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복 독산동 도하부대 이전 로비의혹, ‘납득하기 힘든’ 국방부 해명 <제2부>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플러스 네이버 북마크 싸이월드 공감 기사 구입 프린트 기사메일
입력시간 : 2017.03.11 08:53:30 | 수정시간 : 2017.03.11 08:53:30
  • ‘땅장사용 용도변경’ 이뤄내며 “도하단 개발사업 관여 없었다” 밝혀

    도하부대 이전, 성남시 금토동 계획안 폐지 전 차선책에 급물살

    ‘개발사업 관여 없다’는 국방부… 지구단위계획 나서며 사업관여 사실 명백

    국방부, 이영복 소유 토지에 한 단계 상승한 용도변경 특혜 제공 정황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 이영복의 독산동 도하부대 이전 로비의혹 제기에 대해 국방부 측이 부지 개입사업에 개입한 적이 없다는 해명이 ‘허위’로 밝혀져 의혹만 증폭되고 있다. 사진은 구속기소된 이영복(왼쪽 사진) 청안건설 회장과 서울시 용산구 국방부 청사. (사진=연합)


    부산 해운대 엘시티 개발 비리로 구속 기소된 이영복(67) 청안건설 회장의 서울시 금천구 독산동 도하부대 이전 로비의혹 제기에 대한 국방부 측의 ‘허위 해명’이 드러나고 있다.

    <주간한국>은 제2667호 ‘이영복 독산동 도하부대 이전 로비의혹, 납득하기 힘든 국방부 해명 <제1부>’ 기사에서 과거 도하부대 이전 사업이 누군가의 입김 작용에 의해 진행된 것처럼 갑작스럽고 무리하게 추진됐었다는 사실을 다양한 증거자료를 통해 보도했다.

    본지는 국방부 측으로부터 이영복 회장의 도하부대 이전 로비의혹에 대한 해명을 들을 수 있었지만, 이들은 각종 의혹에 대해 전혀 문제가 없고 자신들과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도하부대 개발사업 추진에도 관여하지 않았다는 ‘명백한 거짓 해명’을 하면서 의혹만 더욱 깊어지고 있다.

    <주간한국>은 지난 1998년 5월 발표된 독산동 육군 도하부대 이전 계획이 이영복 회장의 국방부 및 행정부처 고위 관계자에 대한 전방위적 로비 입김이 있었다는 의혹을 정리, 해당 내용 자료를 국방부에 제출해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이로부터 약 2주 뒤, 국방부 공보실은 각종 의혹에 대한 공식 입장을 본지에 밝혀왔다.

    국방부 측은 “(독산동 도하부대 이전) 사업시행자의 부지 매입 및 개발사업 추진은 국방부와 관계없는 사항”이라며 독산동 부지 개발사업의 관련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또 이영복 회장이 로비한 국방부 고위 관계자라고 밝힌 B씨와 C씨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본지는 지난 보도와 같이 국방부 측의 이 ‘납득하기 힘든’ 해명과는 반대로, 이영복 회장이 독산동 도하부대 이전에 밀접히 연관돼 있고, 여기에 국방부도 독산동 부지 개입사업에 개입했다는 점, 그리고 국방부 내부자의 조력이 없다면 이 회장이 할 수 없었던 일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는 내용 및 자료를 충분히 확보 중이었다.

    본지 보도대로 지난 1998년 5월 국방부가 서울시에 도하부대 용지 10만평 중 공군부지를 제외한 나머지 육군부지 5만 8300여평의 이전계획을 최초로 발표했고, 도하부대를 대체할 적격 부지는 전년도 7월 국방부가 미리 후보군을 압축해 선정한 성남시 금토동 일대였다.

    1998년 9월 16일 서울시와 국방부는 독산동 도하부대 이전에 대한 합의각서를 체결했지만, 도하부대 이전 소식을 접한 성남시 주민들 및 지자체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도하부대 이전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 지난 1997년부터 정리된 육군 도하부대 이전 관련 일지. 도하부대는 성남시에 이전하기로 정해졌었지만, 다양한 잡음이 나왔다. (사진=한민철 기자)


    이어 12월 23일 성남시는 도하부대 이전 철회를 요구하는 공문을 국방부에 발송했고, 다음해 2월 25일 금토동 주민들은 국방부 청사 앞에서 도하부대 이전 반대 시위를 펼치며 잡음이 생겼다.

    도하부대 이전에 대한 성남시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거세지자, 6월에는 국방부가 경기도에 그리고 육군참모총장이 성남시장에 도하부대 이전에 대한 협조를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특히 10월 19일 육군 측은 부대 이전 규모축소와 주민의견에 대한 충분한 수렴을 약속하며 성남시 측에 도하부대 이전에 대한 협조를 ‘호소할’ 정도였다.

