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순실, 부영ㆍ포스코에 노린 다른 속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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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7.07 07:00:32 | 수정시간 : 2017.07.09 12:26:05
  • 崔, 부영-포스코 통해 이권 노린 정황… ‘알려지지 않은 상황’ 처음 공개

    최순실, 부영에 하남 외에 다른 지역 지원 계획

    커피전문점 사업 넓혀 가려던 최순실… 포스코 1층에 커피숍 개장하려 했나

    ‘강남아줌마’에 끝까지 이용당할 뻔한 부영-포스코… 이미지 회복 방안 있나
    • 이중근(왼쪽) 부영그룹 회장과 권오준 포스코그룹 회장. (사진=연합)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국정농단 사태의 주역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가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K스포츠재단에 거액의 자금을 출연하려 했던 부영그룹 및 포스코그룹에 대한 최씨의 숨겨진 의도가 밝혀졌다. 이는 과거 K스포츠재단에서 근무하던 박헌영 전 과장이 새롭게 공개한 업무수첩에 의해 드러났다. 최씨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무리한 요구’로 중단됐던 자금지원에 대해 포기하지 않고 있었고, 포스코 본사 1층 일부를 임대하려 하며 대기업을 자신의 ‘돈줄’로 생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진행된 박근혜(65ㆍ구속기소) 전 대통령 및 ‘비선실세’ 최순실씨 등의 뇌물죄 사건 관련 35차 공판에는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헌영 전 과장은 지난달 30일 27차 공판에서도 증인으로 나온 바 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어지러움 증상을 보이며 재판이 중단됐고, 35차 공판에서야 박 전 과장에 대한 증인신문 과정이 속개됐다.

    이날 재판에서는 27차 공판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박헌영 전 과장의 K스포츠재단 재직 시절 작성했던 두 권의 업무수첩 내용이 신문 과정에서 자주 거론됐다.

    박 전 과장이 “죽을까봐 무서워서 땅에 파묻어 놨다”고 말했던 해당 업무수첩에는 K스포츠재단이 롯데그룹과 SK 등 대기업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내는 과정에서 최씨의 지시사항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여기에서는 그동안 대기업들의 K스포츠재단 지원 관련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들 또한 언급돼 있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부영그룹이었다.

    기존 언론보도 등을 통해 알려진 대로 최씨는 지난해 2월 K스포츠재단을 통해 추진했던 ‘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 사업’을 위해 부영그룹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요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씨는 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 사업을 통해 경기도 하남시에 대한체육회가 보유하고 있던 부지를 매입하고 체육시설을 건립해, 이곳에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출전할 체육 선수를 육성한다는 명목으로 대기업으로부터 자금을 받을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최씨는 청와대의 입김을 통해 당시 부영그룹으로부터 후원을 받아내려고 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K스포츠재단의 전 사무총장이었던 정 모씨가 국정농단 사태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2월 26일 최씨의 지시로 안종범(57ㆍ구속기소)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함께 부영그룹의 이중근 회장을 만나러 갔다고 증언했다.

    물론 당시 이들이 이중근 회장을 만났던 목적은 ‘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 사업’에 대한 지원금 요구로, 정 전 사무총장은 당시 “(체육시설) 1개 거점이 대략 70억~80억원에 달하며, (부영그룹이) 건설사라고 해서 시설건립이 아닌 재정적 지원을 부탁하는 것”이라며 건축비 명목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부영그룹과 포스코그룹을 '언제든지 좌지우지'할 수 있는 기업으로 바라봤던 정황이 드러났다. (사진=연합)
    이에 이중근 회장은 “최선을 다해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 다만, 현재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데 이 부분을 도와줄 수 있는지 모르겠다”라며, 안종범 전 수석을 향해 당시 자신과 부영그룹에 들어온 세무조사를 완화해 달라는 조건을 간접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정 전 사무총장은 최씨에게 이중근 회장과의 면담 내용을 보고하면서, 이 회장이 세무조사 완화를 부탁했다고 전달했다.

    그러자 최씨는 “그런 조건이 있다면, (부영 자금은) 받을 필요가 없다”라며 이 회장의 제안을 거부하고 부영그룹에 대한 자금 출연 요청도 더 이상 진행하지 말라고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6일 재판에서 공개된 박헌영 전 과장의 업무수첩에는 이중근 회장과의 지원 이야기가 불발된 이후인 2016년 3월 8일자와 3월 15일자에 부영그룹과 관련된 최씨의 지시사항이 적혀있었다.

    여기에는 최씨가 이중근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조건에도 불구하고 이후 어떤 방식으로라도 부영그룹으로부터 지원을 받고자 했던 속내가 나타나 있었다.

