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호정 송학식품 대표 투신 내막
  • 극단적 선택 배경 무리한 세무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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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응철기자 sec@hankooki.com
입력시간 : 2014.05.17 18:38:26 | 수정시간 : 2014.05.19 10:09:24
    성호정 송학식품 회장이 고층 아파트에서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성 회장은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몸소 실천해 지역 내에서 신망이 높은 인물. 송학식품 안팎에선 그런 성 회장의 극단적인 선택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 일색이다.

    송학식품 안팎에선 성 회장의 투신 원인을 국세청의 무리한 조사와 연관짓는 시선이 많다. 세무조사를 받으면서 괴로워했다는 유족들의 증언이 그 배경이다. 국세청은 적잖이 당혹스런 모습이다. 자칫 역풍이 불어닥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세무조사 받던 중 투신

    성호정 송학식품 회장이 지난 10일 오전 7시20분쯤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의 한 아파트 15층에서 몸을 던져 숨진 채 발견됐다. 성 회장의 자택 서재 책상에서 "먼저 가서 미안하다. 천국에서 만나자"는 짤막한 내용이 담긴 메모가 발견됐다.

    성 회장이 투신을 한 배경으로는 국세청 세무조사가 지목되고 있다. 유족들이 탈세 혐의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아오면서 성 회장이 힘들어했다는 진술을 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경찰은 세무조사 관련 내용은 유서에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송학식품은 지난 4월 중부지방국세청 조사4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인천과 경기 북부지역을 담당하는 조사4국은 원활한 세수확보를 위해 2012년 신설됐다 2013년 인천으로 이전하면서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부서가 됐다.

    나눔 몸소 실천한 인물

    일명 '국수왕'으로 통하는 성 회장은 작은 국수 공장으로 시작해 연간 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 식품 기업을 일궈낸 주인공이다. 지역사회에서 명망이 높은 인물이기도 하다. 단지 돈이 많아서가 아니다. 평소 나눔을 몸소 실천해 온 때문이다.

    실제 성 회장은 그동안 형편이 어려운 국내 비인가 복지재단에 온정의 손길을 내밀어 왔다. 대상은 수도권과 전남, 대구, 경남 등지의 고아원과 양로원 등이었다. 성 회장은 이들 시설에 정기적으로 국수와 떡, 수제비 등을 제공해 왔다.

    국내는 물론 해외 극빈국 돕기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성 회장은 남미 볼리비아와 카스피해 서쪽에 있는 아제르바이잔에도 국수기계를 설치하고 밀가루 등 구호물품을 보냈다. 식수가 부족한 케냐에는 우물을 뚫어주기도 했다.

    북한에도 아낌없는 지원을 펼쳤다. 2000년대 초반부터 남북 관계가 악화되기 전까지 1만명이 하루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양의 밀가루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또 국수공장과 떡공장을 만들어 자체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기자재를 지원하기도 했다.

    무리한 세무조사 원인 지목

    송학식품 안팎에선 그런 성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특히 성 회장이 2010년 '모범납세자'로 선정돼 정부로부터 철탑산업훈장을 받은 경력이 있다는 점에서 성 회장의 극단적인 선택은 더욱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를 두고 회사와 지역에서는 세무당국이 성 회장에 무리한 세무조사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한 '증세 없는 복지확대'를 위한 '세수확보 행동대장' 역할을 맡은 국세청이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실제 중부청은 지난해 말부터 적극적인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연매출 500억원에서 1,000억원이던 세무조사 구간의 하한선을 400억원 이상으로 조정해 조사 대상을 늘렸으며, 사전 통보도 없이 들이닥쳐 관련 서류와 자료를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무당국 일각에선 성 회장의 자살을 지난 3월 송학식품의 식료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돼 식약처로부터 판매중단과 회수조치를 당한 일과 연관짓는 시선도 있다. 매출부진에 따른 경영상의 어려움과 세무조사가 복합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주장이다.

    ● 성호진 회장은 누구?
    맨땅에서 중견기업 일군 자수성가형 부자


    성호진 송학식품 회장은 40여년간 전통식품 외길을 걸어오면서 맨땅에서 중견기업을 일궈낸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선친의 사업 실패로 24세에 뻥튀기 장사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이를 통해 모은 돈으로 국수 기계를 한대 샀다.

    국수 사업은 성공적이었다. 성 회장은 그야말로 승승장구했다. '국수왕'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바로 이때부터였다. 한때 농산물유통업에 뛰어 들었다 경험부족으로 주저앉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국수사업을 시작하며 재기에 나섰다.

    그리고 1991년 파주 7,000여평 땅에 지금의 송학식품 공장을 만들며 시장바닥의 국수왕이 중견 기업가로 변신했다. 그 사이 장기보관기술을 개발한 덕에 수도권에 머물던 판매처를 전국은 물론 해외까지 확장하면서 사세를 크게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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