    이에 성남시장은 국방부 장관에 도하부대를 타 지역으로 변경해 이전할 것을 요청했다. 성남시는 군의 어떠한 보상 요구에도 도하부대 이전을 결사 반대했고, 2000년 7월 성남시 주민들은 도하부대 이전 실시계획 승인 취소에 대한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 과거 국방부 시설업무T/F단이 작성한 '도하부대 이전 추진 계획'자료. 이 자료에서 성남시 주민들을 중심으로 도하부대 이전 사업에 대해 소송을 거는 움직임까지 있었다. (사진=한민철 기자)


    대부분 금천구 주민들에게조차 뜬금없었고 잡음만 심했던 군부대 이전 사업이었지만, 이상하게도 국방부는 2001년 5월 무리하게 법령까지 개정하면서 자신들이 직접 도하부대 사업계획을 공고하도록 했다.

    6월 22일에는 국방부 장관이 도하부대 이전 실시계획을 경기일보와 경향신문에 공고하며 급한 마무리를 지으려 애를 썼다.

    물론 성남시 주민들은 여전히 강경하게 나왔고, 결국 2003년 말 국방부는 도하부대의 성남시 이전 계획에 대한 공식적 폐지를 발표했다. 2004년 1월 도하부대의 금토동 이전계획을 포기한다는 내용을 한국일보 보도를 통해 고시했다.

    그러나 이는 국방부가 도하부대 이전에 대한 완전한 ‘백기’를 든 것이 아니었다. 국방부는 도하부대의 성남시 금토동 이전 계획을 폐지하기 직전, 이미 금천구청 측과 독산동 토지 개발사업을 위한 준비를 해놓은 상태였다.

    도하부대 이전 급물살, 국방부의 속 보이는 ‘용도변경’

    사실 성남시 금토동에서 지지부진하게 머물러 있던 도하부대 이전 계획이 바뀌기 시작한 시점은 다대ㆍ만덕지구 사건으로 구속 중이었던 이영복 회장이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난 지난 2002년 12월 이후였다. 당시 이영복 회장은 독산동 도하부대 징발토지 2만 9000여평의 수의계약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참여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2003년 4월, 이영복 회장은 엘시티의 시행사로 알려진 청안건설과 현재 금천 롯데캐슬 골드파크의 시행사로 알려진 제이피홀딩스 PFV의 전신 제이피홀딩스를 설립했다.

    같은 해 8월, 독산동 도하부대 철수 문제는 군이 도하단을 해체해 분산 배치하는 획기적 방법을 채택함에 따라 급물살을 탔다. 11월 군은 금천구청에 구청사 건설에 필요한 토지 일부(1973평)를 우선적으로 내주는 조건으로 해당 징발토지에 ‘지구단위계획’을 수립 하도록 요구했다.

    당시 군은 금천구청과 ‘육군도하단 토지 매매 기본 합의서’를 작성하며 지구단위계획 합의 내용을 실었고, 도하부대 징발 토지 중 시흥대로변에 접한 곳은 상업ㆍ업무기능으로 그리고 나머지 토지는 주거기능으로 지정하며 학교와 공원 및 공공문화시설 등은 법에서 정한 최소로 할 것을 요구했다.

    • 지난 2003년 11월 20일 군과 금천구가 맺은 육군도하부대 토지 매매 기본 합의서. (사진=한민철 기자)


    그러나 군이 구청사부지 일부를 우선 매각하는 조건으로 금천구청에 징발토지에 대하여 토지의 용도변경을 요구한 것은 국방부가 <주간한국>에 밝힌 해명과는 달리 명백한 부지 개발사업에 개입한 행위였다.

    “부지 개발사업 관련 없다”던 국방부… ‘땅장사’ 의심되는 용도변경 이뤄내

    국유재산법에 의하면 국유재산은 수의계약이 아닌 일반 공매 즉 ‘공개입찰’로 높은 가격을 제시한 자에게 매각한다.

    반면 징특법 제20조 2항에 따르면, 징발토지가 군사상 필요가 없어질 경우 국가는 지체 없이 피징발자 또는 그 상속인에게 그 뜻을 통지해야 한다. 특히 피징발자 등이 매각신청을 할 경우, 국가는 국유재산법에도 불구하고 피징발자 등에게 수의계약에 의해 ‘공시가격이 아닌, 매각 당시의 시가로 매각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군이 수의계약으로 매각하기 이전에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토지의 용도를 변경한다면, 위법 가능성이 높고 매각대금의 인상을 조장할 소지가 있었다.

    사실 독산동 도하부대의 성남시 금토동 이전 계획이 폐지되기 전, 갑자기 군이 도하부대 징발토지에 대한 용도변경을 요구한 의도는 어느 누가 보더라도 단 한가지였다.