    3월 8일자 지시사항에는 ‘부영거점 시설 건립 지원은 체육회 통합 이후에 진행’이라는 내용과 함께 ‘거점 지역 계속 찾을 것(무주는 한다 그랬다)’ 그리고 ‘일산 스포츠 센터는 한층 빌려줄 수 있다’라는 문장이 명시돼 있었다.

    이에 대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 변호인들은 “부영 측과 다시 접촉해서 안 됐던 자금 지원 건을 진행하라는 지시였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박헌영 전 과장은 지난해 2월 26일 부영과의 협상이 중단된 이후 K스포츠재단이 부영 측과 접촉하거나 자금지원 요구를 한 적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3월 15일자 수첩에 ‘부영이 다른 지역 지원 가능한지’라는 내용이 적혀있는 것을 보고 박 전 과장은 다시 기억을 더듬어보기 시작했다.

    이어 최씨가 이중근 회장의 부탁을 무시하고서라도 끝까지 부영그룹의 지원을 포기하지 않으려 했다는 질문에, 박 전 과장은 “그렇게 생각한다”라며 “당시에 부영이 5대 거점 사업에서 하남을 지원하는 것은 안 되기는 했지만, 다른 방식으로 지원을 받으려 하는구나라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물론 박 전 과장은 3월 8일자 업무수첩에 나온 ‘거점 지역 계속 찾을 것(무주는 한다 그랬다)’과 ‘일산 스포츠 센터는 한층 빌려줄 수 있다’라는 내용은 부영과는 관련이 없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세무조사 무마’라는 대기업 오너로서 매우 불순한 조건을 제시한 이중근 회장과 부영그룹에 대해 최씨가 ‘언제라도 자금을 받아낼 수 있는 만만한 회사’라고 생각했던 것 아닌가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순실, 포스코 사옥에 커피전문점 내려 했나

    박헌영 전 과장의 3월 15일 업무수첩에는 부영그룹관련 내용 외에도 K스포츠재단과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는 포스코에 대한 최씨의 지시사항이 적혀 있었다.

    여기에는 ‘포스코 창단 관련 현황자료 받기로 함’이라는 내용과 함께 ‘포스코 사옥 1층 임대가능 장소 있는지 알아볼 것’이라는 말이 나타나 있었다.
    •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 (사진=연합)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최씨는 권오준 회장이 취임했던 지난 2014년 3월부터 포스코 그룹 인사에 깊숙이 개입, 심지어 그가 포스코 임원 300여명의 ‘사찰 문건’을 가지고 다녔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이후 최씨는 지난해 2월 25일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에 지시해 포스코 측에 배드민턴팀 창단과 이후 해외 전지훈련 등의 업무를 더블루K가 맡도록 하는 사업을 제안하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포스코 측에서는 고영태 전 이사 측이 요구했던 약 50억원의 지원금이 예산 부족과 구조조정을 겪고 있던 자사 실정에 감당이 되지 않아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곧바로 실무진은 더블루K 대표 조 모씨에게 연락해 “어제(2월 25일) 회의에서 언짢게 해서 미안하고 오해를 풀어주기 바란다”라고 정중히 사과하며 고영태 전 이사가 요청한 배드민턴팀 창단을 조속히 진행하겠다고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검 측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은 포스코 측의 태도변화에 대해 최씨가 안종범 전 수석을 통해 입김을 넣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때문에 3월 15일 박 전 과장의 업무수첩에 나타난 ‘포스코 창단 관련 현황자료 받기로 함’이라는 내용은 배드민턴팀 창단과 관련된 지시사항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데 ‘포스코 사옥 1층 임대가능 장소 있는지 알아볼 것’이라는 말은 그동안 언론보도 등을 통해 전혀 거론된 적이 없는 내용이었다.

    이날 재판에서 이에 대해 박 헌 과장에게 물어본 이가 없었기 때문에 해당 지시 내용의 실체에 대해서는 추측만이 난무할 수밖에 없었다.

    재판 후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최씨가 포스코 본사 1층 일부를 임대해 커피전문점을 내려고 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씨는 자신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커피 판매회사를 통해 지난 2015년 중순까지 우병우(50·불구속기소)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모 김장자씨가 대표로 있는 골프장 운영회사 ‘삼남개발’ , 그리고 대명레저산업 등에 원두커피를 제공해 왔던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특히 최씨의 조카 장시호(38)씨 등의 최근 법정증언에 따르면, 최씨가 강남구에서 운영했던 테스타로사 카페를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하기 위해 만든 존앤룩씨앤씨를 통해 2016년경부터 한화리조트 등에 커피 체인점을 내려고 했다고 증언하는 등 최씨가 포스코 사옥 1층을 임대해 커피전문점을 내려고 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는 목소리다.

    이 역시 부영그룹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최씨가 자신의 영향력을 통해 포스코라는 대기업의 본사 사옥까지 진출해 좌지우지하려고 했던 증거로 해석되고 있다.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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