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철곤 오리온 회장, 미술품 횡령으로 고발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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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4.01 08:48:29 | 수정시간 : 2017.04.01 09:09:39
  • 고가 미술품 2점, 담철곤 회장로부터 ‘임의반출’ 의혹

    시민단체 “담철곤 회장, ‘미술품 위작’ㆍ‘분식회계’로 기업 재산 횡령” 고발취지 밝혀

    2억 5000만원 상당의 미술품, 서미갤러리 통해 모조품으로 바뀐 의혹

    4월부터 오리온 전직 임원들 추가 폭로 예상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 또 고발당한 담철곤 오리온 회장. (사진=연합)


    약탈경제반대행동과 동양그룹채권자비상대책위원회, 예술인소셜유니온, 문화문제대응모임 등 4개 단체는 지난 3월 30일 미술품 위작 및 분식회계 등의 횡령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담철곤 오리온 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과거 담철곤 회장이 회사 자산으로 구입한 고가의 미술품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시민단체는 고발과 동시에 다양한 물증 및 정황상 증거자료를 확보한 상태였다.

    지난해 말 ‘아이팩 주식 횡령’ 고발에서부터 최근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의 고소까지 현재 집행유예 기간인 담철곤 회장은 또 다른 악재를 만났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오리온 측은 실무자의 관리 소홀이 미술품 횡령으로 오해를 사고 있다며, 이번 고발에 대해 강력히 부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간한국>은 이번 담철곤 회장의 미술품 횡령 등에 관한 고발을 취재하면서 다양한 증언과 자료들을 접할 수 있었다.

    서울중앙지검 앞에 모인 약탈경제반대행동과 동양그룹채권자비상대책위원회 등 단체 관계자들은 “담철곤 회장은 미술품 위작과 분식회계로 기업의 재산을 횡령했다”며 담 회장에 대한 고발 취지를 밝혔다.

    이들은 담철곤 회장이 고가의 미술품을 오리온 법인 자금으로 매입한 뒤 이를 위작으로 대체했고, 이는 곧 미술품을 횡령의 수단으로 사용한 범죄 행위라고 주장했다.

    담철곤 회장이 피고발인으로 명시된 고발장에는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담겨 있었고, 그가 횡령한 것으로 전해진 미술품은 루마니아 국적 마리아 페르게이(Maria Pergy)의 ‘트리플 티어 플랫 서페이스 테이블(Triple tier Flat-surfaced Table)’과 장 뒤뷔페(Jean Dubuffet)의 ‘무제(Untitled)’다.

    구체적 범죄사실에 따르면, 담 회장은 2008년 6월부터 오리온 양평연수원에 전시하고 있던 그룹 소유의 ‘트리플 티어 플랫 서페이스 테이블’을 지난 2014년 2월 13일 오리온 그룹 계열사인 쇼박스(과거 미디어플렉스)의 유 모 대표에게 지시해 임의로 반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작품은 시가 2억 50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스테인리스 스틸 가구다.

    이후인 같은 해 10월 6일에는 서미갤러리 직원을 통해 이 작품 대신 모조품을 입고하는 방법으로 미술품을 빼돌렸다는 주장이다. 서미갤러리는 지난 2011년 담철곤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휩싸인 적이 있는 미술품 판매 업체다.

    이어 고발장에는 담철곤 회장은 오리온이 쇼박스와 미술품 임차계약을 체결해 부인인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 사무실에 전시·보관해 놨던 ‘무제’를 2015년 5월경(또는 6월) 담 회장의 성북동 자택으로 반출해 1억 7400만원 상당의 해당 작품을 횡령했다고 적시돼 있었다.

    • 과거 오리온 양평연수원과 이화경 부회장의 본사 사무실에 각각 전시 보관돼왔던 것으로 알려진 '트리플 티어 플랫 서페이스 테이블'(위)과 '무제'.


    실제로 <주간한국>이 입수한 해당 미술품들의 출고 및 입고 확인서를 통해 고발장에 적시된 내용을 증명할 수 있었다.

    2014년 2월 13일 트리플 티어 플랫 서페이스 테이블을 연수원에서 갤러리로 옮기는 출고 확인서의 출고자란에 쇼박스 유 대표의 이름과 사인 등이 명백히 나와 있었다.