    간단히 말해 일부 부지를 상업ㆍ업무기능 등으로 한 단계 용도를 올린 뒤 매각을 하게 되면, ‘더 비싼 값에 부지를 팔고 부대 이전’을 이룰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과거 이와 비슷한 사례는 다수 있었다. 실제로 도하부대 이전 계획이 한창 추진 중이던 시기, 국방부는 용산 미군기지 이전 사업 중 용산구 삼각지 1-1 일대 토지를 자연녹지지역에서 일반주거지 또는 상업지역으로 용도를 바꿔달라고 서울시에 요청하면서 땅장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본지가 입수한 도하부대 부지 관련 합의서 체결(안)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군이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기존의 준공업지역을 상업·업무 및 주거기능 용지로 용도변경을 하게 됐을 때 기존의 공시지가 1556억원(평당 266만원)을 3516억원(평당 600만원)으로 크게 올릴 수 있었다.

    이에 군은 금천구청과 작성한 지구단위계획 합의서가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군이 독산동 도하부대 토지를 용도변경을 통해 ‘땅장사’에 나섰다는 비난 여론이 형성됐다.

    당시 언론보도에서는 “국방부가 군부대의 금싸라기 땅을 비싼값에 팔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에 용도변경 등 특혜를 요구했다”라고 비판했다.

    이런 비난 여론이 계속되자 2004년 2월 6일, 국방부 측은 금천구청을 방문해 “지구단위계획 수립은 자치단체의 권한사항이며, 국방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당시 금천구가 발행한 소식지 내용에서도 명백히 담겨 있었다.

    • 지난 2004년 2월, 금천구 소식에 실린 “지구단위계획 수립은 자치단체의 권한사항이며, 국방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라는 국방부 측의 입장. (사진=한민철 기자)


    그러나 2004년 4월 국방부가 독산동 징발토지의 지구단위계획 구역을 지정하며 관련요구 사항을 담아 서울시에 제출한 ‘지구단위계획 구역지정 국방부(안)’의 도면 내용에 따르면, 군은 지구단위계획 강행을 통한 용도변경 및 ‘이영복 회장을 위한’ 부지 개발사업에 개입했다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었다.

    해당 도면 내 상업ㆍ업무기능 지역으로의 용도변경이 지정돼 향후 매각 후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게 된 행운의 당첨자는 이영복 회장이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자신이 수의계약권을 보유한 2만 9000여평의 도하부대 징발토지 중 약 7000여평이 상업·업무기능 지역에 포함돼 있었다.

    물론 군이 도하부대 징발토지에 용도변경을 이뤄내며 이영복 회장이 수의계약권을 보유하고 있던 토지가 더 높은 단계로 용도가 바뀐 것에 대해 ‘단순한 우연’이라고 반박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2004년 4월의 ‘지구단위계획 구역지정 국방부(안)’ 그리고 이 도면이 작성된 지 9년 후인 2013년 8월 이영복의 실소유사인 제이피홀딩스PFV가 롯데캐슬 시행에 참여하며 내놓은 안건에 따라 확정 고시된 용도변경 도면을 확인해 본다면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 지구단위계획 구역지정 국방부(안) 도면. 빨간색으로 이어진 7000평의 상업.업무기능 지역은 이영복이 수의계약권을 가지고 있었다. (사진=한민철 기자)


    두 도면은 세부사항마저 똑같은 내용을 담고 있었다. 2004년에 4월 군이 제시한 도면에는 공공용지 비율을 43% 이하로 하며, 학교지역을 공동주택지로 그리고 시흥역전 도로에 접한 준주거지역을 상업·업무기능 지역으로 변경해 달라는 요청(안) 등이 담겨 있었다.

    이는 제이피홀딩스PFV가 금천 롯데캐슬 골드파크의 사업 승인이 내려지면서 제시한 용도변경 도면에는 2004년 국방부가 제시한 계획이 그대로 반영돼 있었다. 공동주택지에 공원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면도로인 시흥역전 도로에 상업·업무기능 지역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에 이영복 회장과 과거 독산동 징발토지 사업 관련 수차례 만남을 가졌고, 현재 이 회장과 소송 중에 있는 제보자 A씨는 “결국 2004년 ‘지구단위계획 구역지정 국방부(안)’도 이영복의 작품”이라며 “이영복이 독산동 부지의 지구단위계획 합의를 위해 관련 부처와 상당한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은 과거 그가 민사소송 중 진술한 내용에서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A씨가 서울 D법무법인으로부터 제출받은 소송내용 서류에 따르면 당시 이 회장은 “수의계약 대상인 (독산동 도하부대) 전체 토지는 사업주체(제이피홀딩스 등)가 토지를 취득한 후 엄청난 노력과 비용을 들여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관계관청에 제출했다”라며 “관계관청을 설득하고, 자료를 제출해 관계관청이 장시간의 검토를 거쳐 현지의 택지 및 도시개발사업을 입안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 <저작권자 ⓒ 한국미디어네트워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HOM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