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헌영의 ‘대국민 사과’… 최순실 “듣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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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7.06 18:29:53 | 수정시간 : 2017.07.06 19:05:56
  • 박헌영 “최순실과 일했던 과거 국민께 죄송”…최순실 “날 속여 국정농단 장본인으로 몰아”

    최순실 “고영태, K스포츠재단 사업계획ㆍ인사 좌지우지” 주장

    박헌영 전 과장, 최순실 주장에 “화가 나고 국민들에게 죄송하다”

    비난 아닌 마지막 말 준비했던 박헌영 전 과장… 최순실 “듣기 싫다”
    • 박헌영(왼쪽) 전 K스포츠재단 과장과 '비선실세' 최순실씨. (사진=연합)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이 국정농단 사태의 주역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의 재판에서 자신이 최씨와 함께 일을 했던 과거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죄했다. 시종일관 억울함을 호소하던 최씨는 박헌영 전 과장이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다는 말에 “듣기 싫다”며 귀를 닫았다.

    박헌영 전 과장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진행된 박근혜(65ㆍ구속기소)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등의 뇌물죄 사건 관련 35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 전 과장은 지난달 30일 같은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었지만 재판 도중 박 전 대통령이 건강상의 문제를 호소해 중단됐고, 6일 오전 다시 출석해 나머지 증언에 나섰다.

    이날 재판에서 증인신문 과정이 끝난 뒤 최씨는 재판부로부터 발언권을 얻고, 박 전 과장에 “제가 가슴이 막힌다. (박헌영이) 저돌적으로 갑자기 바뀌었다”라며 그의 증언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나갔다.

    앞서 최씨는 자신의 K스포츠재단 및 더블루K 관련 의혹에 대해 고영태(41ㆍ구속기소) 전 더블루K 이사의 주도로 박 전 과장과 유상영 전 더블루K 과장이 자신에게 모두 뒤집어씌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도 최씨는 자신이 설립해 대기업으로부터 거액의 후원금을 모금한 것으로 알려진 K스포츠 재단 등이 박헌영 전 과장의 증언과는 다르게 고영태 전 이사가 재단의 사업계획 및 인사를 좌지우지 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고영태 전 이사가 자신에게 제출했던 사업 기획안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박 전 과장이 잘 모르고 있을 것이라며, 고 전 이사가 필요할 때마다 자신에게 찾아와 기획안을 만들어 자신에게 넘겼고 박 전 과장과 함께 기획을 세우면 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씨는 고 전 이사와 박 전 과장이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사람들만을 재단에 들어오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씨는 “고영태가 유상영(전 더블루K 과장)과 틀어지면서 자신(박헌영)을 추천했고, 다음에 증인(박헌영)이 고영태 친척인 더블루K 김 과장을 추천했다고 하지 않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박 전 과장은 “더블루K 마지막에 들어왔던 김 과장을 말하는 것인가”라며 “그 친구의 경우에는 고영태씨가 저에게 부탁을 해서 자신의 지인이니 그냥 모르는 척 해달라고 해서 저도 그런 것”이라고 답했다.

    최씨는 이를 두고 재단에 ‘자신의 사람들’이 없었고, 전부 ‘자기네 사람들’로 채워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속여가면서 국정농단의 장본인으로 몰아가는 이유가 뭐냐고 질문했다.

    박 전 과장은 이에 어이가 없다는 듯 “그렇다면 저를 뽑으실 때 고영태씨로부터 추천을 받은 이유는 뭔가”라고 반문했다.

    최씨가 고영태 전 이사가 재단 인사에 깊게 개입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결국 자신을 비롯해 고 전 이사로부터 추천을 받아 채용 결정을 한 사람은 최씨 본인이라는 지적이었다.

    이어 최씨는 “증인이 지난 재판에서 제가 사적 이익을 취득하려 했고, 그것이 순수하게 보이지 않았다고 증언했다”라며 “그렇다면 왜 당시 증인은 일을 그만두지 않았던 것인가. 결국 본인도 일을 했던 것 아닌가”라며 K스포츠재단 등으로 통해 사적 이익을 취한 적이 없고, 박 전 과장의 말대로 자신이 사적 이익을 취했다면 그 역시 이를 방관한 것에 불과하다는 논리의 주장을 펼쳤다.

    이에 박헌영 전 과장은 한숨을 쉬면서 “시키는 일 열심히 했을 뿐”이라며 “그것에 굉장히 화가 나고, 국민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라고 답했다.

    또 최씨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한다고 하지 않았는가”라며 “고영태가 하남지역에 체육관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했었고 본인도 (부지를) 찾으러 다녔지 않는가”라고 물었고, 박 전 과장은 “그렇다면 월급을 주시는 분에게 ‘지금 왜 이런 짓을 하십니까’라고 말을 할 수 있었겠는가”라고 반박했다.

    특히 박 전 과장은 자신이 고영태 전 이사와 체육관 설립 부지를 찾으러 다녔던 과거 일에 대해 “굉장히 화가 나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하남 부지 체육관 설립을 위해)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진행하는 저리 대출도 알아보고 금액을 실제적으로 어떻게 집행을 해야 사업을 진행시킬 수 있을지 최선을 다해서 말씀을 드리고 조언을 드렸다”라며 “그런데 결국 그런 기획안을 기업에 가지고 가서 돈을 받아내기 위해 쓰지 않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최씨는 “기획안을 기업에 가지고 간 적이 없다”라며 “그 증거가 어디에 있는가”라고 반박했다.

    박헌영 전 과장은 증인신문 및 피고인 발언 과정이 모두 끝난 뒤 재판부에 마지막으로 말할 기회를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김세윤 판사가 “비난조가 있는 것은 곤란하다”라고 말하자, 박 전 과장은 “비난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박 전 과장은 “최서원씨에게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씨는 “아니 재판장님 저는 그것을 듣고 싶지 않다”라며 “저는 지금 가슴이 너무 뛰어서 쓰러질 것 같다”며 두 번 다시는 대화할 기회가 없을 지도 모르는 박 전 과장과의 마지막 부탁을 거부했다.

    재판이 끝난 뒤 일부 방청인들과 기자들 사이에서는 박헌영 전 과장이 최씨에게 전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목소리가 있었고, 이에 대해 박 전 과장 자신도 국민들에게 사과를 했으니 최씨 역시 국민들에게 사과해달라 요구하려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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