    또 10월 6일 모조품을 갤러리에서 연수원으로 이동시키는 입고 확인서에도 관계자들의 이름과 사인이 명시돼 있었다.

    • 트리플 티어 플랫 서페이스 테이블을 연수원에서 갤러리로 옮기는 출고확인서(위)와 모조품을 갤러리에서 연수원으로 옮기는 입고확인서.


    고발장 제출에 참석한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이 사건에서 주목할 점은 고가의 미술품을 기업 돈으로 매입해 위작으로 대체하는 수법”이라며 “과거에도 담철곤 회장은 비슷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미술품 위작에 관해서 담 회장은 상습범이라는 의심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뜩 납득할 수 없는 오리온 측의 해명. “관리상 목적이라면 모조품 제작은 왜?”

    실제로 담철곤 회장의 미술품 횡령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담 회장은 지난 2011년 검찰 조사에서 해외 유명 미술품 10여 점을 오리온 법인 자산 수백억 원을 들여 구입해 자택에 보관해온 사실이 밝혀져 구속된 적이 있다. 담철곤 회장은 지난해 4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만약 이번 고발건이 검찰 등으로부터 인정된다면, 담 회장의 집행유예는 취소된다.

    시민단체 관계자들 “기업은 자본가의 사유물이 아니며, 범죄 수단으로 기업이 동원되는 것은 중대 범죄로 담철곤 회장을 엄벌하고 경영권에 다시는 나서지 못 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담철곤 회장 고발 기자회견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담철곤 회장의 미술품 횡령 의혹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면서 “담철곤 회장이 분식회계로 기업의 재산을 횡령했다”라고 주장했다. 관련 내용은 고발장 내 고발이유에 나타난 ‘허위전표 관련 횡령’에서 명시돼 있었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담철곤 회장은 2013년부터 2015년경까지 오리온 임직원들로 해서 경조사비와 접대비 등을 명목으로 허위 전표를 작성하게 한 뒤 이 전표에 기재된 금액의 회사 금전을 수령, 개인적 용도로 임의 소비해 수십억 원을 횡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리온 측은 미술품의 이동 사유에 대해 ‘실무자의 착오’로 생긴 오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림을 제대로 보관할 곳을 찾았고, 담 회장 자택에 그림을 장기간 보관하기 위한 시설이 갖춰져 이곳으로 물품을 옮겼다. 그러면서 실무자가 미술품 반출 관련 서류를 누락시켰고, 그의 관리 소홀이 미술품을 횡령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이는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만약 미술품의 관리상 문제로 인해 반출하려는 목적이었다면, 굳이 모조품을 만들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 미술품이란 잦은 반출과 이동에 있어서 문제가 발생해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

    특히 회사 자산으로 구입한 억대 미술품에 대한 관리 및 취급에 있어 관련 서류를 누락했다면 현재까지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점 또한 심각한 문제일 수밖에 없었다.

    이에 본지는 ‘보관을 위해 미술품을 옮긴 것이라면 모조품을 제작해야만 했던 이유’ 그리고 ‘오리온의전시장소별 미술품 보유 현황’ 등에 대한 오리온 측의 추가 해명을 듣고 싶었고,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최근 시민단체들과 지인들로부터 담 회장 등에 대한 고소·고발이 끊이지 않으면서, 오리온의 이미지 추락 및 리스크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담철곤 회장은 동양그룹 채권피해자 모임과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지난해 11월 아이팩 주식 횡령 등의 혐의로 경찰 고발을 당한데 이어 지난 2월에는 처형인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미술품 위작’과 ‘분식회계’를 통한 회사 재산 횡령으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했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담철곤 회장 고발 관련 기자회견. (사진=한민철 기자)


    담철곤 회장의 집행유예 형이 정해진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오리온의 주가는 거의 반토막이 난 상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담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여러 걸림돌을 원만하게 수습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본지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4월부터 오리온 전직 임원들의 대대적 양심선언이 이어질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주간한국>은 서미갤러리 홍송원 대표와 만나 고발장 내용대로 모조품을 제작해 오리온 측에 운반한 것이 사실인지 그리고 그 제작비와 운반비는 얼마였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 예정이다.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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