자 근무할 때 통상적으로 함께 머물며 조언을 해야 하는 것이 선장의 역할임을 감안하면 침몰 사고와 관련해 선장이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이씨가 선장으로서의 책무를 내팽개친 채 배를 버리고 먼저 탈출한 것이 대형 참사를 불렀다는 지적이 많다. 사고 초기 이씨는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고 기다릴 것을 주문하는 1차 안내방송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선장의 지시를 철썩같이 믿은 승객들은 이렇다 할 대피를 하지 않았고 이는 피해규모를 키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당연히 대피 매뉴얼은 지켜지지 않았다. 규정에 따르면 폭발, 인명 구조 등의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선장은 선내에서 총지휘를 맡아야 하고 2인자인 1항해사는 현장 지휘, 2항해사는 다친 승객들을 돌보고 구명보트를 작동해야 한다.

    해경은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이씨 등 핵심 승무원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당초 이씨는 참고인 신분이었다. 그러나 조사 과정에서 선원법 위반 혐의가 드러남에 따라 현재는 피의자로 신분이 바뀐 상황이다.

    학교 안전점검 무시

    이번 침몰사고의 희생자 대부분은 수학여행을 떠났던 안산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다. 최근 수학여행을 비롯한 학생들의 단체 활동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단원고는 교육부가 내놓은 수학여행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단원고를 관할하는 경기교육청은 대규모 여행시 큰 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어 소규모로 여행을 갈 것을 권하고 있다. 3개 학급, 100명 내외 규모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단원고는 이번 사고에서 2학년 10개반 329명 모두를 수학여행에 나서게 했다.

    사전 답사도 '배'가 아닌 '비행기'를 통해 이뤄졌다. 단원교 교사들은 지난달 20일 사전 답사시 항공편을 이용했다. 답사는 학생들이 이용할 교통편과 숙소, 식당 등을 미리 체험하고 안전을 점검하기 위해 이뤄졌다. 그러나 '세월호'의 안전을 점검한 교사는 없었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왜 배를 타야 했을까. 그 이유는 비용 절감이다. 배편을 이용하면 여객운임만 비교하면 4만원 가량 저렴하지만, 숙박비와 식비도 아낄 수 있어서 총액 6만~7만원이 절약된다는 게 단원고 측의 얘기다. 학생들의 안전보다 비용절감을 우선시한 것이다.

    정부 우왕좌왕 대응

    정부의 부실대응도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 재난사고 발생시 정부의 컨트롤타워는 안전행정부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다. 박근혜정부는 출범 직후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이름을 바꿨다.

    단어의 앞뒤만 바꾸는 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안행부를 국민안전의 통합 컨트롤타워로 세우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 재난 및 안전관리를 총괄하고 조정할 수 있도록 법을 대폭 개정했지만 모두 헛수고였다.

    중대본은 현장 지휘에서도 갈피를 못 잡았다. 중대본을 중심으로 해양수산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에서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설치됐다. 하지만 구체적이고 일관성 있는 현장 지휘체계는 찾아 볼 수 없었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구조현장에서 혼선이 끊이지 않았다. 실종자 가족들 사이에서는 "구조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불만이 폭발했다. 중대본을 향한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는 끊이지 않았다. 급기야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진도를 방문해 진화에 나섰다.

    이뿐만이 아니다. 사고 직후 미숙한 대응으로 실종자 가족의 가슴을 후벼팠다. 사망자와 실종자, 구조자 숫자를 놓고 우왕좌왕한 때문이다. 그때마다 실종자 가족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갔다.

    안전을 지키는 통합컨트롤타워 역할을 자처한 안행부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싸늘할수밖에 없는 이유다. 태안 해병대 사설캠프 사건과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참사 등 대형참사가 이어지는데도 정부가 뒷북 대응에만 나서고 있는 탓이다.

    구조대도 '무능'논란

    현재 실종자 구조는 난항을 겪고 있다. 사태 초기 구조를 위해 해경과 군, 민간어선 및 구조대 등 전국의 해양인력이 사고 발생지로 모여들었다. 그러나 구조대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구조대 역시 실종자 가족과 함께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먼저 사고 지역의 위치가 좋지 않았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맹골수도' 해역으로 조류가 빠르기로 유명한 지역이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끈 전남 해남과 진도 사이 울돌목 다음으로 조류가 세다는 전언이다.

    여기에 급격히 악화된 기상상황도 구조작업을 어렵게 했다. 사고지 인근에선 16일과 17일 양일간 태풍에 버금가는 강한 비바람이 몰아쳤다. 여기에 20cm 수준에 불과한 수중 시야로 인해 수색의 상당한 장애물이다.

    하지만 이러한 요인 외에 구조대가 제대로 구조활동을 펴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구조된 승객과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구조대가 적극적으로 구조에 나서지 않고 우왕좌왕하다 승객을 구할 기회를 여러 번 놓쳤다고 지적한다. 승객 허웅씨는 구조 인력이 너무 적었고 투입시기도 늦었다고 증언했다. 세월호가 이상을 보인 뒤 1시간 동안 구조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구조 활동의 초점은 '생존자 찾기'에 맞춰져 있다. 세월호 선내에 생존자가 있다면 에어포켓(Air Poket) 공간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에어포켓은 선박이 뒤집히면서 미처 빠져나가기 전에 공기가 선내 일부에 남는 현상이다.

    뒤집어진 선체에 물이 차올라 와도 '수밀격벽(수압을 가해도 물이 새지 않는 칸막이 벽)'이 정상대로 이뤄졌다면 최대 69시간까지 생존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대서양에서 전복된 선박에 탑승했던 나이지리아 선원은 에어포켓에서 72시간 가량을 버틴 후 구조된 바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현재 사고 지역의 해수 온도는 10도 안팎이다. 이 정도 수온에 온몸이 노출되면 30분도 안돼 정상 체온보다 3도 이상 떨어진다. 에어포켓에 생존자들이 몰려 있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저체온증 위험이 높아지므로 생존 확률은 낮아진다.

    실종자 가족들은 실낱 같은 희망을 놓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 참극을 가져 온 '인재'들과 여러 미스터리는 그러한 가족들의 희망마저 어둡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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